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머니무브 전쟁’ 내 퇴직연금 어디로 갈아탈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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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머니무브 전쟁’ 내 퇴직연금 어디로 갈아탈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4.10.3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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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기존 상품 해지 않고 ‘운용사 환승’ 가능… 지방은행 고객은 한달 넘게 기다려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운용회사만 바꿔 옮길 수 있는 ‘실물이전’ 서비스가 3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퇴직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운용회사만 바꿔 옮길 수 있는 ‘실물이전’ 서비스가 3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퇴직연금 운용하는 회사들 연금 수익률은 신경도 안 씀. 어차피 아무것도 안 해도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길 수 있기에. 수익률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수수료를 면제하게 해야 함”(ckbe****) “말은 서민을 위한 제도라고 하고 혜택은 금융권이 보는 더러운 제도”(cmla****) “퇴직연금 받으면 건보료 폭탄이 정말 문제다. 노후 연금인데 건강보험료 별도로 폭탄을 던진다”(rlae****).

지난 17일, 이번 달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실물이전’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운용회사만 바꿔 옮길 수 있는 서비스로, 내일(31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400조원에 달하는 ‘머니무브’가 예상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44개 중 37개사(적립금 기준 94.2%)에서 실물이전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사업자로 이전하려면 해지에 따른 비용과 펀드 환매 후 재매수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아도 갈아탈 수 있어 가입자의 손실이 최소화됩니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원입니다. 1년 전보다 11.4% 불어난 것으로, 업권별 적립금 규모는 ▲은행권 210조2811억 ▲증권사 96조5328억 ▲보험사 93조2654억원입니다. 앞서 고용부는 올해 퇴직연금 제도를 우수하게 운영한 사업자로 ▲미래에셋증권 ▲하나은행 ▲KB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4곳을 뽑았습니다.

미래에셋은 고객 맞춤형 펀드 개수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상담 전용 콜센터와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높게 평가됐습니다. 하나은행은 별도 컴플라이언스팀을 신설, 서비스 역량 제고와 함께 은퇴 직전 재직자와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후설계 교육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KB손해보험은 신탁업 인가를 통해 적극적인 적립금 운용을 하며, 가입자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운영체계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자산위탁운용관리(OCIO) 플랫폼을 활용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적합한 상품제공을 위한 ‘퇴직연금 픽(PICK)’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용부는 올해 퇴직연금 제도를 우수하게 운영한 사업자를 선정했다.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부는 올해 퇴직연금 제도를 우수하게 운영한 사업자를 선정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이들 퇴직연금 사업자 외에도 ‘수익률 성과 원리금 보장’ 부문에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수익률 성과 원리금 비보장’ 부문에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IBK연금보험, ‘상품 운용 역량’ 부문에 ▲미래에셋증권 ▲신한은행 ▲하나은행 ▲KB손해보험이 상위 10% 사업자로 꼽혔습니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적립액 1조원 이상 원리금 보장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올해 3분기 수익률은 증권사가 3.57~7.56%로, 은행들의 3.15~3.49%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원리금 비보장 IRP 수익률은 은행이 13.86~14.61%로, 증권사들의 12.00~13.85%보다 높은 편이었습니다.

또 3분기 원리금 보장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은 보험·증권사가 4.39~4.60%로, 은행들의 3.80~3.92%보다 높았습니다. 원리금 보장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수익률도 증권·보험사가 3.74~5.67%로, 은행들의 3.50~3.69%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원리금 비보장 DC형 수익률은 은행과 증권사가 12~14%대로 엇비슷했습니다.

한편 지방은행에 퇴직연금을 맡긴 고객들은 이번 실물이전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시중은행이 된 iM뱅크는 다음 달, 광주은행은 12월 중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내년 4월 말로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초기 시스템 운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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