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숨 돌렸는데… 집값 ‘자이언트스텝 후폭풍’ 예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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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숨 돌렸는데… 집값 ‘자이언트스텝 후폭풍’ 예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6.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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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상 ‘예상대로’, 국내증시 안도랠리 기대… ‘8% 주담대’ 부동산시장 꽁꽁 얼릴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해 시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해 시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시장 봐서라니. 나라 경제가 어찌 돌아다(가)는지 모르는구만(먼).”

오늘(16일) 긴급하게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거시경제’란 개별 경제주체나 개별 시장의 행위인 ‘미시’경제와 달리, 경제 전반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미시경제가 나무라면, 거시경제는 숲입니다. 미국이 이날 새벽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우리나라 거시경제에도 후폭풍이 불가피합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재정과 통화, 금융당국 수장의 첫 모임입니다. 회의 주재도 기재부 1차관에서 추 부총리로, 당초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명칭도 바뀌었습니다.

경제정책 수장들은 먼저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날 새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따른 것입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해서는 시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한국은행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한국은행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는 3~4주 남아서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그때까지 나타나는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총재는 이어 “외환·채권시장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금리에 따른 (시장) 영향을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달과 9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가능성에는 “고려한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추 부총리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공동 대응하겠다”라며 “외환시장은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경계하면서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면 정부의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밖에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 부총리는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과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시스템 리스크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제정책 수장들은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료=한국은행
경제정책 수장들은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집값 상승의 주범인 기준금리를 빨리, 더 많이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특히 금리 조정의 잣대인 물가에 주거비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띕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만이 해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이어집니다.

“시장 반응이고 뭐고 볼 게 뭐 있냐. 미국이 올렸으니 우리는 더 크게 올려야지. 이참에 인플레이션 구성방식이나 제대로 고쳐라. 집값 상승분 다 뺀 인플레이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 최소한 미국처럼 임대료율 환산분이라도 반영해라. 집값 오른 거 인플레이션에 반영하면 우린 8.6프로가 아니라 10프로도 넘는다” “한번 나간 외국인 돌아오려면 미국보다 5프로 이상 금리 줘야 할 건데. 터키처럼 17프로 금리 올리는 시대 오겠네”.

“무역적자로 달러 계속 유출, 결국 국가부도~ 금리 인상에 자존심 내세울 게 아니라 미국 인상분에 탄력적 대응해. 지난날 우리는 절대 빅스텝 없다고 장담했으면서 앞으로 금리 어떤 대처하는지 지켜볼게” “이미 미국과 금리 같은데 대체 뭘 더 보겠다는 건지. 미국이 한 번 더 0.75 올려서 역전당하면 그때야 부채 많은 기업들 눈치 보고 올릴 건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과 경우가 대체 뭐가 있어서 더 보겠다는 건지”.

“지금의 인플레를 금리로만 잡을 수 있다고 보는가? 잡을 수 있다면 금리 10%도 감수하겠다마는” “인플레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금리만 올린다고 해결될까? 러-우 전쟁, 중국봉쇄, 산유국 증산, 이란제재 해결” “현재 진행되는 세계적인 불안 요소들을 검토하시고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선제적 예방을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인플레 방어와 경기 살리기는) 병립 불가. 고금리로 경기 초토화 다시 재건의 수순, 가진 자들 배 불리는 스텝으로 갈 수밖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해 시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해 시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한편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다음 발걸음에,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당장 증시는 넥스트 스텝의 보폭보다 불확실성 해소에 반응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시장 모두 이날 상승장으로 마감한 것입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6% 오른 2451.41을, 코스닥은 0.34% 뛴 802.15를 기록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과 함께 안도 랠리를 전망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스탠스와 현재 펀더멘털 상황을 앞서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진정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240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최근 급락에 따른 되돌림 과정을 전개해 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대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의 방향성이 중요해졌다”라며 “당분간 주요국 증시는 주가 복원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단기 안도 랠리 출현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낙폭 과대 성장주와 중국 수출 관련 업종이 주가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면, 수도권(-0.02%→-0.03%)과 서울(-0.01%→-0.02%)은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자료=한국부동산원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면, 수도권(-0.02%→-0.03%)과 서울(-0.01%→-0.02%)은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자료=한국부동산원

반면 부동산시장은 금리 인상과 함께 매물 적체 영향으로, 거래가뭄이 굳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4.33~7.09%입니다. 변동형인 신규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3.69~5.63%입니다. 따라서 고정형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올해 안에 각각 8, 7%대에 다다를 전망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내놓은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주에 이어 0.02% 하락했습니다. 특히 수도권(-0.02%→-0.03%)과 서울(-0.01%→-0.02%)은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와 같이 금리가 높은 상황에선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며 “당분간 전체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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