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한계를 깨는 TDF ETF 투자법 ‘KODEX(삼성) vs 히어로즈(키움) vs ARIRANG(한화)’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태바
TDF 한계를 깨는 TDF ETF 투자법 ‘KODEX(삼성) vs 히어로즈(키움) vs ARIRANG(한화)’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07.18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 칼럼에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포트폴리오 하나로 주목받는 금융상품 TDF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현실적으로 금융소비자는 무능하고 게을러서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자산관리를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금융당국과 금융산업이 나사서 제도적으로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한다는 취지다. 특히 디폴트옵션과 결합하는 TDF는 금융소비자가 자산관리를 잊고 살도록 자발적인 생애 자산관리 포기 각서를 쓰게 하자는 금융상품이다. 결과적으로 TDF를 이용하면 금융소비자는 금융 시장에서 ‘소비자 주권’(consumer sovereignty)을 상실한다.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소비자 주권은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에게 특정 물건을 제공하는 것보다 다양한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질 때 소비자의 ‘경제적 후생’(welfare)이 극대화한다는 경제학적 개념이다. 공급 또는 수요에 대한 독과점 시장에서는 소수기업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가격을 결정하며 이러한 소비자 주권 상실 상황에서 다수의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선택을 포기하고 높은 가격을 추종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의 경제적 후생은 감소한다. 최근까지도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소비자도 소비자 주권을 생각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단지 금융산업이라는 금융 시장 공급자를 국가경제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규제하고 일부 일탈하는 금융회사를 제재했다. 금융소비자는 주권이 필요 없는 단지 ‘보호’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이제 금융소비자는 소비자 주권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그 핵심은 자산관리 권한 회복이며 금융소비자는 금융 이해력 확보가 관건이다. 자기 자산은 스스로 운용해야 한다.

이상 설명한 개념을 독자는 복잡하게 느낄 수 있지만, 실천은 의외로 쉽다. 경제와 금융 시장 뉴스에 관한 약간의 관심과 학습 그리고 ETF만 있으면 가능하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하여 증권처럼 거래하는 펀드다. 증권회사에 위탁계좌만 있으면 금융회사의 개입 없이 펀드매니저처럼 운용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가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재간접 펀드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ETF를 이용한다. 즉 당신도 재간접 펀드 매니저가 될 수 있다. 이제 최근 금융 신상품을 이용하여 스스로 TDF 펀드매니저가 되는 요령을 알아보자.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지난 6월 30일 TDF가 한국거래소 ETF 시장에 최초로 등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 액티브 2030·2040·2050 ETF와 키움투자자산운용 히어로즈 TDF 액티브 2030·2040·2050 ETF 그리고 한화자산운용의 2030·2040·2050·2060 ETF 등 총 10개 종목이다. TDF 상품의 특성은 무지한 금융소비자가 금융회사에게 초장기 운용 권한을 ‘묻지마’ 조건으로 위임하는 것이다. 그러나 TDF를 ETF라는 금융상품으로 만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ETF는 펀드 해지 불이익 없이 한국거래소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으므로 금융상품 선택권이 금융소비자에게 귀속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결국 TDF와 ETF의 금융 시장 속성은 서로 상충하는데 두 가지가 결합한 TDF ETF라는 상품이 출현한 것이다. 이 출현을 금융 시장에서는 주목하지 않았지만, 금융소비자가 관심을 가지고 TDF ETF를 이용하면 기대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매매 가능하므로 근로자가 운용 성과를 확인하면서 TDF ETF를 갈아탈 수 있다. 이것은 TDF를 선택하고 싶은 투자자가 소비자 주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2020.12) <TDF의 성장 배경과 시사점>은 TDF의 위험요인을 지적하고 있는데, ▲동일한 목표일(Target Date)을 갖는 TDF 사이에도 채권-수익 비중과 수익률에 큰 차이가 있었고 ▲TDF에서 관계사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 이익을 희생하는 이해 상충 문제가 있으며 ▲소규모 TDF에서 고수익추구 투자 행동이 발견되는 등 TDF 운용사의 초과수익 추구 행동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퇴직연금에 TDF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관심이 집중했으나 경각심을 갖게 하는 부작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2019년 8월 미국 대기업 월그린(Walgreen)의 연금가입자는 저수익 TDF를 추천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3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제기했고, 이를 재판부가 받아들여 소송을 개시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서 TDF 이용자는 지속적인 관찰과 문제점 발견 시 교체하는 등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요구에 TDF ETF가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있다.

이제 신규 상장한 TDF ETF를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TDF ETF 상품명에 공통으로 ‘액티브’(active)라는 용어가 따른다. 이것은 추종지수(또는 비교지수)를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패시브(passive) 펀드와 다르게 적극적인(active) 운용을 통해 추종지수의 성과를 초과하는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는 것이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투자 역량이 아주 중요하다.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출처=자본시장연구원

