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 달걀 위에 놓인 듯한 이재명정부 ‘AI 성장전략’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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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 달걀 위에 놓인 듯한 이재명정부 ‘AI 성장전략’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5.09.0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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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 경제 성장전략의 AI정책.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재명정부 경제 성장전략의 AI정책.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사상 유례없는 친위 쿠데타라는 극한 역사를 국민 저항으로 극복하고 탄생한 이재명정부가 드디어 경제 성장전략을 내놓았다. 윤석열정부가 취임하자마자 실정을 거듭했으며, 대한민국 경제가 폭삭 망했다고 주장해온 터라 새 정부의 경제에 대한 진단과 치유 전략은 세간의 시선을 끄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재명정부 경제 성장전략이 생각만큼 각광받거나 혹평이 없었던 것도 의외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견을 피력하려 한다.

관계부처 합동 명의로 발표한 ‘이재명정부 경제 성장전략’ 가운데 눈에 띄는 특징은 ‘진짜’, ‘모두’ 등 구어체를 사용해 윤석열정부 경제정책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경제정책 보고서 대부분에는 등장하지 않는 표현이며 과도한 포장의 느낌이 있다. 게다가 보고서 첫머리에는 통상의 ‘한국 경제 현황’이라는 용어를 대신해 ‘실상’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나라 경제가 ‘참혹’하다는 점을 여과 없이 드러내려는 노력이 감지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시작부터 그 해법이 남다를 것이라는 주변 기대를 한껏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그만큼 내용도 차별화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자료 1.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자료 1.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새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생산연령 인구 감소, 고령화, 생산성 정체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급락해 성장의 엔진이 꺼지고 있다 본다. 그런데 우리 경제는 AI(인공지능) 전환과 녹색 전환(재생에너지 및 탄소배출 감축)에는 상당히 뒤처졌고, 중국의 기술 추월, 미국의 관세 전쟁 등 세계 경제 질서 변화가 진행 중이어서 산업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설상가상 우리 경제는 양극화가 오랫동안 악화하며 지방·중소기업·서민층을 성장 기회에서 멀어지게 하고, 과실에도 참여할 자리를 빼앗았다. 양적, 질적, 구조적으로 경제 성장엔진이 골병들었는데 이를 치유하기 위한 재정은 여력이 없다. 해마다 의무적 재정지출은 증가하는데 세수는 감소하고 있고,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도 악화했다. 여기에 불공정 거래, 기술 탈취,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불공정한 시장질서로 혁신 의지가 약화했고 자금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분야에 편중했는데, 재정투자도 역할이 미흡했다는 것으로 우리 경제 실상을 요약할 수 있다.

자료 2.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자료 2.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새 정부 성장전략에 따르면, 성장엔진을 AI 중심으로 바꿔 끼울 의지로 가득 차 있다. AI 3대 강국에 진입해 잠재성장률을 3%까지 올리고, 국력을 세계 5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이다. 즉, 정부 기술 선도 성장전략의 50%를 AI에 매달리겠다는 것이다. 물론 AI가 세계적으로 선풍적 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 전력의 50%를 불과 2022년 출현해서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는 AI 산업에 편중하는 것이 또 다른 위험은 아닌지 걱정이다.

자료 3. /출처=한국은행
자료 3. /출처=한국은행

새 정부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2월 발표한 ‘AI와 한국 경제’라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고 있다. AI를 산업현장에서 이용하면 일부 노동을 AI가 대체하며 노동력을 퇴출하지만, 노동력을 보완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노동 생산성 향상은 산업 전반에서 일어난다. AI가 산업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향상하면 총요소 생산성은 3.2, GDP는 12.6%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경제가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추세는 2023~2050년 GDP를 16.5% 감축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AI는 이 부분을 5.9%까지만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한은 추정이다.

자료 4.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자료 4. /출처=‘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AI가 이렇게 성장 효과가 큼에도 우리나라의 지난해 민간 투자 규모는 13억달러로, 미국(1090억달러)의 12%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AI 투자 규모만 키우면 무지막지한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로 보인다. 미국과의 투자 격차 1077억달러는 원화로 118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것도 지난 한 해 투자금액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정부는 100조원의 국민성장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매년 이 투자 규모가 AI만을 위해서 조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마디로 미국 등이 주력하는 자본집약 산업에서 온 국가 자원을 모두 투자해 경쟁하겠다는 것이 당장은 붐이 일어 좋겠지만 장기 전략으로 위험이 없을지 걱정이다.

또한, AI는 극단적인 첨단 산업이므로 ‘승자독식’의 논리가 철저히 적용될 것이다. 미국 빅테크를 대표하는 7개 기업(Magnificent Seven)은 S&P500 지수의 시가총액 비중이 35% 이상으로 알려지며 부의 집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 경제의 현금창출원인 반도체 산업도 고용과 부의 재분배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AI 산업의 낙숫물(tickle down) 효과는 더 박할 가능성이 크다.

AI가 인류 생활과 산업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산업혁명이 될 거라는 데에 문외한인 필자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무리이다. 아울러 AI의 생산성 제고 효과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적절한 도입과 활용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AI는 아직 성장이 진행 중이며, 그 부작용으로 어떠한 규제가 있을지 불확실한 산업인 것은 공통된 의견이다. 고사성어에 ‘누란지위’(累卵之危)라 했다. 사기(史記)가 전하는 인류 지혜인데, 새 정부가 AI라는 달걀을 15층으로 쌓아 올린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워낙 극적인 과정을 거쳐 정권이 바뀌어 조급한 것은 이해하는데, 세계 10위권을 좌지우지하는 우리 경제를 IT 개발기업처럼 운영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공무원들이 지난 정권에서 원자력에 쏠렸듯이, 새 정부 입맛에 맞춰 AI로 쏠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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