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 7월 금통위는 ‘빅스텝’ 밟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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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75%… 7월 금통위는 ‘빅스텝’ 밟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5.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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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9개월 만에 두 달 연속 0.25%p 인상… 한미 금리 역전하면 자본유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지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 총재는 이날 회동 직후 우리나라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지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 총재는 이날 회동 직후 우리나라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한국은행

“금리가 역전하면 해외자금 이탈, 원/달러 환율 급등, 물가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다.”

‘금리역전’이란 상대적으로 낮았던 비교금리보다 오히려 높아진 상황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역전할 상황에 다다르자,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지난달에 이어 연속으로 인상한 건 14년 9개월 만입니다.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26일 열린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열흘 전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언급했던 빅스텝은 아니었지만,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처음 만난 직후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이 총재는 다만 “우리나라 입장에선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제가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도 “물가상승이 어떻게 변할지,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를 조금 더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은 물가 상승세를 감안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금통위에서 금리를 바꾼 첫 총재가 됐습니다. 이전까지 모든 총재는 첫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앞으로 시중금리도 오름세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가 문제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국의 가계대출은 1859조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금통위에서 금리를 바꾼 첫 총재가 됐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금통위에서 금리를 바꾼 첫 총재가 됐다. /사진=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로 반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초저금리로 부동산 갭투기,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열풍의 건너편에 있었던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다소나마 씻어줬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대마진으로 은행들 배만 불릴 것이라며, 서민들이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아싸~ 시작이다. 부동산 폭락~” “금리 10프로 가자. 투기꾼 개박살 내게” “그 정도론 안돼” “미국이 금리를 올리니 우리나라도 올려야겠지. 저금리가 계속되니 부동산 투기를 많이 한다” “7월에 빅스텝 가려나? 이러다가 미국과 역전되겠구만!” “기준금리 1,75%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올 해말까지 최소 3%는 진입할거고 (0,5% 한번, 0,25%는 3번 정도) 내년 역시 4%대에 진입할거다. 시중금리는 연말 7%대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보다 물가 폭등이 계속될 경우 연초에 8%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 자산가치는 예상보다 빨리 많이 하락하지 않을까?”.

“기준금리가 이렇게 올라도 정기예금 금리가 바로 따라 오르지 않으면 인플레 진정 효과는 전혀 없고, 사상 초유의 막대한 예대금리 차이로 은행들만 배 불리겠는데? 은행 예대금리 차이부터 줄여주세요” “기준금리는 적당하다니까. 문제는 은행 대출금리 평균 1.3%를 폭리를 취하고 있다. 2금융권은 2.3% 평균 폭리” “물가 폭등하겠네. 코로나 기간 동안 국민들이 빚 지고 싶어서 빚을 졌냐? 적당히 해라” “금리인상 생각 좀 하고 올리지. 어케하면 물가 안정과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건지. 금리 인상밖에 답이 없냐”.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전망의 보고서를 내놨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전망의 보고서를 내놨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한편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지난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에 맞춰 한국 금리를 조정하는 ‘금리 동조화 정책’에 비해 국내 물가·경기 안정을 중시하는 ‘독립적 통화정책’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더라도 중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가 더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보다 한국 금리가 낮으면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200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로 인해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한 적은 없다”라며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라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미국처럼 올릴 경우 경기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6일 금통위 직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의사록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26일 금통위 직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의사록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앞으로 관심은 7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지입니다. 오늘(26일) 금통위 직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의사록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재확인했습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7월 13일 ▲8월 25일 ▲10월 11일 ▲11월 24일로 네 차례입니다. 계속해서 미국으로부터 금리역전을 막아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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