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배당으로 수천억… 이래도 ‘데상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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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배당으로 수천억… 이래도 ‘데상트’ 산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26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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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공시 금액만 1542억원… 최근 3년간 금액 합치면 2000억원 추산
배당금 유출액 752억원 더하면 총 3000억원 국부유출… 기부금은 162억원
데상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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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가 2000년 한국에 진출 이후 지난해에 사상 처음으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전국민적으로 진행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매출은 전년에 비해 15% 줄어든 6156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87%나 쪼그라들면서 90억원에 그쳤습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88.7% 급감한 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에 무려 250억원이나 지출했던 현금배당 또한 지난해에는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한국에 진출한 19년 동안 일본 데상트가 가져간 배당금만 보면 무려 750억원이 넘습니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본사 데상트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어 배당되는 현금은 모두 일본으로 빠져 나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데상트는 로열티로도 매년 수백억원씩 챙기고 있는데요. 그동안 데상트가 일본으로 가져간 로열티만 수천억원에 이릅니다. 데상트코리아가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데상트, 데상트골프, 먼싱웨어, 르꼬끄, 르꼬끄골프, 엄브로, 스포르티브 등이 있습니다. 이들 제품을 판매한 수익금을 로열티 명목으로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데상트는 여기에 더해 데상트코리아에 돈을 빌려주고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명목으로도 매년 수억원씩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은 줄였습니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같이 겪으면서 매출이 줄은 무인양품, 라이온코리아 등이 기부금을 대폭 늘린 것과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무인양품, 라이온코리아 등이 기부금을 늘린 것에는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데상트는 배짱입니다.

기부금은 사회공헌 척도로 읽혀지는 부분으로, 일각에서 데상트가 우리나라를 단순히 돈벌이로만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본지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1년부터 로열티를 챙기고 있었으며, 배당금은 한국에 진출한 지 5년 만인 2005년부터 지출되고 있었습니다. 로열티나 배당금은 초기에는 작게 시작했으나 점점 그 규모가 커지는 양상입니다.

데상트코리아가 일본 본사 데상트에 로열티를 지급했다고 첫 공시를 한 시점은 2001년입니다. 당시에는 공동라이선서인 이토추와 토요보에 대해 브랜드 먼싱웨어 관련 상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한국 내에서 판매된 해당 제품의 순매출액의 6%를 로열티로 지급한다고 명시했습니다.

2001년에 지출된 로열티는 1억8227만7000원이었습니다. 이듬해는 매출액 증가에 따라 로열티금액 또한 3억2216만1000원으로, 2배 정도 뜁니다. 2003년에는 이토추가 먼싱웨어뿐만 아니라 밀라숀과도 로열티 계약을 체결합니다. 순매출액의 7%를 지출내용입니다.

데상트는 2004년에 르꼬끄와 순매출액의 6%를 로열티로 지출한다는 계약도 체결합니다. 2005년에는 르꼬끄 스포르티브에 이어 2006년에는 르꼬끄골프와도 순매출액의 6% 지급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범위를 확대해 갑니다. 2012년에는 캘빈클라인 골프에 이어 2015년에는 데상트 골프와 엄브로까지 상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의 라인업을 완성합니다. 이들과 공통 계약 조건은 순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감사보고서에 로열티 금액이 정확히 명시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으로 지출된 로열티는 데상트 브랜드만 계산하면 555억2038만4000원입니다. 여기에 데상트골프, 먼싱웨어, 르꼬끄, 르꼬끄골프, 엄브로, 스포르티브 등까지 다 더하면 16년간 총 1541억9859만3000원이 일본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금액이 정확히 명시가 안 된 2017~2019년을 제외한 금액으로, 이를 더하면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로열티에 더해 배당금도 일본 본사 데상트에 750억원이 넘는 금액이 지출됐는데요. 연도별로 따지면 2005년 3억원, 2007년 4억원, 2014년 62억6100만원, 2015년 141억4800만원, 2016년 134억1700만원, 2017년 156억8700만원, 2018년 250억원 등 총 752억1300만원입니다.

결국 로열티와 배당금을 합하면 19년간 총 3000억원에 이르는 돈이 일본으로 유출된 것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데상트코리아는 본사 데상트로부터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매년 지급하고 있는데요. 2001년에 운영자금으로 40억원을 연 이자율 6%로 빌립니다. 이자로 2억4000만원이 나간 것입니다. 이후에도 2002~2003년 각 20억원씩(연 이자율 6%), 2004~2011년 각각 80억, 80억, 90억, 90억, 40억, 40억, 40억원씩(연 이자율 5%) 차입해, 이자로만 23억원이 일본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총 25억4000만원이 이자 명목으로 일본 본사로 나간 것입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CD금리로 각각 45억, 60억원을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차입합니다. 이에 대한 이자까지 더하면 이자로 지출된 돈은 더 늘어납니다.

이렇듯 한국에서 돈을 벌어들여 천문학적인 자금을 한국에서 빼 가면서도 한국에 대한 사회공헌은 빈약합니다. 2001년 첫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공시한데 이어 2002년에도 같은 금액을 기부합니다. 그러다가 2003~2004년도에는 기부 내역이 없습니다. 2005년에 2400만원을 기부했다가 2006년도에 또 기부금이 사라집니다. 이후에는 기부금이 꾸준히 나오면서 19년간 총 163억원 정도를 기부하는데요.

문제는 2016년 34억원을 기점으로 기부금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2018년에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줄이면서 2016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지난해에는 12억원에 머무릅니다.

지난 19년간 데상트코리아가 낸 기부금(162억원)은 데상트가 가져간 배당금(752억원)의 5분의 1수준이며,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챙긴 로열티(1542억원)의 11%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국을 단지 돈벌이로 여긴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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