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의견에 목표가는 올리고… ‘에코프로비엠 리포트’ 믿어도 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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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의견에 목표가는 올리고… ‘에코프로비엠 리포트’ 믿어도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5.04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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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견 내린 삼성·유안타증권, 목표주가 두 자릿수 상향… 매도-매수 공방 속 신용등급은 올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적정주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비엠 청주공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의 ‘적정주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비엠 청주공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아니 바X들아, 잘 생각해봐라.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전기차 배터리 어디 회사 것 쓰는지 파악해봐라. 엘지엔솔 삼성sdi skon 많이 쓰잖아. 그럼 양극재 어디 것 쓰겠니. 에코프로 포스코 퓨처엠 쓰잖아. 이게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 에코프로 같은 회사는 그냥 수백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그런 회사가 된다는 말이다.” -qudc****

“이런 극단적인 사람이 있으니 공매도가 먹고사는 거지. 수백조 매출이 우습니? 에코가 수백조 매출 나올 정도면 3대 배터리회사 매출은 얼마란 겨? 또 그럼 전기차 회사들 매출은? 제발 정신 좀 차려라. 기술은 늘 돈이 한곳에 몰리면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게 돈과 기술의 역사야.” -kncw****

그제(2일), 에코프로가 분기 연속 2조원대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입니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 에코프로는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상장사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이 에코프로(086520)의 연결 실적으로 반영됩니다. 이번 호실적에는 전기자동차용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의 공이 컸습니다.

올해 들어 전날(3일)까지 167% 넘게 뛴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달 10일에는 장중 31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들어 전날(3일)까지 167% 넘게 뛴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달 10일에는 장중 31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자료=한국거래소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55%(1만7500원) 빠진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9만3400)로 따지면, 167.13% 뛰어오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앞서 소개한 누리꾼들 공방처럼 ‘적정주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고파는데 적절한 주식가격인 적정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자산순이익률(ROA)·주당순이익(EPS) 등 이를 계산하기 위한 많은 도구를 활용해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공매도 세력에 맞선, 이른바 ‘에코개미운동(에코프로+동학개미운동)’ 종목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어쨌든 ‘매도’ 의견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증권사 리포트에 에코프로비엠이 등장했습니다. 전날(3일)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HOLD’(중립·보유)에서 ‘REDUCE’(매도)로 내렸습니다. 에코프로비엠에 매도 의견이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이보다 앞서 삼성증권은 ‘BUY’(매수)에서 ‘HOLD’로, 유안타증권 역시 ‘BUY’에서 ‘HOLD’로 하향했습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에 근접할수록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10%대로 낮아지기 때문에 적용 밸류에이션이 하향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결론적으로 당사는 2030년까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20만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라고 판단한다”라며 매도 의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엇갈린 주가 전망 속에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은 올랐다. 사진은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금융투자업계의 엇갈린 주가 전망 속에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은 올랐다. 사진은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반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 키움증권은 전날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34만원으로 크게 올렸습니다. 역시 ‘매수’ 의견을 내놓은 한화투자증권과 DS투자도 목표가를 각각 14만원에서 31만원, 18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또 투자의견을 하향한 삼성과 유안타증권도 목표가는 각각 25만원(47.06%), 29만원(11.11%)으로 올렸습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단기간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단기 조정을 거칠 수는 있지만 연간 가파른 성장률,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망간리치·리튬인산철(LFP) 등 세그먼트 확대를 통한 생산 능력 성장 여력을 감안하면 현재 밸류 부담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엇갈린 주가 전망 속에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은 올랐습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전날 에코프로비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상향했습니다.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을 유지했습니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의 우수한 고객기반, 수요 성장 및 생산 능력 확장에 힘입어 높은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일치 ‘양극재 판매 질주… 에코프로 1분기도 날았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2일치 ‘양극재 판매 질주… 에코프로 1분기도 날았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한편 종목 투자 리포트를 내는 국내 증권사 44곳 가운데, ▲매수(BUY) ▲중립·보유(HOLD) ▲매도(SELL) 등 3단계로 투자의견을 내는 데는 9곳에 불과합니다. 또 수익률이 마이너스 20% 이하로 내려가야 매도 의견을 내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5% 미만이면 사실상 매도로 간주하는 증권사도 있습니다.

여기에 주가 전망치를 내는 기간도 달랐습니다. 이베스트·유안타·동부증권 등은 향후 12개월간 주가 전망을 기준으로 잡고 있지만, 하이·HMC·SK증권 등은 6개월입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잣대로 애널리스트들조차 투자의견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투자만을 당부하기에는 리포트의 무게가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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