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는 ‘젊은 피’, SK하이닉스·현대중공업은 ‘노련한 50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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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포스코는 ‘젊은 피’, SK하이닉스·현대중공업은 ‘노련한 50대’ 늘었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10.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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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1만명 이상 고용 대기업 16곳 연령대별 인력분포 조사
LG유플러스·삼성SDS는 3040세대가 70% 이상 차지해 허리 탄탄
과거 피라미드형 조직서 대부분 항아리형 인력구조로 변화 추세
/자료=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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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포스코는 20대 젊은 피가 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HD현대중공업은 노련한 50대 직원이 늘어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LG유플러스와 삼성SDS는 전체 인력 가운데 70% 이상이 3040세대였으며,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20대 직원 비율만 40%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7일 발표한 <2021년~2023년 주요 대기업 연령대별 인력구성 변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주 연령층 분포도가 각기 다른 형태를 보였다. 조사는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보고서)에 명시된 연령대별 인력 현황 등을 참고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고용 규모가 1만명이 넘는 주요 16개 대기업이다. 고용 인력이 1만명이 넘더라도 ESG 관련 보고서가 없거나 연령대별 인력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등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연령대별 현황은 ▲20대 이하(=30세 미만) ▲3040세대(=30세 이상~50세 미만) ▲50대(=50세 이상) 3개 연령 그룹으로 구분해 인원과 비율 등을 조사했다. 참고로 국내 고용 1위 기업 삼성전자는 ▲20대 이하 ▲30대 ▲40대 이상으로만 구분해 다른 대기업과 달리 50대 이상 인력을 따로 알 수 없어 이번 조사에서는 빠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고용 규모만 12만3721명으로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에서는 직원 수가 가장 많았다. 현대차 직원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보면 3040세대가 50.8%(6만2792명)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50대 직원 비중이 27.4%(3만3950명)로 높았고, 20대는 21.8%(2만6979명)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2021~2023년 직원 변동 현황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인력구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3040세대는 2021년과 2022년에는 51.6%에서 지난해에는 50.8%로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50대 인력층 역시 2021년 29.6%→2022년 27.6%→2023년 27.4%로 점점 낮아졌다. 이와 달리 20대 젊은 직원은 2021년 19.3%→2022년 20.8%→2023년 21.8%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실제 현대차 전체 직원 중 20대는 2021년 2만3689명에서 2022년 2만6249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만6979명으로 많아졌다. 반면 50대는 같은 기간 3만5805→3만4792→3만395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20대는 늘고 50대는 줄어드는 경향이 강했다.

현대차 이외에도 이번 조사에서 ▲LG전자 ▲포스코 ▲삼성SDS ▲기아 역시 20대 인력 비중이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포스코(국내 고용 기준)는 현대차처럼 20대와 50대 인력 변동 흐름과 비슷했다. 포스코의 전체 인력 중 20대는 2021년 16%(2921명) 수준이었는데, 2022년 16.7%(3035명)→지난해 18%(3241명)로 높아졌다. 반대로 50대는 2021년 43.7%→2022년 42.7%→지난해 40.4%로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2021년과 2022년만 해도 포스크 전체 직원 중 50대 직원은 3040세대보다 비중이 높았는데, 지난해부터 3040세대(41.5%)가 50대 직원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2021년 17.3%였던 20대가 2022년(17.9%)→2023년(18.4%) 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삼성SDS 역시 같은 기간 9.7→13.4→14.4%로 20대 직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LG전자와 삼성SDS는 20대 젊은 인력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50대 인력도 동반 상승한 점이 서로 닮았다. 삼성SDS의 50대 인력은 2021년 11.3%에서 2022년 11.9%→2023년 15.4%로 늘었다. LG전자 역시 13.1→13.4→14.5%로 50대 인력 비중이 많아졌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LG전자와 삼성SDS는 허리층인 3040세대를 최근 다소 줄여나간 셈이다.

