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발묶이다… ‘코로나19역’에 멈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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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묶이다… ‘코로나19역’에 멈춘 대한민국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2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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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심 ‘재택근무’ 확산… 기업 밀집한 도심은 한산
건설사는 모델하우스 오픈 중단하고 사이버 홍보관 운영
일부 기업선 “감염되면 징계” 황당한 지침까지 내려 논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일상이 정지된 듯 정적입니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어느 나라보다도 역동적이어서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라 불리던 대한민국이 ‘코로나19驛’에 멈춰서 좀처럼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느낌입니다.

대기업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대기업이 밀집한 도심은 한산하며, 건설업계는 오프라인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을 문 닫고 사이버 홍보관으로 대체하는 등 활발했던 거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인사성 징계를 한다”고 엄포를 놔 직장인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직장인들이 집 밖을 나오지 않다 보니 기업 주변에 위치한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의 삶은 엉망이 돼 버렸습니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풍속을 바꿔 놓고 있습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40.5%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거나 실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대기업은 60.9%, 중견기업은 50.9%, 중소기업은 36.8%였습니다.

현대·기아차, SK그룹, LG그룹, KT, 한화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현대중공업, 코오롱그룹 등이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 서울 경기지역 일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차례에 걸쳐 연장해 20일까지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가 이달 말까지 재택근무를 늘려 진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주요계열사들도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에 맞춰 22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고 합니다.

LG그룹은 자녀가 있는 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재택근무를 진행하다가,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추가 연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상사도 필요 최소 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지난달 27부터 이달 11일까지 재택근무를 운영했습니다.

한화그룹도 주요 계열사에서 재택근무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요. 한화솔루션의 경우 2개조로 나눠 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매주 금요일을 공동 휴가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습니다.

두산그룹은 임신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재택근무가 원칙이며, 유연근무제도 당분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효성그룹도 본사와 사업장의 전체 사무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22일까지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50% 수준의 인원이 재택근무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속한 한국조선해양은 16일부터 부서별로 직원을 절반으로 나눠 1주일씩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합니다. 코오롱그룹도 필수 근무자를 제외한 재택근무를 22일까지 실시합니다.

이동통신사 3개사 역시 재택근무가 진행 중입니다.

SK텔레콤은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20일까지 재택근무에 들어갔는데요. 이는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보험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데 따른 선제조치로, 전국 SK텔레콤 콜센터 직원 6000명 중 희망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진행했습니다.

KT도 지난달 26일부터 6일까지 임직원이 절반씩 번갈아 가며 하는 순환 재택근무를 진행 중인데, 두 차례 연장해 20일까지 연장됐습니다. 특히 KT는 19일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업전용 톡’(Talk) 솔루션을 3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하는데요. 구성원들과의 그룹 통화가 가능해 원격으로 회의를 할 수 있고, 스마트폰이나 PC 등으로 전용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LG유플러스는 20일까지 자율적 재택근무를 실시했습니다. 전사 차원이 아니라 팀장 이하 직원들이 유동적으로 선택해 운영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대구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 12일 재택근무를 시범 도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까지 시차 출퇴근제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도입한 자율근무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대기업이면서 재택근무 혜택을 보지 못한 직군과 중소기업들 직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삼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낳은 씁쓸한 풍경입니다.

각 기업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반면 일부 기업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징계를 한다는 황당한 지침을 내려 논란도 됐었죠.

동원그룹의 계열사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26일 직원들에게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동료 및 사업장이 피해를 입는 경우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음을 알린다”고 이메일 공지해 내부 반발을 샀었습니다.

직원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회사가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확진자는 징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공지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만약 회사 대표나 간부가 코로나에 감염돼도 징계할지 궁금하다”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회사의 공식 방침이 아닌 실무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하루 만에 공지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경남은행도 2월 28일 직원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징계하겠다”는 메일을 보내 빈축을 샀습니다.

경영지원 담당 한 임원이 전송한 것으로 알려진 메일에는 “휴일 동안 자택 이외 어떤 곳도 외출과 방문을 절대 삼가라, 만약 직원 본인의 소홀한 행동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시 엄중 문책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경남은행은 다음날 직원들에게 사과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건설업계에서는 ‘사이버모델하우스’가 등장해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쌍용건설은 지난 13일 사이버 모델하우스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섰는데요.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입지여건과 단지 배치, 청약 일정, 실제 견본주택에 지어진 유니트(84B, 84C), 마감재, 모형도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88가구 모집에 1만9928명이 몰리면서 평균 226.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양도 같은날 사이버모델하우스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를 오픈해 3일동안 4만명이 방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는데요.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VR을 통해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 실제 견본주택을 원하는 곳으로 커서를 움직이면서 다양한 각도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우건설은 KT와 손잡고 지난 14일 클라우드 CDN 기반의 사이버 모델하우스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를 오픈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이용자가 원하는 평형을 선택 후 3D로 촬영된 주택의 내부 모습을 360도로 돌려가며 실감형으로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145.7대1의 높은 경쟁으로 마감됐습니다.

이외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한화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 중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오프라인의 모델하우스 오픈을 중단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 중이다”며 “혹시나 모델하우스에 방문한 사람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안전 문제와 함께 자칫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일상을 통째로 바꾸며 역동성이 사라진 新풍속도를 만들고 있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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