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vs 삼양식품, 라면 전쟁의 고춧가루 ‘공매도’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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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vs 삼양식품, 라면 전쟁의 고춧가루 ‘공매도’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12.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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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공매도 잔액 3월 이후 급증세, 농심은 지난달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자취 감춰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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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31일부터 재개된 공매도는 한국 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재개 시점에만 하더라도 코스피 기준으로는 공매도 잔액이 불과 3조9000억원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공매도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건 급등락 장세가 자주 반복된 11월 무렵부터였다. 증시 호황을 틈타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공매도 세력들의 움직임도 그만큼 활발해진 셈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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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174개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얼마만큼 커다란 변동을 겪었는지를 살펴보면 몹시 흥미로운 현상들이 발견된다. 올해 한국 증시를 이끌다시피 했던 여러 종목의 공매도 잔액이 급격히 불어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월 평잔 공매도 금액 대비 현재의 공매도 잔액이 가장 큰 비율로 증가한 종목들은 다음과 같다. 절대 규모로는 HD현대중공업에서 압도적인 증가가 나타났지만, 평잔 대비 증가율로는 삼양식품이 두 번째로 나타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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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목들에 비해 수치가 지나치게 큰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다음, 그래프를 새로 그려보면 삼양식품의 공매도 잔액 증가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괴리율이 두 번째인 데다가 공매도 잔액의 절대 금액 또한 두 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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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말 이후 공매도 평균 잔액 대비 현재의 공매도 잔액이 얼마만큼 급격히 불어났는가를 살펴보면, 이들 20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잔액 변동이 얼마만큼 빠른지를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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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 그래프를 다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NAVER와 두산에너빌리티 다음으로 삼양식품의 공매도 잔액이 크게 불어난 모습이 확인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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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급격하게 불어난 종목과는 정반대로 공매도가 급감한 종목들도 많다.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174개 종목을 대상으로 괴리율(급감한 비율)을 분석해 보면 또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오랫동안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 때문에 기를 펴지 못했던 종목들이 대거 '공매도 급감 종목'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건 삼양식품과 경쟁 관계인 농심이 공매도 급감 비율 2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매도가 급증한 종목과 급감한 종목에 라면 제조업체 빅2가 나란히 포진한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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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8월 말까지 높은 공매도 잔액을 유지하던 종목들이 불과 한두 달 만에 급감한 모습도 흥미롭다.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던 LG화학과 POSCO홀딩스, 피지컬 AI 관련 종목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방산주인 LIG넥스원도 눈에 띄지만, 그 틈바구니에서 농심이 두 번째로 공매도가 급감한 종목에 포함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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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삼양식품의 공매도 거래를 동일한 시계열에 겹쳐 나타낸 그림은 다음과 같다. 마치 두 종목 사이에 아무런 연관도 없는 것처럼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는 듯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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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액 변화를 살펴보면 또다른 모습이다. 농심은 한때 공매도 잔액이 807억원에 이를 만큼 많았으나 11월 이후로 공매도가 아예 자취를 감춘 듯한 모습이다. 그 반면 삼양식품은 11월 중순 이후로 공매도 잔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똑같은 라면 제조업체인데도 이토록 상반된 공매도 흐름이 나타난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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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공매도는 주가 흐름과 동시에 놓고 보더라도 여전히 의문스럽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흐름을 타던 9월까지도 공매도 잔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머문 반면, 주가가 조정국면에 진입한 11월 중순 이후부터 공매도 잔액이 급증한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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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경우, 하루에 1만주 이상 대규모 공매도 거래가 발생한 날은 올해 모두 13차례 있었다. 그 가운데 무려 여덟 번은 11월 중순 이후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토록 가파르게 공매도 잔액이 쌓이는 경우는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무슨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주가가 극도로 고평가된 경우를 빼고는 달리 생각하기 어렵다. 최근의 라면 수출 동향이나 분기 영업실적 전망, 환율 변동 등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투기적인 공매도 세력의 등장을 한번쯤 의심해 볼만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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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공매도 잔액은 올해 9월까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9월 중순 주가 급등과 함께 재차 급증했다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9월의 주가 폭등에 놀라 재빨리 숏커버에 나선 전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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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공매도 잔액은 12월 11일 기준으로 1281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공매도 잔액 순위로는 21위다. 단지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이유 때문에 공매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K-푸드를 대표하는 라면의 시장 지배자들이다. 이들 두 업체의 영업실적과 주가 흐름도 상반된 모습이지만, 공매도 투자자들마저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포지션을 구축하거나 청산하는 모습이 몹시 이채롭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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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발표된 라면 수출 데이터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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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에 잔뜩 쌓여있던 공매도 잔액이 깔끔하게 청산된 점은 농심 투자자들에게 고무적이다. 그 반면, 삼양식품의 뛰어난 영업실적과 향후 전망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에게 공매도 잔액 급증은 분명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일시적인 공매도 급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 분기 발표되는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컨센서스를 뛰어넘는다면 공매도 포지션은 결국 빠른 속도로 청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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