또한 펀드 이름에 붙어있는 숫자 2030·2040·2050은 은퇴 연령이 되는 해의 연도를 의미하며 빈티지(Vintage)라는 용어로 통칭한다. 빈티지는 TDF 운용 전략의 기준이므로 금융소비자의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위 자료에서 보는 것처럼 빈티지에 따라 펀드 비용, 수익률, 변동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개별 ETF 중 KODEX TDF 액티브는 투자 위험 3등급으로 다소 높은 위험을 갖는다. S&P 글로벌 인덱스에서 발표하는 삼성 코리아 타겟 데이트 2030(또는 2040, 2050)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여 이 지수를 초과하는 투자 성과를 목표로 한다. 삼성 코리아 타겟 데이트 20△0 지수는 20△0년을 은퇴 시점으로 하여 생애주기 투자 플랜(glide path)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자산 배분형 지수이다. 투자 방법은 전문적인 부분이니 개념만 이해하고 설명을 생략하자.(이전 칼럼 세부적인 설명을 참조)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TDF 운용은 기본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자산배분 비중 조정이 핵심인데, KODEX TDF 액티브에서 주식 성과는 국내 주식이 아니라 글로벌 주식 투자 성과를 반영한다. 이를 위해 비교지수는 주식 투자에 S&P 글로벌 BMI 지수를 추종하고, 채권 투자는 S&P south Korea Sovereign Bond 지수를 추종한다. 상당히 세부적인 내용까지 투자설명서에 공시하고 있으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는 이해 필요성과 범주를 넘어선다는 생각이다. 엔진 공학을 알아야 자동차를 잘 운전하는 것이 아니다. 세부 기술적 내용은 의미만 이해하고 전체적으로 TDF ETF가 유용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자료=KODEX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이 비교지수의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는 위의 투자설명서에서 공시한 예처럼 해외 ETF를 대상으로 투자한다. 즉 TDF ETF는 해외 ETF를 통해 주식과 채권 사이의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재간접 펀드이다.

/자료=ARIRANG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자료=ARIRANG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같이 발매한 ARIRANG TDF ETF도 3등급 위험이 존재하며 재간접 펀드이다. ARIRANG TDF 액티브 ETF가 추종하는 비교지수는 글로벌 펀드 평가 회사 모닝스타에서 산출하는 비교지수(Morningstar Korea lifetime allocation moderate 20XO index)이다. 이 지수는 선진국 및 신흥국 시장의 주식, 1년 이상 만기의 국내외 국채에 투자하는 지수를 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비중을 조정하며 산출한다. 이 지수를 초과하는 투자 성과를 목표로 국내외 ETF에 투자한다.

/자료=히어로즈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자료=히어로즈 TDF 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또한 키움자산운용의 히어로즈 TDF 액티브는 먼저 소개한 다른 펀드보다 위험등급이 높은 2등급이다. 투자 대상이 해외 증권인 점은 큰 차이가 없으나 위험등급은 자산운용회사가 자체적으로 높게 평가했다(위험등급은 자산운용회사 또는 판매회사가 지정한다). 히어로즈 TDF 액티브의 비교지수는 TDF 투자에 활용하는 미국 다우 존스사가 산출하는 Dow Jones Target 20△0 지수이며, 다른 TDF ETF와는 달리 비교지수에 국내 채권이 포함하지 않았다. 투자 방법은 역시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자료=각사 투자설명서
/자료=각사 투자설명서

3개 TDF ETF의 자산운용 전문인력과 운용 성과를 비교해보자.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자산운용업계 평균 경력은 5년 10개월이다. 한화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의 운용경력이 9년 4개월로 가장 길었고, 삼성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도 4년 9개월, 4년 10개월로 상당한 고숙련 인력을 배치한 점을 보면 3개사가 모두 TDF ETF를 중요 상품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사의 재간접 펀드 평균 수익률은 삼성자산운용이 상당히 우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과거 성과가 미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에르고 경제학(2021.3.9. 물리학자가 캐내는 ‘금융투자의 비밀’ 참고)에 따르면 운용회사 다수 펀드의 평균 성과가 TDF ETF가 앞으로 보일 투자 성과의 평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초, 중, 고등학교까지 성적이 대학 전공 성적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총비용 비교는 ARIRANG TDF 액티브 ETF가 가장 낮았다. 히어로즈 TDF 액티브 ETF는 가장 낮은 TDF ETF의 2배 수준이다. 보수는 대부분 3개월마다 부과하고 인출한다. 0.1%의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30년 기간 동안 약 120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하면 0.1% 비용 차이는(연 2% 복리 가정할 때) 4.1%로 증폭한다. 초장기 투자 상품에서는 비용은 확률변수가 아니고 미래 효과가 고정된 가장 명확한 상수이므로 아주 중요한 선택 요소다.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면 금융소비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은 복잡하지만, 금융소비자의 접근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TDF ETF를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되, 이번에 상장한 10개의 TDF ETF를 소액으로 분할하여 투자하자. 젊은 세대에게는 TDF의 투자 플랜 논리와는 오히려 반대로 안전 금융상품을 70% 이상 투자하고 30% 범위에서 2~3등급 위험 금융 투자 상품을 투자하기를 권한다. 초장기라는 시간 자체가 이미 가장 기대수익률과 위험이 큰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30%의 위험 금융투자 상품의 각각 비중도 고민하지 말자. 다양한 투자 교과서를 봐도 가장 우수한 투자 방법은 시간 분할 투자와 균등 분할 투자다. 그저 10분의 1 또는 그 이상 마음이 편안한 비율을 정하고 또박또박 나누어서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 분할과 균등 분할은 아무리 위험한 투자도 안전한 저축 개념으로 만드는 지혜다. 이제 초장기 투자가 조금은 쉬워졌으리라 생각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