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K-라면, 언제까지 끓을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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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K-라면, 언제까지 끓을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12.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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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장 일본도 사로잡은 글로벌 히트작, ‘앞으로 5년 수출 여력’ 살펴보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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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 업종은 전형적인 내수 의존형 산업이면서 성장률이 고착화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사람들의 입맛이 하루아침에 변하기도 어렵고, 경쟁이 치열한 음식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신제품이 등장하기도 어렵고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성공하기 몹시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보수적인 음식료 업종에서 최근 드라마틱한 변화가 몇몇 나타났다. 드라마, 영화, K-팝,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K-컬처가 지구촌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종류의 K-푸드가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K-푸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음식은 단연 라면이다. 라면 말고도 즉석김밥, 냉동 김밥, 김치, 고추장, 두부, 만두, 잡채 등 온갖 종류의 가공식품들이 전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고, 외국인들의 K-푸드 사랑은 한국 사람들조차 어리둥절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국내 음식료 업체들도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 대신 해외시장 공략에 훨씬 더 적극적인 태세다. 고환율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해외시장 개척이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에 필수적인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은 농수산물 가공 분야에서 독보적일 만큼 높은 수출 증가율을 구가하고 있는 품목이다. 라면은 다른 식품에 비해 가공이 용이하고 무게가 비교적 가벼운 데다가 보관과 운송마저 용이한 특성이 있다. 최종 소비 단계에서는 다른 음식(쌀밥, 치즈, 김치 등)과 조합하여 또 다른 맛을 내기도 쉽고, 무엇보다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국가별 인종별로 음식 취향이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나 음식에 대한 진입장벽도 거의 없는 편이다. 그 반면 맛에 대한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몹시 어렵다. 수많은 라면 제조업체가 대개 비슷비슷한 맛과 외양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국 라면은 어느새 '라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 정도로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한국 라면 수출은 과연 얼마만큼 탄탄한 수출 증가세를 구가하고 있으며, 향후로도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선, '라면 10대 수출국'의 2010년 이후 연도별 수출 추이부터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15년까지는 대체로 정체 상태를 보이다가 2016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 라면이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얼마만큼 탄탄한 인기를 누리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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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수출 국가를 상위 20개국으로 늘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과 미국이 오랫동안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국가들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상위 20대 수출국의 수출액을 합산하면 전 세계 라면 수출액의 89%를 차지한다.

수출 중량 기준으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상위 10대 라면 수출국의 수출 비중이 72.7%인데, 수출 금액 기준으로는 72.5%여서 수출 금액과 중량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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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10대 수출국의 지난 16년 동안 수출단가(달러/㎏) 변화도 거의 없다. 라면을 제조하는 데 투입되는 원가가 그만큼 안정적인 데다가, 경쟁 제품들이 넘쳐나고, 소비자들이 라면 가격에 대해 비교적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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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라면 수출액을 좌우하는 가장 큰 외형적인 변수는 인구다. 인구가 많을수록 라면 소비도 많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소득 수준과 음식에 대한 취향 정도다. 라면 수출 상위 20대 국가별로 라면 수출액과 인구 수를 대비하면 '1인당 수출액'이 간단히 도출된다. 이 숫자만 보더라도 나라마다 1인당 라면 수출액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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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 국가별 인구 수와 라면 수출금액을 동시에 그래프에 나타내면 해당 국가의 인구 수와 라면 수출 금액이 얼마만큼 상관관계가 약한지를 알 수 있다. 인구 수가 필리핀에 비해 15.7%에 불과한 네덜란드가 라면 수출금액이 더 큰 게 대표적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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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별 1인당 라면 수출금액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나라마다 한국 라면에 대한 소비량이 얼마만큼 달리 나타나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마저도 1인당 라면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1년에 라면 1봉지'가 안 된다. 그만큼 수출 여력이 크게 남아 있는 셈이다. 베트남,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 등은 경제성장 속도도 빠르고 인구도 많은 대표적인 국가들인데, 1인당 라면 수출은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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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203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한국 라면의 수출 여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추정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주요 20개 국가별로 2030년 1인당 라면 수출액을 산출한 후 해당 국가의 인구 수로 곱하면 된다. 2030년 1인당 라면 수출액은 국가별로 세 부류로 나누어 추정했다. ①2025년 기준 1인당 라면 수출액이 이미 2000원을 초과하는 6개 국가는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10%씩 저속으로 성장한다고 가정한다. ②나머지 16개국 가운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2030년에 1인당 1500원씩 수출한다고 가정한다. ③라면 수출 최하위 그룹 5개국 가운데 인도는 1인당 100원, 인도네시아는 500원, 중국, 베트남, 멕시코는 1인당 연간 1000원씩 수출한다고 가정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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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산하면 2030년에 수출 상위 20개국에 대한 수출은 약 27억7000만달러가 된다. 상위 20개국의 수출은 2025년 기준으로 전 세계 수출의 89.0%를 차지하므로, 이 수치로 역산하면 전 세계 수출은 약 31억2000만달러가 된다. 전 세계 82억 인구 수로 계산하면 2025년 1인당 270원 수출, 2030년에는 1인당 557원 수출이 가능하다. 연평균 성장률은 15.6% 수준이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1인당 라면 수출액을 추정하기 위해 가정한 내용들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주황색 막대그래프는 2025년 1인당 연간 수출액이고, 군청색 막대그래프는 2030년 1인당 연간 수출액을 나타낸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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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전제 조건을 반영한 2030년 주요 국가별 라면 수출액 결과값을 나타내면 아래 그림과 같다. 중국과 미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나머지 18개 국가들의 라면 수출 규모는 다양한 기복을 보이는 모습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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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수출 상위 20개국의 수출액 추정치를 바탕으로 전 세계 라면 수출액을 도출한 결과값은 아래와 같다. 2025년 연간 라면 총 수출액은 약 15억달러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3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 라면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6.7%,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15.6%로 다소 낮게 추정했다. 이 수치들은 기업의 설비투자 등 다른 변수는 일체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며, 대체로 보수적으로 추정했음을 밝힌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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