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지난해 경영 실태 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며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자격에 낙제점을 얻은 우리금융지주. 경영 실태 평가 강등은 ▲보험회사 인수 적정 절차 미흡 ▲거액 부당대출 반복 등 경영 규범이 무너진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승인 거부 시에는 1550억원에 이르는 주식인수 계약금도 떼일 형편이다. 우리금융지주로서는 ‘조건부 승인’이라도 받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을 공표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발표했던 최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없었던 파격적인 내용을 추가했다. 해당 조치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2334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부당대출을 저질렀다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 사흘 뒤 나왔다. 그것은 바로 ‘비과세 배당’이다. 이는 자본준비금을 배당 재원으로 하는 것으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보통주를 소유한 법인이든 개인이든 모두 배당소득을 비과세한다.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으로 우리금융은 당국의 밸류업 정책에 발 벗고 나서는 명분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금융당국에는 긍정적 인상을 심었을지 모르겠지만, 나라 살림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는 평가다. 경제적으로 ‘인사이드 머니’(inside money)와 ‘아웃사이드 머니’(outside money)는 성격이 다르다. 내국인에게 비과세는 소득이 늘어난 만큼 국내에서 순환하며 경제적 생산을 이어 가겠지만(인사이드 머니), 문제는 국내 경제를 이탈하는 ‘국부 유출’(아웃사이드 머니)이다.
비과세 배당은 우리금융지주가 2025년 회계연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비과세 배당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2024년 배당 기준으로 추산하면 다음과 같다. 이번 달 17일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구조를 보면 외국인 지분이 45.23%이다. 다른 금융지주(KB 74.82%, 신한 57.88%, 하나 66.54%)보다는 외국인 지분이 적지만, 이번 비과세로 외국인에게 상당한 비과세 혜택을 갖다 바쳤다. 지난 15일 지급한 지난해 결산 배당은 주당 660원이고, 외국인 보유지분에 추정한 비과세액은 341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세수 결손 30조8000억원에 달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 푼의 세수도 아쉽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지주는 평판 관리에 무려 341억원을 사용한 꼴이고, 그만큼 국고 손실이자 국부 유출이 발생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상치 않은 일시적 불로소득으로 희번덕희번덕 미소를 던질 외국인은 우리금융을 칭찬할지 모르겠지만,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실패는 결국 국부 유출로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졌다. 한때 우리나라 금융을 책임졌던 임종룡 회장은 비과세 배당을 하며 어떤 소회를 가졌는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