현대차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해외 사업장을 제외한 국내 인력 기준으로 최근 3년 새 20대 젊은 층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2021년만 해도 기아에서 20대는 2.9%(1017명)에 불과했다. 이후 2022년 6%(2160명)로 높아지더니 지난해는 7.1%(2539명)까지 인력 비중이 급증했다. 기아의 50대 인력은 2021년 60.6%(2만1508명)에서 지난해 55.4%(1만9811명)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자료=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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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대한항공·삼성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20대 패기보다 50대 경험 선호

최근 3년 사이 젊은 20대 인력보다 경험이 풍부한 50대 베테랑 직원들을 더 늘린 곳도 여럿 있었다. 여기에는 SK하이닉스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50대 인력 비중이 4.7%(1815명)→6.4%(2551명)→7.3%(2921명)로 달라졌다. 50대 직원 수만 놓고 보면 1800명대이던 것이 3000명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증가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20대 직원은 31.1%(1만1934명)→29.6%(1만1889명)→24.7%(9833명)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21년과 2022년만 해도 1만2000명 안팎을 유지하던 20대 인력은 지난해는 1만명 밑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2021년과 2022년만 해도 2500~3000명으로 20대 인력을 신규 채용해 오던 SK하이닉스가 지난해는 200명대로 확 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3040세대에서만 500여명 신규 채용한 것보다 더 적은 숫자다.

SK하이닉스처럼 20대는 줄고 50대가 늘어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 기업군에는 HD현대중공업, 대한항공, 삼성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도 포함됐다. 이중 HD현대중공업의 50대 장년층 비중은 2021년 26.9%(3447명)→2022년 27.3%(3484명)→2023년 28.9%(3828명)으로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도 25.7%(4993명)→27.6%(5281명)→28.5%(5541명)로 50대 인력이 30%에 근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13.4%(8838명)→15.3%(9907명)→18.7%(1만989명)로 경험이 많은 50대 인력 비중이 20%에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지난해엔 50대 직원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15.6%(1594명)→16.4%(1721명)→18%(1955명)로, 2021년 1600명 내외 수준에서 작년에는 2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50대 장년층 비중이 높아졌다. 삼성전기도 2.7%(989명)→3.3%(1141명)→3.8%(1326명) 순으로 50대 직원 비중이 점점 올라갔다.

/자료=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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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대상 16개 대기업 중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고용 인력이 3만명을 넘긴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고용 규모 순으로 살펴보면 ▲현대차(12만3721명) ▲LG전자(7만2813명) ▲삼성디스플레이(5만8723명) ▲현대모비스(4만6106명) ▲SK하이닉스(3만9810명) ▲기아(3만5741명, 국내 기준) ▲삼성전기(3만4742명)가 여기에 해당됐다.

3만명 넘게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 7개 기업 중 20대 인력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0대 고용 비중은 40.1%나 됐다. 2021년(48.4%)과 2022년 (44.1%) 때보다는 20대 인력 비중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40%대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34%)도 3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고용 1만명 이상으로 기준을 낮추면 LG이노텍 역시 20대 직원 비중이 41.5%로 4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3040세대 허리층이 가장 두텁게 형성된 곳은 SK하이닉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40 인력만 68%나 됐다. LG전자도 67.2%로 SK하이닉스와 허리 인력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LG전자는 20대와 50대 비중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LG전자는 20대와 50대 비중이 18.4, 14.5%로 5%포인트 이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SK하이닉스는 24.7%(20대)와 7.3%(50대)로 15%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3040세대 허리층이 다소 비슷한 상황에서 LG전자는 20대의 열정과 50대의 경험을 균형있게 활용하려는 인력구성이 강하다면, SK하이닉스는 좀더 과감한 젊은 패기에 방점을 두고 조직 인력이 편성된 셈이다. 이번 조사 대상 16개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LG유플러스(73.6%)와 삼성SDS(70.2%)의 3040세대 직원 비중이 지난해 기준 70%를 넘어섰다.

50대 인력 비중이 가장 큰 곳은 현대차의 동생격 회사인 기아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의 50대 이상 인력은 55.4%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나마 2021년 당시 6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에 많은 기업은 젊은 인력이 많고 간부급 등 중장년층 비중이 적은 피라미형 조직이 다수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3040세대 허리층이 두터운 항아리형으로 변화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50대 직원 비중이 높은 곳은 향후 5~6년 사이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로 이 자리를 20대 인력 등으로 채워짐에 따라 이에 따른 새로운 조직 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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