김승유·김정태·함영주… ‘하나의 DNA’ 만든 리더십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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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김정태·함영주… ‘하나의 DNA’ 만든 리더십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5.12.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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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성공 지향성’ 독특한 로열티 뒤엔… 영업맨으로 수장 오른 ‘탁월한 린치핀’ 있었다
김승유, 김정태, 함영주로 이어지는 하나금융 DNA.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김승유, 김정태, 함영주로 이어지는 하나금융 DNA.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하나금융그룹은 2005년 12월 출범했다. 그해 5월에 대한투자증권(옛 대한투자신탁)을 인수한 뒤였는데, 필자는 대한투자증권 출신으로 2016년 은퇴해 10년 이상 하나금융그룹의 성장과 변천사를 현장에서 목격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모태인 하나은행과 필자의 인연은 그보다 10년 전으로 올라간다. 출범 20돌을 맞은 하나금융에 대한 소회를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이유다.

1995년 필자는 대한투자신탁에서 서울 강북의 한 점포 신설에 참여했는데, 그때 하나은행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이어 대한투자증권 경영권 매각 당시 매각 전담팀에 참여했는데, 이때 하나은행 인수팀과 치열한 토론 과정에서 일찌감치 하나은행 직원의 참모습을 경험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복합점포 설립을 위해 서울은 물론, 전국의 하나은행 지점 곳곳을 방문하며 그들의 놀라운 업무 능력과 애환을 모두 관찰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훗날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는 하나금융의 전설적 인물을 대투증권 사장으로 보좌하는 영광도 있었다. 제삼자 관점에서 하나금융의 DNA를 여러모로 정밀하게 경험하는 독특한 역정에 함께했다고 자평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번 하나금융그룹 20주년 기념식에서 함영주 회장은 ‘하나의 DNA’를 강조했다고 한다. 사실 이 ‘하나의 DNA’에 관한 주장은 함 회장의 작품이 아니다. 필자는 하나금융그룹이 시작하기 이전부터 하나금융인들에게 반복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한국투자금융에서 하나은행으로 전환한 뒤 지속적으로 유능한 타 은행 인력을 흡수했고, 신규 시중은행이면서도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외환은행과 대한투자증권 등 자기보다 규모나 연륜에서 한참 앞선 은행과 금융회사를 줄줄이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왕왕 들린다. 물리적 합병 과정 이후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하나금융은 그런 어려움이 일시적으로 있었겠지만, 다른 금융그룹의 구조적인 계파 문제와 비교해서는 없었다. 그 이유로 독특한 ‘하나의 DNA’를 들고 싶다. 필자가 하나금융 사람들과 업무를 진행하며 대화하고,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며 느낀 DNA는 ‘조직의 성공 지향성’이다. 초기 하나은행 시절부터 조직의 성공을 우선하고 그에 따라 자기의 성공을 실현하려는 기업문화는, 구태의연한 관료적 문화에 젖어 있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느낄 수 없는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문화적 충격을 피인수 기업에 전파했다. 이러한 독특한 ‘로열티’(loyalty)가 하나금융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림 2.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초대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초대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러한 DNA의 표출을 가능하게 한 것은 탁월한 리더십이 한몫했다는 생각이다. 피인수 기업인 대한투자증권 직원으로 처음 김승유 회장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했던 기억이 여전하다. 물론 펀드산업의 공룡이었던 대한투자증권 직원을 회유하려는 의도는 짐작했지만, 그가 필자에게 전한 메시지는 단순한 격려 이상이었다. 그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자는 동기 부여를 혁신적 금융가로서 충분히, 진심으로 웅변했다.

그림 3.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 같은 감동은 김승유 회장의 후임이었던 김정태 회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금융업의 본질을 강조하며 열정적인 금융인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넛지’(nudge)의 장인이었다고 필자는 평가한다. 후임인 함영주 현 회장은 필자가 겪지 못해 자신 있는 평가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내부 경쟁이 치열한 하나금융에서 영업맨으로 회장까지 오르는 것은 냇물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과 비견할 만큼 어렵다는 점은 안다. 즉, 함영주 회장도 대단한 금융인임은 틀림이 없다. 이처럼 하나금융의 세 회장은 모두 영업 현장에서 시작, 내부 직원의 인정을 받고 사령탑에 앉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 DNA’에 대한 강력했던 기억은 하나금융의 출범과 성장의 중요 고비였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한국투자금융을 하나은행으로 전환하고 수많은 M&A를 성공한 사령탑에는 김승유 회장과 함께 윤교중(하나금융 전 부회장), 김종열(하나금융 전 사장)이라는 걸출한 전략가가 있었다. 더군다나 성장 고비마다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조직이 필요한 인재에게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놓던 이들의 모습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나금융 기업문화에는 이런 로열티에 자부심을 느끼며 지금도 임직원 상하 간에 전수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나의 DNA는 금융그룹 성장의 ‘린치핀’(linchpin)이다. 다음 20년에도 이러한 진정한 로열티가 임직원 가슴 속에 꺼지지 않도록 하나금융의 리더십이 계속 이어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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