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인증서’ 사라진 날, 전자서명 전쟁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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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인증서’ 사라진 날, 전자서명 전쟁은 시작됐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2.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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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민간 인증서비스 각축전 치열할 듯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1999년 6월 28일, 정보통신부 아래에 있는 한국정보보호센터는 사흘 뒤부터 효력이 나타나는 법안에 기대를 겁니다. 그동안 거래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등 전자상거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을 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7월 7일 전자서명 인증관리센터의 출범을 알립니다. 디지털시대의 인감 증명, ‘공인인증서’의 발급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홍채·지문·안면 인식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하는 무료 민간 인증서도 쓸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홍채·지문·안면 인식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하는 무료 민간 인증서도 쓸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당초 기대와 달리 ‘불편인증서’를 넘어 ‘분노인증서’로 취급받던 공인인증서가 2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개사와 카카오·네이버·NHN·비바리퍼블리카, 금융사 등 다양한 민간 인증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국민 인증서’ 자리를 놓고 다양한 서비스 경쟁도 시작됐습니다.

오늘(10일)부터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 폐지를 내용으로 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다양한 민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5월 개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민간 인증 업체들은 가입자를 발 빠르게 확보해오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3개사가 지난해 공동 출시한 ‘PASS’(패스)는 지난달까지 발급 건수가 20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최대 모바일 업체인 카카오가 2017년에 내놓은 카카오페이 인증도 이달 들어 2000만건 발급을 돌파했습니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는 올해 3월 인증을 출시, 8개월여 만에 200만건을 발급했습니다. 또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toss) 인증도 지난달 발급 23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이밖에 NHN페이코는 지난 9월 인증서를 출시했습니다.

/자료=과기정통부
/자료=과기정통부

이에 뒤질세라 시중은행들도 인증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KB금융은 지난해 7월 ‘KB모바일인증서’를 내놓아 500만건 이상 발급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8월 휴대폰 기종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고, NH농협은행은 지난달 간편인증 서비스인 ‘NHOnePass’를 내놓았습니다.

은행권 공동 설립 기관인 금융결제원은 기존 공인인증서를 업그레이드해 ‘금융인증서’를 선보였습니다. 오늘부터 대부분 은행의 인터넷뱅킹 메뉴에서 무료로 발급이 가능하고, 바로 인증서 사용도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공인인증서도 따로 갱신할 필요 없이 유효 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금융인증서는 기존 공인인증서의 불편함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한번 발급받으면 클라우드에 저장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6자리 숫자, 패턴인식, 지문 등 간편하게 인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금융인증서는 22개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새로 시작된 ‘인증서와의 전쟁’에 정보유출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인증 서비스의 비교도 잊지 않습니다.

“제발 하지마라.. 엄마랑 또 싸우기 싫다...우리엄마 공인인증서 사용하면서 뱅킹 알려주는데 엄청 싸워서 이젠 이체, 결제 정도는 할 줄 아는데 바꾸면 전자결제 설치 및 발급, 사용문제로 또 싸워야함.. 비대면으로 가르쳐주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님” “아직도 인증서 어려워서 어머님세대들은 이 은행 저은행 돌아다니시는데 약국을 공공기관처럼 부려먹었듯 이제 핸드폰 대리점 시켜서 인증서 대란 해결하려나?”.

“각자도생..단 개인정보 누출시 천문학적 배상 각오” “참.....정신나갔네. 내 정보를 민간 업체에 다 주라고? 내 정보를 이미 다 가지고 있는 통신사에서 하든가 구청이나 시청에서 하든가 해야지. 개인정보 보호는 개나 줘버렸니?” “공인인증서를 민영화한 거구만”.

“토스, 네이버가 가장 편할 듯” “이동통신 3사 pass” “결국 네이버가 윈이지 뭐” “이건 카카오다” “서비스마다 지원 인증서 틀려서 결국 저기 있는 거 다 깔아야 될 듯 골라 쓰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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