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매물이 만든 현대·기아 중고차 진출, 가격 올릴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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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매물이 만든 현대·기아 중고차 진출, 가격 올릴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4.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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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시범판매, 소비자들 유감과 환영 교차… 중고차 가격 인상 우려도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1년 미뤄지면서 소비자의 불만도 커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1년 미뤄지면서 소비자의 불만도 커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허위·미끼 매물 규제 강화 등 거래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 14일, 한국소비자원이 중고 자동차 거래실태 조사 후 내린 결론입니다. 지난해 10월 20일~ 11월 30일 중고차를 구입한 적이 있는 소비자(501명)와 판매업자(105명)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설문 결과 눈에 띄는 것은 소비자(79.8%)보다 판매업자(98.1%)가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허위매물’을 꼽은 비율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물고기를 꾀는 미끼처럼 허위매물은 진실인 것처럼 꾸며서 팔려고 내놓은 물건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부동산시장과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 뿌리 뽑아야 할 악입니다. 소비자들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바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제(28일)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1년 미뤄졌습니다. 소비자의 불만도 더욱 커졌습니다.

소비자(79.8%)보다 판매업자(98.1%, 위)가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허위매물’을 꼽았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소비자(79.8%)보다 판매업자(98.1%, 위)가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허위매물’을 꼽았다. /자료=한국소비자원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사업 개시 1년 유예 권고를 주된 내용으로 한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최종 권고안>을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판매업 시업 개시 시점이 내년 4월 30일로 미뤄졌습니다. 다만, 내년 1~4월 회사별로 5000대까지 시범 판매할 수 있습니다.

또 내년 5월부터 본격 판매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인증 중고차는 개시 시점부터 2년 동안 판매 대수가 제한됩니다. 현대차는 내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의 2.9%,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4.1%로 제한됩니다. 기아는 내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2.1%, 2024년 5월부터 2025년 4월까지 2.9%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두 회사는 전날 입장문에서 “사업 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도 “중고차 통합정보 오픈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의 독점을 해소하고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완성차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전날 “중고차 시장 선진화에 대한 그동안의 소비자 요구와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업체간 역차별 해소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대기업 시장 진출 유예 3년을 요구하며 전날 단식투쟁까지 나섰던 중고차 업계는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사업 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사업 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현대차그룹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1년 유예’에 대한 불만과 함께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판매 대수 제약 대신 자사 브랜드만 팔게 하는 등 보완책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전체적으로 중고차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쌓여갑니다.

“지저분한 중고차 시장의 질서 정리를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진출이 꼭 필요한 업종이 중고차 시장” “현대차 기아차 빨리 중고차 진출해주세요. ㅠ” “중고차 시장이 얼마나 지저분하게 거래해왔는지 잘 알 수 있다” “내 주변에만 중고차 사기당하거나 하자 있는데 보상 못 받은 사람만 몇명입니다. 다 자업자득” “중고차도 현대에서 사야 한다. 그래야 바가지 안 쓴다. 중고차팔이들한테 사면 미끼상품 허위매물 올려놓고 다른 차 보여주고 바가지 씌우고 비싸게 산다” “믿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만족”.

“판매 대수 제약 없애고 대신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게 하자” “허위매물 중고차 물 먹은 차 전부 처벌 강화가 답이다” “댓글 보니 가격이 올라도 당연하다는 여론 형성 중인 듯. 딜러가 장난치는 돈이 없어지는데 올라갈 이유 없다고 본다. 좋은 차는 비싸게 받는 거고 상태에 따라 정당한 가격이 형성되리라 본다” “향후로는 오히려 대기업에게 독일듯. 중고차 판매 퀄리티를 높이면 중고차 구매율이 올라갈 거고 결국 신차판매량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음” “결국엔 또 현기가 돈 벌어 가겠군. 전기차 들어와서 인원 감축하는 거 전부 중고차 시장으로 가겠군”.

“중고 가격은 엄청 오를 겁니다. 개인들은 현대기아에 조금이라도 더 받고 팔려고 할거고 중고 업자들도 가만있진 않을 거고 매입가 자체가 오르겠죠. 외제차 인증 중고 보세요. 엄청 비싸요. 결국은 본인이 차를 볼 줄 알거나 전문가와 동행해서 차를 보고 고르는 게 답입니다. 현대기아에서 사도 보증은 기껏해야 1년일 거고요. 보증 남아있는 차들은 그대로 가는 거고요. 다만 심리적으로 현대기아에서 사는 게 안정감은 있겠죠. 결론은 중고값은 전체적으로 오를 거다. 현대기아는 더 비싸게 팔 거다. 글쎄요 어떤 게 나은 건지 잘 모르겠네요”.

거래가 끝났는데도 네이버부동산에 계속 노출돼있는 아파트 허위매물 광고가 지난 2월까지 3만7705건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부터 이들 허위매물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매겨진다. /자료=국토교통부
거래가 끝났는데도 네이버부동산에 계속 노출돼있는 아파트 허위매물 광고가 지난 2월까지 3만7705건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부터 이들 허위매물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매겨진다. /자료=국토교통부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거래가 끝났는데도 네이버부동산에 계속 노출돼있는 아파트 허위매물 광고가 지난 2월까지 3만770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계약을 직접 체결한 공인중개사가 방치하고 있는 광고도 8400건이었습니다. 이번 달부터 이들 허위매물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매겨집니다. 시장을 어지럽힌 죗값으로는 적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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