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군사기밀 유출’ HD현대중공업, 입찰 페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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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군사기밀 유출’ HD현대중공업, 입찰 페널티?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1.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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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친분 활용해 흡연실서 자료 받기도… 군 시설 허술한 보안의식 노출
지난해 11월 유죄 확정으로 내달 방사청 계약심의위서 제재 수위 논의 예정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탈취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군과 학계 관계자와의 친분을 이용하거나, 자료를 몰래 촬영하는 등의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군기밀 관련 종사자들의 허술안 보안의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계룡 해군본부, 서울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수 차례 군사기밀을 빼냈다. 이들은 기밀을 빼내기 위해 관계자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 같은 범행 수법은 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 이후 현대중공업 직원의 ‘판결문 제3자 열람금지’ 신청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다가 방사청이 다음 달 진행 예정인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위해 최근 해당 판결문을 입수함으로써 알려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2년 10월 A 연구원을 통해 특수전 지원함 작전요구 성능(ROC), 적 대함유도탄 주요 성능, 특수 성능 등이 기재된 파일을 얻었다. 해당 문서는 군Ⅲ급 비밀이었다. Ⅲ급 비밀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밀에 해당한다.

또 2014년 3월 모 대학교 국방M&S 연구센터 담당 연구원으로부터 군사 Ⅲ급 비밀인 ‘KSS-1 성능개량사업 선행연구 최종보고서’를 전달받았다.

2015년 11월에는 해군 선배 장교이자 당시 해군본부에 근무 중이었던 B 중령에게 연락해 군사Ⅲ급 비밀 ‘장보고-Ⅲ 배치-Ⅱ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손에 넣었다. 이때는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건물 1층 매점 옆 흡연실에서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몰래 사진을 촬영하는 수법으로 군 기밀을 빼내기도 했다. 2013년 4월 계룡시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 함정기술처장실에서 C 대령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보던 중 C대령이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카메라로 문서 일부를 찍었다,

이 외에도 2013년 5월 국방기술품질원 부산센터에 방문해 군사Ⅲ급 비밀을 촬영했다. 2014년 1월에는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회의실에서 D중령이 군사Ⅲ급 비밀인 ’장보고-Ⅲ Batch-Ⅱ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을 책상 위에 두고 점심을 먹으러 나간 사이 사진을 찍어 유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외에도 해군본부, 방사청 사무실 등에서 2014년 2월과 3월, 2015년 11월 등 수 차례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자료를 유출했다. 이들은 이렇게 수집한 군사기밀을 내부 서버에 업로드하고 공유하기도 했다.

군사기밀 유출 범행을 저지른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모두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8명은 이미 2022년 11월 형이 확정됐고 1명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으로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 규정에 따라 정부 입찰에서 총 1.8점을 감점받았다. 이번 유죄 확정에 따른 제재 수위는 다음 달 열리는 계약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2022년 말 보안사고 발생에 따른 페널티 점수 기준이 ‘기소 후 3년’에서 ‘형 확정 3년’으로 바뀌었다. 이럴 경우 HD현대중공업은 2026년 11월까지 감점 부과 시한이 연장될지도 관심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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