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운 오리? 금성백조의 ‘수상한 내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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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운 오리? 금성백조의 ‘수상한 내부거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9.12.2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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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회장→금성백조주택→금성백조건설 등 계열사 지배구조
아들 정대식 회사 금성백조건설의 매출 50% 육박 '내부거래'
금성백조 임직원 10여명 쪼개기 후원금 의혹… 검찰 압수수색
/사진=금성백조 본사
/사진=금성백조 본사

대전지역 중견건설업체인 금성백조가 지난 지방선거 때 허태정 시장 선거캠프에 정치 후원금 몰아주기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사를 받으며 국정감사에까지 이름이 올라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문제가 됐던 것은 정치자금법상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의 후원금을 위반했냐는 것인데요.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의 후원금은 500만원을 넘기면 안 됩니다. 그런데 당시 금성백조 임직원 10명이 1인당 100만원 넘게 모두 2000만원 가량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 명의로 쪼개기 방식의 후원금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이죠.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에 흠집을 내는 사건이었죠.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금성백조라는 업체명이 등장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이러면서 금성백조의 지배구조와 승계가 조명 받고 있습니다.

대전지역 중견건설업체인 금성백조는 시공능력 50위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 대승글로벌, 제이에스글로벌 등으로 이뤄진 그룹인데요.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창업주 정성욱 회장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성백조주택을 통해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금성백조주택은 정성욱 회장이 지분 48.8%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동업자인 양강석 전 대표가 40%, 정 회장 친인척이 1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성백조주택은 금성백조건설, 명인개발, 해윤건설, 하이클래스리빙, 에이원건설, 해오름주택, 무진건설 등 7개와 투자자문업사인 페트라투자자문 등 8개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이에스글로벌(70%), 대승글로벌(85%), 예미지뉴스테이기업형임대개발전문위탁 개발회사(30%)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즉, 정성욱 회장→금성백조주택→금성백조건설(아들 정대식) 등 계열사 구조인 것이죠.

여기서 주목받는 회사는 정성욱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하고 있는 금성백조건설, 제이에스글로벌, 대승글로벌입니다.

문제는 이들 자녀회사가 그룹 계열사와의 사이에서 수상한 내부거래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들 정대식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성백조건설에 주목됩니다.

/사진=정성욱 금성백조그룹 회장
/사진=정성욱 금성백조그룹 회장

금성백조건설은 정 회장의 장남인 정대식 사장이 지분 60%로 최대주주이며, 정 사장의 누나 정현옥 제이에스글로벌 대표와 여동생 정현경 다우종합기술 대표가 각각 10%를 소유한 정 회장 자녀의 회사입니다.

정대식 사장은 2014년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이듬해인 2015년에 지분 60%를 획득하며 최대주주가 되는데요. 2013년까지는 양강석 씨가 대표로 있었고, 2014년까지 지분은 정 회장(50%), 양 전 대표(40%)가 지분을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갑자기 정대식 사장 체제로 바뀌는데요. 이 때문에 2세 승계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죠. 아무튼 금성백조건설은 이 때부터 수익에도 변화가 감지되는데요.

매출액은 2013년 148억원에서 정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2014년에 248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2015~2017년에는 323억원, 310억원, 498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1470억원으로 급등합니다.

영업이익도 몇 년간 20억원 전후 수준을 보이다가 지난해에 99억원으로, 무려 5배 뜁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17억원에서 2018년에 80억원으로 급상승합니다.

갑자기 최근 2년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까지 공시가 안 돼 있던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2017~2018년에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2017년 금성백조주택(105억원), 제이에스글로벌(130억원)과 총 235억원이 공사수익으로 잡힙니다. 공사수익으로만 매출액(498억원)의 무려 47%를 내부거래로 벌어들입니다.

2018년에는 금성백조주택(365억원), 대승글로벌(360억원)과 725억원을 공사수익으로 올립니다. 매출액(1470억원)의 49%가 내부거래액입니다.

이 때문에 정대식 사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금성백조건설을 키워 승계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주사격인 금성백조주택의 지분이 없는 오너 2세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 외형을 키워 배당을 실시하는 형태로 승계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아직은 배당이 없지만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배당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합병하는 방식도 있죠.

여기에 정대식 사장이 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있는 대승글로벌의 매출도 수상한 면을 보이는데요. 대승글로벌은 그동안 매출이 아예 없다가 지난해 분양수익으로 719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립니다. 이 매출은 금성백조건설과 금성백조주택이 시공한 대구연경지구 APT 분양공사에서 시행사로서 분양수익입니다. 이것이 지난해 매출 전부입니다.

게다가 정대식 사장은 제이에스글로벌 지분도 60%나 가지고 있는데요. 제이에스글로벌은 누나인 정현옥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입니다. 정 사장 누나 정현옥(25%)과 동생 정현경 다우종합기술 대표(15%) 등 3남매 지분을 100%로, 정성욱 회장 자녀의 회사입니다.

주택건설매매임대업 등을 하는 제이에스글로벌의 매출 대부분도 주택분양수익과 상가분양 수입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정성욱 회장의 장남의 위치인데요. 정성욱 회장의 세자녀 모두 지주사격인 금성백조주택의 지분을 1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거래를 통한 장남 정대식 사장 밀어주기가 보이는데요. 2세 승계 수순일까요?

일감 몰아주기로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대기업의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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