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지연 우려한 조합원들 항의와 문제 제기 빗발
“이게 공정경쟁인가요, 어이가 없네” 등 비판 쏟아져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 현장 설명회에서 불거진 DL이앤씨의 돌발 참여 논란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큰 충돌 없이 상황이 정리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조합원 대화방 등을 중심으로 DL이앤씨를 향한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압구정5구역에서 경쟁 중인 회사가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압구정3구역 현장 설명회에 돌연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조합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압구정 전체 사업지의 신뢰를 흔드는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압구정3구역은 지난 20일 2차 현장 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독 입찰한 현대건설만 참석해 유찰될 경우, 후속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설명회 직전 DL이앤씨가 현장에 등장하며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조합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한 것은 일정 지연 가능성이었다. 현장 설명회 참석 후 실제 입찰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총회 일정이 늦춰질 수 있고, 그 부담은 사업비 증가와 금융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현장에서도 조합원들의 항의와 문제 제기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 퍼진 ‘조합이 DL이앤씨의 입장을 막았다’라는 해석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이 2차 현장 설명회 시작 5분 전 참석을 허용했지만, DL이앤씨가 최종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절차 지연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비판 여론까지 가라앉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조합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조합원은 “5구역 일은 5구역 안에서 끝내야지, 들어올 것도 아니면서 3구역 진행을 방해하려고 오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시간만 지연되는 것 아닌가. 어이가 없다”라고 반응했다.
여기에 입찰 의사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조합원은 “설명회만 참석하고 실제 입찰에는 안 들어올 것이다. 2000억(원) 낼 생각도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채 돌아서면서, 조합원들의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DL이앤씨에 대한 실망감도 감지됐다. 한 조합원은 “ACRO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하네”라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물귀신 작전이네요”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이게 공정경쟁인가요. 어이가 없네” “정말 큰 일이네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요?” 등 각종 비판과 우려가 이어졌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압구정5구역에서 불거진 ‘펜카메라 도촬’ 논란까지 소환하고 있다. 당시 DL이앤씨 관계자가 경쟁사 입찰 관련 서류를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성 논란이 커졌고, 이후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졌다. 이번 압구정3구역 논란은 그 여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발생한 셈이다.
압구정 재건축은 시공권 경쟁을 넘어 상징성과 품격, 장기적 신뢰가 중요한 무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해프닝으로 축소해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조합원의 “합법적 시도라고 해도 조합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혀 읽지 못한 전형적인 오판”이라고 꼬집었듯, 이번 사태는 어떤 회사가 압구정이라는 무대에 어울리는지 조합원들이 다시 판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