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이 중국 소비주를 호시절로 데려갈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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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이 중국 소비주를 호시절로 데려갈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06.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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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에 부는 바람, 훈풍일까 열풍일까 (하)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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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2016년 여름에 느닷없이 터져 나온 ‘사드 보복 조치’가 이토록 오랫동안 한국 경제에 부담일 줄도 몰랐고,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발목을 이토록 끈질기게 붙잡을 줄도 몰랐다. 중국의 뒤끝이 그만큼 예상 밖으로 길었다고 말해야 옳다. 형식적으로는 지금도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된 상태이지만 정작 해제 효과는 피부로 체감하기 어렵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다시 찾아오고는 있지만, 관광객의 평균 연령대나 여행 패턴마저 변해버린 탓에 경제적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20, 30대 젊은 연령층이 대거 늘었고 쇼핑보다는 음식 등 문화 체험 위주로 바뀐 탓이 크다. 그래도 한국을 다시 찾는 중국인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소식만큼은 더욱 잦아진 듯하다.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들려오는 ‘입도 외국인 급증’ 소식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들의 발길이 아예 끊어지다시피 했던 시절에 비해 최근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는 입도 외국인이 월간 기준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21만1947명에 달했다. 코로나 사태 직전이었던 2019년 8월의 17만8323명과 비교하면 무려 11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비록 12.3 비상계엄 조치 이후로 살짝 둔화하는 추세이긴 하나 확연한 회복 흐름을 탄 건 분명해 보인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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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숫자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에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 마지막 해였던 2019년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석 달 동안의 외국인 입도객은 37만9159명으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4.5% 증가했다. 비수기임에도 이 정도로 많은 외국인이 제주도를 찾는 추세라면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 이후부터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수준 이상으로 매우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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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항공노선뿐 아니라 크루즈 선박을 이용한 외국인 입도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더라도 한국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숫자가 제주도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제부터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숫자가 얼마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지를 살펴볼 차례다. 여기서 잠시, 방한 외국인 숫자를 살펴보기 전에 중국인이 방한 외국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부터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한 외국인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누적 방한 인원은 1억 644만 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3831만명으로 전체의 32.9%를 차지한다. 그다음은 일본이다. 1999만명으로 17.2%를 차지한다. 이들 두 나라가 방한 외국인 전체의 50.1%라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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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방한 중국인 숫자는 아래 그림과 같다. 코로나 발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해 600만명을 뛰어넘었던 중국인 방한 숫자는 지난해까지도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특히 2023년 봄부터 코로나의 영향이 빠르게 사라졌음에도 연간 누적 방한 중국인 숫자가 2019년의 76.4% 수준에 그친 점이 아쉽다. 방한 중국인 숫자의 회복 속도만 살펴보더라도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더딘 회복세’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만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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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올해부터 중국인 방한 숫자가 점차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까지 방한 중국인 숫자(156만5399명)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7%까지 회복된 모습이다. 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 자주 보도되는 이유가 다시금 확인되는 셈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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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중국인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 동향을 살펴볼 차례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한다면, 중국인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 숫자는 훨씬 탄탄한 모습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으로 꾸준히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2019년에는 중국인을 제외하고도 한 해 1148만명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 영향이 사라진 2023년부터 회복하는 속도 또한 ‘방한 중국인 동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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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중국인을 포함한 방한 외국인 전체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중국인이 차지했던 비중이 과거보다 줄어드는 바람에 2024년 방한 외국인 전체 숫자는 2019년의 93.5%까지 회복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방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8.1%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낙관적이다. 올해 4월까지 방한 중국인 숫자는 156만 5399명인데,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숫자의 28.1%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까지 방한한 전체 외국인은 401만1961명인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동기간 수치를 뛰어넘었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친중 경향을 공공연히 표방하고 나선 만큼, 한중 관계가 예상보다 훨씬 더 고무적으로 뒤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시진핑 방한 등을 계기로 중국인 방한 숫자가 탄력적으로 회복된다면 전체 방한 외국인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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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방한 외국인 숫자를 살펴보면 최근의 회복세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올해 4월 기록했던 월간 170만7113명만 하더라도 코로나 직전 최대치였던 2019년 10월의 기록(165만6195명)을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사드 보복 이전에 기록한 월간 사상 최대치(170만3495명)마저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방한 외국인의 증가 추세는 향후 점점 빨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고유의 음식과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고픈 욕구도 나날이 강해지는 흐름이 여기저기서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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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장기간에 걸친 주가 침체는 대체로 사드 보복과 한한령 때문에 방한 중국인들이 급감한 데 더해 코로나 팬데믹 사태까지 겹치면서 방한 외국인 전체 숫자마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호텔신라, CJ 등 한국의 내수 경기를 떠받쳐온 간판 기업들의 주가는 호시절에 기록했던 고점 대비 대부분 폭락한 상태다.

​장기간에 걸친 극심한 불황과 주가 침체를 겪은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친중 성향의 정부가 출범한다고 해서 ‘좋았던 옛 시절’로 재빨리 복원될 수는 없다. 사드 보복과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이중으로 입은 타격뿐만 아니라 트라우마에 가까운 심리적 타격까지도 어느 정도는 복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자주 들려오는 문화 교류 소식 등 '한한령 완전 해제' 분위기, 빠르게 회복 중인 한·중 사이의 항공노선, 중국인들의 여행 패턴 변화에 부응하는 K-콘텐츠 중심의 매력적인 관광 상품 개발 등이 뒷받침될 경우, 중국인뿐 아니라 전체 방한 외국인 숫자도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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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이후 지금까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겪은 풍파는 마치 거센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많았다. 그런 위태로운 모습들을 지켜볼 때마다 영국 시인 셰익스피어의 비극 작품 속에 담긴 시구절 한 부분이 떠오른다. 시인이 브루투스의 입을 빌려 전달하려는 의미 속에는 위험과 기회가 늘 가까이 붙어 다닌다는 사실까지도 내포된 듯하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소;
놓치게 되면 앞으로 헤쳐가야 할 운명은
얕은 여울에 처박혀 비극으로 점철될 것이오.
먼바다를 향해 나아가려면,
지금 밀려들어오는 만조를 붙잡아야만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모험은 실패할 것이오.

-<줄리어스 시저> 4막 3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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