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시장 얼어붙는데… 예대마진으로 ‘46조원’ 챙긴 은행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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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시장 얼어붙는데… 예대마진으로 ‘46조원’ 챙긴 은행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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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5대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최고 1.83%p 더 붙여 30조원에 가까운 이자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5대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최고 1.83%p 더 붙여 30조원에 가까운 이자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적게 주고 많이 받아 지난해만 46조원 넘게 챙겼다.”

오늘(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내놓은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예대마진 수익’입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은 예금보다 대출 금리를 최고 1.83%포인트 더 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이 거둔 이익만 30조원에 가깝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 7조2648억 ▲NH농협 5조896억 ▲신한 5조7889억 ▲하나 5조6325억 ▲우리은행 5조3475억원입니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챙긴 예대마진 수익만 46조원을 넘었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챙긴 예대마진 수익만 46조원을 넘었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직접금융’. 기업이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치는 간접금융보다 이자 부담이 없어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식입니다. 지난달 주식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금리 인상 우려로 회사채 발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월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1조4147억원(14건)으로 전월보다 86.6%(9조1378억원) 감소했습니다. 기업공개(IPO)에 따른 주식 발행이 2329억원(12건)으로 한 달 새 97.8%(10조1578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주식 발행액이 10조원을 넘었습니다.

지난달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모두 감소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달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모두 감소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와 함께 지난달 회사채 발행도 14조93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7.0%(16조9815억원) 쪼그라들었습니다. 전월인 1월에는 ‘연초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1월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발행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회사별 회사채 발행액은 ▲하나은행 6600억 ▲현대캐피탈 6000억 ▲KB금융지주 6000억 ▲롯데케미칼 5000억 ▲LG디스플레이 4450억 ▲SK 3900억 ▲신한은행 3600억원입니다. 종류별로는 일반회사채가 5조375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180억원 줄었습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금리 인상 및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체 회사채 잔액은 630조2597억원으로 4201억원(0.1%) 증가했습니다. 일반회사채가 1월 2조2540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도 7810억원 순발행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주식과 회사채를 합한 발행액은 모두 15조508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월보다 43.7%(12조259억원) 줄어든 것입니다.

역대 최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은행 연체율은 대출 만기 연장 등을 고려하면 과소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역대 최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은행 연체율은 대출 만기 연장 등을 고려하면 과소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올해 들어서도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금감원이 내놓은 1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3%입니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12월 말보다 0.02%포인트 높은 것으로 역대 두 번째입니다. 신규 발생액(8000억원)은 전월과 비슷했지만, 연체채권 정리규모(5000억원)가 1조2000억원 줄었기 때문입니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0.28%)이 한 달 새 0.02%포인트 올랐습니다. 대기업은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중소기업이 0.02%포인트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0.17%)은 주택담보대출 영향으로 0.02%포인트 올랐습니다. 만기 연장 등으로 숨은 부실이 반영되면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의 이익은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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