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서도 차석용 매직? ‘스톡옵션 값어치’ 제대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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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서도 차석용 매직? ‘스톡옵션 값어치’ 제대로 할까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1.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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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때 발행 주식의 1% 스톡옵션 받아… 9개월 만에 평가익 34억
미국 품목 허가 받으면 실적 날개… 메디톡스와 ITC 분쟁 리스크도 희석
춘천시 동내면에 위치한 휴젤 거두공장 전경과 차석용 회장. /사진=휴젤
춘천시 동내면에 위치한 휴젤 거두공장 전경과 차석용 회장. /사진=휴젤

지난해 6월 10만원선 붕괴 직전까지 하락했던 휴젤 주가가 지난 16일 장중 16만6900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7개월 새 6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핵심 동력인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의 미국 품목허가 가능성을 점치면서 상승세를 탄 덕분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말 자리를 옮기면서 발행주식 1%를 스톡옵션으로 받기로 한 차석용 회장도 현 시점에서 3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록하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차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회장으로 영입하면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발행주식의 1%를 주당 13만531원에, 2025년 3월 30일부터 2029년 3월 30일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휴젤은 지난달 22일 자사주 37만1563주를 소각했기 때문에 현재 발행주식 수는 1201만3892주이다. 차 회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의 발행주식 수는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선 12만138주가 된다. 22일 장중 주가 15만8600원을 기준으로 행사가격 13만531원을 적용할 경우 주당 2만8000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차 회장은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34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업계에선 향후 휴젤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어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차 회장이 내년 3월 이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차익을 챙길 것으로 점치고 있다.

휴젤은 2021년부터 6조원 규모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두 차례 보완요구 서한을 받으며 조기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9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다. 오는 25일 미국 FDA로부터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휴젤 거두공장의 실사를 앞두고 있다.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레티보의 폼목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휴젤은 두 차례의 보완 과정에서 공장 설비와 데이터 등을 재정비한 만큼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허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휴젤이 수출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 국내에서는 ‘보툴렉스’로 출시됐다. /사진=휴젤
휴젤이 수출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 국내에서는 ‘보툴렉스’로 출시됐다. /사진=휴젤

시장에선 휴젤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던 메디톡스와의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분쟁도 위험 요인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휴젤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며 ITC에 제소했지만, ITC가 지난해 10월 균주 관련 부분은 제외하고 제조 공정상 도용 여부만 다투기로 했기 때문이다. 휴젤의 ‘레티보’가 미국 진출하는데 있어 가장 큰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0월 예정인 ITC의 최종 결정에서 혹시 패소하더라도 균주 사용은 가능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최적의 해법을 모색, 제품 생산에 차질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패소할 경우 지급해야 할 막대한 합의금은 부담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휴젤은 2023년 매출액 3245억, 영업이익 1166억원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ITC 분쟁 리스크 해소와 미국 시장 진출 호재가 더해질 경우 실적 성장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차석용 매직’ ‘역대 최장수 CEO’ 등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차 회장은 지난해 3월 열린 휴젤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차 회장은 LG생활건강 재직 당시 다수의 M&A를 주도했던 만큼 휴젤에서도 ‘차석용 매직’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 회장은 미래사업실 산하에 10명 내외 규모로 신사업전략팀을 꾸리고 에스테틱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후보 기업을 물색하고 M&A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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