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급여력 못 맞춘’ 처브라이프·MG·한화·캐롯손보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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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급여력 못 맞춘’ 처브라이프·MG·한화·캐롯손보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9.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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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기준 완화했는데도 당국 권고치 미달… 흥국·DB·IBK생명, 흥국화재도 ‘간당간당’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RBC 비율이 법적으로 미달한 MG손해보험이 지난 4월 13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됐다. /사진=뉴스웰DB
RBC 비율이 법적으로 미달한 MG손해보험이 지난 4월 13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됐다. /사진=뉴스웰DB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 6월 마지막 날,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와 처음 만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첫 마디였습니다. 이날 금감원이 내놓은 보험사들의 3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 Risk Based Capital) 비율은 석 달 전보다 36.8%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경제 및 금융 상황이 더 나빠진 지금,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올랐을까요.

26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218.8%였습니다. 석 달 사이에 9.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RBC, 즉 ‘지급여력’이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생명보험회사는 책임준비금 이상, 손해보험은 종목별 위험도를 따져 RBC 비율을 정합니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겨야 하지만, 당국은 150% 이상을 권합니다.

당국의 평가 기준 완화 조치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 비율이 개선됐다. /자료=금융감독원
당국의 평가 기준 완화 조치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 비율이 개선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생명보험사의 6월 말 RBC 비율은 216.2%로 1분기 말보다 7.4%포인트 올랐고, 손해보험사는 12.7%p 상승한 223.2%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RBC 비율이 개선된 데는 6월 결산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제도상 잉여액(원가 평가 보험부채에서 시가평가 보험부채를 뺀 금액)의 4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 가용자본이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이에 따라 금리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 등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4000억원 줄었음에도, LAT 잉여액이 33조3000억원 늘어 가용자본이 전분기 말보다 7조7000억원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당국의 RBC 비율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한 보험사들도 있었습니다. 생보사의 경우 처브라이프(옛 에이스생명)의 RBC 비율이 145.7%였습니다.

당국의 RBC비율 기준 완화에도 권고치를 밑도는 보험사들이 나오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당국의 RBC비율 기준 완화에도 권고치를 밑도는 보험사들이 나오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또 손보사 가운데는 MG손보(74.2%), 한화손보(135.9%), 캐롯손보(149.1%), 뮌헨리(재보험사·135.3%)가 권고 수준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밖에 권고 수준을 겨우 넘은 경우도 자본확충이 필요합니다. 생보사는 ▲흥국(157.8%) ▲DB(150.2%) ▲IBK(155.4%)이고, 손보사는 ▲흥국화재(154.0%)가 150%를 가까스로 웃돌았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RBC 비율은 규제 비율을 2배 이상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금리상승 지속 등 잠재위험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보험사들의 행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30일 보험사 CEO들과 첫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30일 보험사 CEO들과 첫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백내장 수술비 부지급건 해결하라” “DB손보 암 환자 입원비 지급하라” “보험금 정당하게 지급해라. 백내장 갑상선 하이푸 맘모통 등 약관에도 없는 내용으로 보험사기꾼으로 몰고 부지급 처리해놓고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하는 보험사들 재판을 이기더라도 재판 가면 서민들은 3년 동안 지치고 그동안 안 준 돈으로 보험사들 성과급 잔치하고 실비 혜택 못 받게 하는 보험사들 진짜 너무 한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준비현황 점검에 나선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준비현황 점검에 나선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감원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준비현황 점검에 나섭니다. 오는 27일 23개 생보사, 29일 29개 손보사와 새 제도 도입에 따른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IFRS17은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해 마련하는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커다란 골자입니다.

특히 금감원이 지난 6월 말 새로운 제도 도입 준비현황을 점검했을 때 일부 회사에서 ▲지급여력 비율(K-ICS) 시범 산출 때 소요 기간 업무보고서 제출기한 초과 ▲지급여력 비율(K-ICS) 산출 관련 검증기준 문서화 등 내부통제 절차 구축 지연 ▲지급여력 비율(K-ICS) 산출 관련 시스템 구축 및 안정화 일정 지연 등의 문제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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