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토종논란’ 끝? 일본 혼샤 “해외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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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토종논란’ 끝? 일본 혼샤 “해외사업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7.17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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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지급 안한다고? 감사보고서에 지급내역 표기… 25년간 배당금으로 591억원 유출
2012년 이후 최대주주 ‘팔도’ 변경… 일본 언론들 “한국야쿠르트는 일본야쿠르트 계열사”
일본 야쿠르트혼샤 홈페이지에 한국야쿠르트가 해외사업소로 표기돼 있다.
일본 야쿠르트혼샤 홈페이지에 한국야쿠르트가 해외사업소로 표기돼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창업 이후 독자경영하고 있는 ‘토종 한국기업’이다. 일본 측의 지분투자를 받았지만 로열티는 지급되지 않는다.” 지난해 아베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 당시 한국야쿠르트 측의 해명입니다. 한국 토종기업이라는 것을 강조한 해명인데요. 하지만 본지가 확인한 결과 한국야쿠르트 측의 이같은 해명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본지가 17일 일본 혼샤 야쿠르트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한국야쿠르트가 일본 야쿠르트의 ‘해외사업소’로 명시가 돼 있었습니다. 해외사업소에 대만, 홍콩, 태국에 이어 4번째로 ‘韓国ヤクルト株式会社’ 즉, 한국야쿠르트주식회사로 표기가 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본 언론들도 한국야쿠르트가 일본기업임을 숨기고 있다는 비판적인 내용을 보도하면서 자기 나라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일본 극우신문으로 대표되는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6월 29일 ‘야쿠르트 아줌마의 공적’이란 칼럼을 통해 “야쿠르트가 가져온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가 한국 사회를 바꿨다.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언론을 비롯해 그 사실을 한국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으며 ‘일본’이라는 말은 의도적으로 숨겨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저널은 11월 5일 ‘한국야쿠르트가 한국 발상인 것처럼 보도된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유력 매체는 한 마디도 ‘​일본’​이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야쿠르트가 원래 일본 브랜드이고 한국야쿠르트가 일본야쿠르트의 계열사인 것도 나와 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뉴스위크재팬도 11월 11 ‘야쿠르트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일본 브랜드가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쿠르트는 주한 일본인 비즈니스맨 사이에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일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자국의 상법을 근거로 한국야쿠르트가 일본 야쿠르트의 계열사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인데요. 일본 상법에 따르면 모회사가 다른 회사의 50% 이상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소유할 경우 자회사라고 하며 의결권 20% 이상 50% 이하의 경우 또는 의결권이 20% 미만이어도 임원 임명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받는다면 계열사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2011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최대주주는 일본법인인 ㈜야쿠르트혼샤로서 38.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야쿠르트혼샤의 지분율은 현재에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2001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는 ‘평야박승’과 ‘田口亮一’(다구치 료이치)가 공동대표이사로 표기돼 있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든 것입니다. 이같은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가 일본 언론에 의해 드러난 셈”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국야쿠르트 감사보고서에서 2012년부터는 야쿠르트혼샤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최대주주는 40.8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팔도라고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야쿠르트가 일본 야쿠르트혼샤 지분을 고의로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습니다.

감사보고서에 일본 야쿠르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한 내역이 나와 있다.
감사보고서에 일본 야쿠르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한 내역이 나와 있다.

특히 한국야쿠르트 측은 언론에 로열티도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첫 기업보고서가 공시된 1999년 보고서에 그해 11월 1일 ‘최대주주’ 야쿠르트혼샤에 지급된 로열티가 2500만엔(한화 약 2억5000만원), 총 금액은 1억5000만엔(약 15억원) 지급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마지막 사업보고서가 제출된 2001년 3분기 보고서에도 같은 금액이 표시돼 있으며 비고란에는 ‘야쿠르트 에이스’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혼샤에 로열티 외에도 매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도 지출하고 있는데요. 1999년 사업보고서에는 1995년부터 지출된 배당금 내역이 나옵니다. 1995년 배당금은 6억7500만원, 1996년 6억7500만원, 1997년 6억원, 1998년 15억원, 1999년 25억원, 2000년 25억원, 2001년 35억원, 2002년 50억원, 2003년 75억원, 2004년 75억원, 2005년 50억원, 2006년 35억원, 2007년 35억원, 2008년 35억원, 2009년 35억원, 2010년 35억원, 2011년 100억원, 2012년 100억원, 2013년 100억원, 2014년 125억원, 2015년 125억원, 2016년 100억원, 2017년 100억원, 2018년 125억원, 2019년 125억원을 지출했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29억원)을 냈는데도 역대 최대금액인 125억원을 현금배당합니다. 25년간 지출된 배당금은 총 1544억5000만원이고, 이중 일본 야쿠르트로 나간 돈은 지분율(38.3%)에 따라 591억5435만원입니다. 국부유출이 상당합니다.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가 사용하는 파라솔에 일본어 ‘みらい’가 적혀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가 사용하는 파라솔에 일본어 ‘みらい’가 적혀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한편 지난해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8월 6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가 사용하는 파라솔에 일본어 ‘みらい’(미라이: 미래라는 뜻)라고 적혀 있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도 일었습니다.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5·16 군사정변 미화 단체인 재단법인 5·16민족상에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7차례에 걸쳐 7억6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일본과 합작 회사로 설립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현재까지 외국인투자법인 자격에 따라 조세감면, 현금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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