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절차 보고서로 본 MBK 경영성적은 ‘F’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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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보고서로 본 MBK 경영성적은 ‘F’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5.07.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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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데…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1.2조원 부족”
홈플러스 회생 조사 보고서의 MBK 성적표.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홈플러스 회생 조사 보고서의 MBK 성적표.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 3월 4일 전격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회생법원이 개시를 결정한 국내 대형 유통회사 홈플러스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주인 MKB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각을 위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보통주 소각으로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지난달 13일 발표했다. 매각절차 개시의 근거는 회생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전날 조사보고서였다. 같은 날 홈플러스도 관리인 조사보고서를 제출했는데 핵심 내용인 ‘기업가치’에 대해 큰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법원의 회생과 청산의 결정은 ‘계속 영업활동을 전제로 한 기업가치’가 현재 기업을 정리하는 ‘청산가치’와의 비교를 근거로 한다.

기업에 대한 ‘가치’는 철학의 ‘행복’ 만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는 모호한 추상적 개념이다. ‘경제적 가치’ 개념은 최초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가 노동과 자본의 생산 요소를 중심으로 극도로 추상화한 것이 시작이었는데, 현대적 ‘경제적 가치’ 개념은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는 용어로 적정 자산가격 추정과정에 관련이 깊으며, 현대 자본시장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놀랍게도 ‘경제적 가치’의 밸류에이션은 무려 87년 전인 1938년에 미국 경제학자 존 버 윌리엄스가 주식가격 추정 관련 저서에서 소개했다. 이후 그의 가치 추정은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옵션’ 개념만큼이나 자본시장의 기본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

자료 1. 현재가치법에 근거한 적정 자산 가치 모형.
자료 1. 현재가치법에 근거한 적정 자산 가치 모형.

존 버 윌리엄스는 현재 주식가격이 다음 기(期) 이후의 연속적인 배당을 현재 가치화한 총 가치와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가와 적정 주식 가치를 비교하여 현 주가의 과대, 과소 평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논리는 자료 1처럼 미래 연속적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 가치로 일반화할 수 있다. 회생법원 조사보고서는 기업의 가치를 다음 기부터 10년 동안 매년 추정한 기업 현금 흐름(수익과 비용)과 그 이후 영원히 계속할 현금 흐름을 구분하여 할인율(이자율-현금 흐름 성장률)로 나누어 각각 추정하고, 여기에 예금 등 비영업자산 가치를 합산하여 ‘계속기업가치’를 산출한다. 계속기업가치를 회계법인이 실사하여 확인한 ‘청산가치’와 비교하는 것이다.

자료 2. /출처=회생법원 조사보고서 및 관리인 조사보고서 재구성
자료 2. /출처=회생법원 조사보고서 및 관리인 조사보고서 재구성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약 1조2000억원이나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기업이 계속 영업활동을 하는 것과 지금 당장(3월 4일 기준) 회사 자산을 모두 팔 때(청산)를 비교하면, 현재의 경영진이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수익성이 없다는 것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토록 홈플러스가 청산해야만 할 지경에 이른 이유로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고정비가 높은 사업구조 ▲펜데믹에 따른 유통 변화의 부적응 ▲순수영업이익(EBITDA)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이다. 한마디로 ‘경영 실패’로 요약할 수 있다. 홈플러스가 작성한 관리인 조사보고서에도 이 같은 경영 실패는 동일하게 인정하고 있다.

자료 3. /출처=회생법원 조사보고서 및 관리인 조사보고서 재구성
자료 3. /출처=회생법원 조사보고서 및 관리인 조사보고서 재구성

계속기업가치에서 양측 전망이 1조2000억원 차이가 나는 원인은 순영업 현금흐름과 잔존가치의 격차였다.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전망보다 순영업 현금흐름이 4조7000억, 잔존가치가 7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삼일회계법인은 IFRS 회계와 달리 실질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관점에서 임차료 등 리스 비용을 손익에 반영했다. 이 때문에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불편한 영업구조가 순영업현금 흐름을 악화하고, 특히 2011년 이후 무한 영업 기간 초기 현금흐름의 격차가 큰 기업가치 격차를 초래할 것으로 삼일회계법인은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은 홈플러스 경영 구조가 워낙 망가져서 회생이 쉽지 않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종합적으로 횡령 등은 없었지만 이것은 당연하며, MBK의 홈플러스 경영성적표는 ‘F’라는 게 필자 견해다.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MBK는 즉시 법원에 매각 신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홈플러스는 MBK가 2조5000억원의 지분 회수를 포기했으므로 대형 유통회사 홈플러스를 1조원만 있으면 투자자가 살 수 있다고 적극 매각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4조8000억원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2조8000억원 상당의 회생채권 일부를 변제하고, 나머지 일부만 부담하면 총 자산 6조8000억원의 대형 유통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레버리지 바이아웃을 즐기는 사모펀드 MBK다운 매각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은 대부분 신탁으로 묶인 메리츠금융 대출 담보로 알려지는데 추가 대출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10년 넘은 경영 끝에 경영 실패를 인정한 홈플러스와 MBK가 투자자에 홈플러스의 인수 장점을 어떻게 홍보하고 투자자를 유혹할지 궁금하다. MBK가 진정한 홈플러스의 강점을 알았으면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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