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잇단 흥행실패… 하반기 코스피 ‘3000’ 탈환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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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잇단 흥행실패… 하반기 코스피 ‘3000’ 탈환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5.1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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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철회 없다던’ 원스토어도 수요예측 부진… 코스피 예상 최저 2400, 최고 3100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번 달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는 원스토어가 상장 철회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진은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이번 달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는 원스토어가 상장 철회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진은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하단인 3만4300원보다 27% 낮은 2만5000원을 써냈다.”

어제(10일) 오후 마감한 원스토어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 실패로 끝났습니다. 참여기관도 수십 곳에 불과,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상장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라고 못 박았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SK스퀘어 계열사 가운데 1번 주자였던 SK쉴더스에 이어 또 ‘IPO 불발탄’이 나올지 불안합니다.

SK쉴더스가 지난 6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쉴더스가 지난 6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흥행실패’. 진행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상업적으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끝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들이 잇따라 흥행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이번 달에는 SK쉴더스가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4번 타자’를 기다리던 대한민국 주식시장도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삼성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3분기에 2500~2800선을 오르내린 뒤 4분기에 3000을 회복하는 ‘상저하고’ 패턴이 예상됩니다. 김용구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를 이처럼 전망하며 “최근 대외환경 변화를 감안해 종전 연간 전망인 2600~3100포인트 대비 상·하단을 100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4분기 지수 상단인 3000포인트는 올해 코스피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인 192조7000억원을 고려한 추정입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분기에 11.4배까지 오른다는 점을 가정한 것입니다. 3분기 지수 하단인 2500포인트는 과거 글로벌 경기침체와 시스템 리스크 발발 당시 하방 지지선, 코스피 연간 순이익이 174조6000억원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입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3분기에 2500~2800선을 오르내린 뒤 4분기에 3000을 회복하는 ‘상저하고’ 패턴으로 예상했다. /자료=삼성증권
삼성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3분기에 2500~2800선을 오르내린 뒤 4분기에 3000을 회복하는 ‘상저하고’ 패턴으로 예상했다. /자료=삼성증권

김 연구원은 “3분기는 국내외 증시 동반 침체 현상이 빨라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힌 경기환경과 연준(미국 중앙은행)의 공세적 통화 긴축이 경기침체 조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한 영향”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3분기 시련은 자포자기가 아닌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반기 포트폴리오·주도주 전략 초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비껴갈 수 있는 ‘불황에 강한 주식 찾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낙폭과대 주가 메리트, 중립 이상의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삼중 교집합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및 하드웨어(2차전지) ▲자동차 ▲정유 ▲철강 ▲상업 서비스(방위산업) ▲통신을 꼽은 것입니다.

반면 IBK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이보다 낮은 2400~2850선으로 예상했습니다. 변준호 연구원은 “고물가로 수요 둔화와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부담이 커져 하반기 이후 소비 심리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근거로 “(지난달 20일 기준) 블룸버그의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20%를 웃돌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달리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삼성증권보다 아래위 100포인트씩 높여 2600~3100선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인은 팬데믹 기간 정부 지원금 이상을 저축해놨다”라며 “이 저축이 내년까지 소비로 전환될 것이다. 소비가 위축되며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지만, 하반기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증거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들이 잇따라 흥행 실패의 쓴잔을 마시면서 증시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들이 잇따라 흥행 실패의 쓴잔을 마시면서 증시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증권사들의 하반기 예상 코스피지수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폭넓은 밴드를 지적하며 더 이상 증권사 리포트에 속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원스토어의 흥행 실패에는 개인투자자를 무시한 SK 계열사에게는 당연한 결과라고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니다.

“폭을 저렇게 넓게 예측을 하는 게 뭔 의미가 있나. 아예 1~3000이라고 해도 되겠다” “걍 2000~3000이라고 해라” “잃거나 물리거나 손절하거나 홀딩하거나 할 듯” “올해 안에 2200선 반드시 찍는다. 그리고 반등했다가 내년에 다시 폭락” “증권사야 어차피 영업 해서 먹고살아야 하니 개인들 매수 유인해야지. 그러나 이젠 개인들 상승 안 믿는다. 매수 여력도 없다. 증권사 너희들이 프로그램매수 유발해서 3000 올려 놔라. 그래야 개인들 차익 매도하지”.

“원스토어라는 거 이용해 본 사람 손들어 보세요. 근데 뭐하는 곳인데 알파벳이랑 비교” “20000원도 비싸다” “상식적으로 안드로이드 OS에 기생하는 써드파티 마켓이 상장한다 하면 누가 사겠냐. 당연히 공모가가 높게 나올 리 없지” “적당히 하지 좀. 돈 잘 버는 회사 같으면 그냥 비상장 자회사로 들고 있지, 상장해서 투자받고 성장하겠다는 핑계로 개미들 돈 뜯어내는 거로 밖에 안 보인다” “제발 상장해도 개인이 매수 안하면 됩니다” “SK야 니들이 뿌린 대로 거두는 거다. 흥행할 줄 알았니?”.

원스토어 흥행 실패 기사에 달린 댓글이 눈에 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원스토어 흥행 실패 기사에 달린 댓글이 눈에 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한편 코스피지수는 오늘(11일)도 26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7거래일째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른바 ‘S 공포’라 불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개별 기업보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중심은 종목, 바로 기업입니다. <원스토어 흥행 실패> 기사에 달린 댓글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사람이 중요한데... 그 회사에는 어떤 사람이 모여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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