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 금감원 ‘공매도’ 초점 맞출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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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 금감원 ‘공매도’ 초점 맞출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9.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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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조사팀’ 신설 이후 첫 검사, 전산장애도 들여다볼 듯… “제대로 된 조사 기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4년 만에 금감원 정기검사를 앞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스웰DB
한국투자증권이 4년 만에 금감원 정기검사를 앞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스웰DB

“공매도가 왜 특정 증권사 보유주식 내지는 어떤 특정 창구를 통해서 이렇게 주문이 몰리는 건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지난달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힌 생각입니다. 이 원장은 이어 “결국은 주식 하락 국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기관이라든가 증권사에 대한 실태 점검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실제로 구체적으로 실태 점검 및 검사 방안을 지금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로부터 13일 뒤 이 원장은 ‘공매도조사팀’ 신설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난달 29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공매도조사팀을 금주 내 신설·가동해 불법 공매도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불법·불공정 행위를 엄정히 처벌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금감원 보도자료
지난달 29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공매도조사팀을 금주 내 신설·가동해 불법 공매도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불법·불공정 행위를 엄정히 처벌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금감원 보도자료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4년 만에 금감원 정기검사를 받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 종합검사와 부문검사로 운영하던 검사체계를,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로 개편했습니다. 업권별로 주기적으로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금융사고 등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사전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전검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달 안에 정기검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들어 금감원 정기검사를 받는 증권사로는 키움증권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업무 전반에 대해 들여다볼 계획인데, 특히 공매도와 관련한 위반 사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팝펀딩 펀드의 불완전판매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징계인 ‘기관주의’와 과태료 29억20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의 공매도 제한 규정(호가 표시 위반)을 어겨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습니다. 다만 두 사건의 과태료는 20%씩 깎여 각각 23억3600만원, 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이번 검사에서는 또 연례행사가 된 전산장애 사태도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상장 첫날 트레이딩시스템 장애, 지난달 사옥 침수로 시스템 접속이 중단된 데 대해서도 점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사전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이 지적되지 않은 만큼 결과를 지켜볼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긴장감은 감출 수 없습니다.

누리꾼들은 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에게 제대로 된 조사를 주문하고 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누리꾼들은 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에게 제대로 된 조사를 주문하고 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형식적인 검사가 아닌, 제대로 조사해서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할 거면서 무슨 정기검사냐. 정기검사가 아니라 지난 불법 공매도 다시 전수조사해서 대표 징역 보내고 수익 본 거 다 뱉어내게 해야지” “제발 형식으로 끝나지 말고 제대로 조사해서 일벌백계하길” “금감원장님 이번이야말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믿음이 안 가지만 제대로 검사해라. 형님 동생 하지 말고 불법 발견 시 즉시 검찰에 수사 의뢰해라” “여긴(한국투자증권) 진심 불법 공매도 수익에 5배 확실히 받아내라~ 그 돈이면 공매시스템 불법 못하게 구축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과 4월 공매도 규정 위반과 펀드 불완전판매로 과태료를 부과받았지만, 이후 20%씩 경감됐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과 4월 공매도 규정 위반과 펀드 불완전판매로 과태료를 부과받았지만, 이후 20%씩 경감됐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한국투자증권이 실수로 공매도 표기를 누락했다고 해명한 데서 보듯, 자동화가 아닌 수기로 이뤄지는 공매도 주문 시스템의 불신도 깊습니다. 국내 공매도 주문은 주식을 빌리려는 사람이 전화나 메신저로 차입 협상을 한 뒤, 그 결과를 자사 주식 대차 시스템에 손으로 직접 입력하기 때문입니다.

“외인·기관들 공매도 전산화 안 하고 수기 작성한다는데 이게 나라냐” “금피아들 척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증시 개판 그대로다!!! 무차입 공매도뿐만 아니라 상환 기한 없는 것이 말이 되냐??!!! 전산화도 아니고 수기로 작성하는 것도 말이 되냐??!!! 공매도 제도 반드시 뜯어고쳐라” “국민을 위한 금융제도 개선 바랍니다. 공매도 개혁 상환기간 90일 모두 설정, 담보 비율 140%로 상향, 공매도 전산화, 불법 공매도 소탕 등등” “불법 공매도 뿌리 뽑아야 주식시장이 산다” “오늘도 공매도 장난 아니다. 빨간불을 파랭이로 만드는데 도사네. 진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주식 대차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주문 후에 공매도 주문 수량이나 시간을 비교하면 무차입 공매도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수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결제 수량 부족 계좌나 선매도·후매수 의심 계좌 감리 건수는 2020년 33건에서 지난해 1735건으로 늘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에서는 지난달 사옥 침수로 시스템 접속이 중단된 데 대해서도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한국투자증권 누리집
한국투자증권 정기검사에서는 지난달 사옥 침수로 시스템 접속이 중단된 데 대해서도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한국투자증권 누리집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자산 상위 10대 증권사 중 7곳의 직원 수가 지난해 말보다 늘었습니다. 반년 새 증가한 인원(증가율)은 ▲KB증권 68명(2.3%) ▲메리츠증권 55명(3.7%) ▲삼성증권 46명(1.8%) ▲NH투자증권 39명(1.3%) ▲대신증권 13명(0.9%) ▲한국투자증권 8명(0.3%) ▲신한금융투자 3명(0.1%) 순입니다.

상반기 대부분 증권사의 인력이 늘어난 가운데, 같은 기간 20개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급여(6개월치)는 9500만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600만원(7.2%) 늘어난 것으로, 하반기 급여까지 포함하면 올해 총 수령액은 평균 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2100만원으로 톱3에 올랐습니다. 정기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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