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에 빨대 꽂은 지주사 '코암시앤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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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공영에 빨대 꽂은 지주사 '코암시앤시' 이야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9.12.2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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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90% 이상 내부거래… 시민사회단체 지적에도 콧방귀
최용선 회장, 지난해 배당금보다 많은 급여 74억원 수령도
사진=한신공영 홈페이지
/사진=한신공영 홈페이지

한신공영그룹 지배회사 코암시앤시개발이 주력 계열사인 한신공영의 일감몰아주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출액의 90% 이상을 한신공영으로부터 올리고 있었는데요. 쉽게 말해 지주사 코암시앤시개발이 계열사 한신공영에 빨대를 꽂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한신공영은 그룹 총수인 최용선 회장에게 지난해에 배당금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보수로 챙겨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신공영그룹은 총수인 최용선 회장이 지주사인 코암시앤시개발의 지분 22.3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고, 코암시앤시개발은 한신공영의 지분 36.37%를 가진 최대주주인데요.

결국 최용선→코암시앤시개발→한신공영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코암시앤시개발의 대표이사는 최용선 회장의 차남인 최완규가 대표이사로, 한신공영의 대표이사는 장남인 최문규가 맡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장남 최문규 부사장은 지난 2017년 4월 한신공영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세 승계의 서막이 올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죠. 현재 최 회장의 후배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태기전 대표이사와 함께 한신공영 각자 대표이사입니다.

차남 최완규씨는 2013년부터 코암시앤시개발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주사인 코암시앤시개발의 매출인데요. 회사 매출액의 대부분이 주력 계열사인 한신공영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코암시앤시개발의 최근 3년간(2016~2018년) 매출액은 251억원, 216억원, 410억원인데요. 이중 한신공영으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각각 231억원, 205억원, 378억원입니다.

매출액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92%, 95%, 92%로 평균 93%에 이릅니다. 특히 2012년도에는 매출액의 100%가 한신공영으로부터 나옵니다.

코암시앤시개발의 내부거래 문제는 시민단체로부터도 지적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의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요.

2017년 경제개혁연구소는 “한신공영의 최대주주인 코암시앤시개발의 내부거래 비중이 88.7%에 달하는 일감 수혜기업”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코암시앤시개발은 2017년과 2018년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각각 95%, 92%로 줄이지 않고 있죠. 2018년 내부거래 금액은 오히려 늘립니다.

코암시앤시개발은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대기업집단이 아닌 게 다행(?)이네요.

여기서 또 하나. 최용선 회장의 급여인데요.

최 회장은 지난해에 74억7500만원의 보수를 한신공영으로부터 챙겼습니다. 지난해 배당금(43억400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물론 퇴직금 중간정산 63억2300만원을 포함시킨 것이지만, 급여도 10억5600만원으로 상당한데요. 등기임원 평균급여 1억6800만원에 비해 7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직원 평균임금(5600만원)에 비하면 무려 19배 차이가 나네요.

하나 더 매출과 순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임원들의 급여는 매년 상승하지만 직원의 급여는 되레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3년간(2016~2018년) 직원 평균급여는 6000만원→5600만원→5600만원으로 감소합니다. 반면 등기임원은 1억5700만원, 1억6400만원, 1억6800만원으로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최용선 회장은 그동안 미등기임원으로,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었죠. 지난해부터는 5억원 이상 급여자는 공개토록 규정이 바뀜에 따라 공개한 것입니다.

최 회장은 한신공영으로터 배당금도 챙기고 있는데요. 최근 3년간 한신공영은 각각 25억4300만원, 40억8700만원, 43억4000만원을 현금배당했습니다.

지분율에 따라 코암시앤시개발(36.76%)에 총 40억3147만원이 지급됐는데요. 최 회장이 코암시앤시개발의 지분 22.38%를 가지고 있으니, 9월에만 224만원을 챙겼네요.

암튼 한신공영그룹의 내부거래 모습에서 대기업의 전형적인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모습이 보이는 것은 사실인데요. 게다가 이러한 일감몰아주기는 2세 승계를 위한 내부거래라는 의혹도 받을 만한 대목이죠.

장남 최문규 한신공영 대표이사(부사장)와 차남 최완규 코암시앤시개발 대표이사. 누구에게로 어떤 방식으로 2세 승계가 이뤄질지 주목되네요.

한편 최용선 회장이 지난 2002년 한신공영 인수과정에서 회사 자금 340억원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데 이어 2006년에는 국회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는데요.

최근엔 한신공영 간부가 하청업체로부터 억대 금품과 향응을 받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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