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OO이 코스피(200)에 들어가다니. 수주도 없고 실적도 없는 회사가. 이러니 코스피가 박스피라고 하지” “OO 공매도 치라고 넣어준 거임” “OO=밧데리 아저씨 거품 => 공매도 먹잇감? 6월 9일 이후 주가는?”.
그끄저께(16일) 밤, 한국거래소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 ‘OO’이 코스피200 지수에 들어가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OO은 바로 ‘밧데리(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씨가 홍보이사로 있던 ‘금양’(001570)입니다. 박씨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전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KRX300 구성 종목이 다음 달 9일부터 바뀐다는 소식에 뒷말이 많습니다. 금양의 코스피200 편입과 함께,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를 겪었던 8개 종목 가운데 5개가 KRX300에 새로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19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은 2종목, 코스닥150은 8종목이 교체됐고, KRX300은 27종목이 들어오고 28종목이 나갔습니다.
먼저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에서는 금양과 코스모화학이 새로 편입되고, 동원산업과 화승엔터프라이즈가 편출됐습니다. 대규모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코스피200 편입은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습니다. 코스닥150 종목과 함께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리꾼들이 특정 종목의 편입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이유입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코스피200 정기 변경 발표 이후 변경일까지 편입종목의 지수 대비 상대성과는 약 10%였습니다. 반면 지난해는 마이너스 7%로 지수 편입이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입 예정인 금양과 코스모화학은 최근 대차거래 잔액 수량이 증가해 공매도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8개 종목이 바뀌는 코스닥150은 ▲어반리튬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미래나노텍 ▲포스코엠텍 ▲레인보우로보틱스 ▲윤성에프앤씨 ▲한국정보통신이 새로 편입됐습니다. 반면 ▲에이스테크 ▲휴온스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한국비엔씨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유진기업 ▲크리스에프앤씨는 제외됐습니다.
특히 27개 종목이 새로 편입된 KRX300에서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를 기록했던 8개 종목 가운데 5개가 포함됐습니다. ▲선광 ▲세방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삼천리 등인데, 구속된 라덕연 일당이 통정매매 수법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를 띄운 것이 지수 편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KRX300 편입종목은 이들 5개 외에 ▲금양 ▲코스모화학 ▲영풍 ▲율촌화학 ▲이수화학 ▲세아베스틸지주 ▲HD현대중공업 ▲대한전선 ▲더블유씨피 ▲성일하이텍 ▲레인보우로보틱스 ▲효성중공업 ▲넥센타이어 ▲DN오토모티브 ▲삼양식품 ▲파마리서치 ▲HPSP ▲에스티큐브 ▲인텔리안테크 ▲에스앤에스텍 ▲NHN ▲네오위즈입니다.
또 KRX300 편출종목 28개는 ▲SK가스 ▲SK디스커버리 ▲한일시멘트 ▲유니드 ▲롯데렌탈 ▲대한해운 ▲에이프로젠 ▲현대지에프홀딩스 ▲한국앤컴퍼니 ▲케이카 ▲지누스 ▲화승엔터프라이즈 ▲한화갤러리아 ▲동원산업 ▲현대그린푸드 ▲종근당 ▲녹십자홀딩스 ▲동국제약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헬릭스미스 ▲동양생명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서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유진테크 ▲콘텐트리중앙입니다.
한편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씨는 “금양 홍보를 계속해서 맡게 되면 회사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사표를 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2차전지 종목을 강조해온 박씨는 여전히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반면 코스피200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 우려가 커진 금양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53분 기준 0.74%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