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코앞, ‘2조6000억 내던진’ 외국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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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코앞, ‘2조6000억 내던진’ 외국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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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에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2조6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사진=픽사베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에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2조6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사진=픽사베이

“대박이다, 몇 달을 우려먹네. 여태까지 선반영해놓고.”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오늘(14일), 한 증권사가 <주식투자 대응 전략> 보고서를 내놓자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보고서는 ‘코스피가 2500선에 진입하면 비중을 늘리고, 2600선 위에서 등락을 보이면 비중 확대를 늦춰라’라고 권고합니다. 이 증권사는 지난달 28일에도 이와 다를 것 없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셀코리아’(Sell Korea).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나라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반대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바이코리아’(Buy Korea)라고 부릅니다. 이번 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14일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당초 0.5%포인트까지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합니다. 다만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상 속도는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5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상장채권 6조42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외국인들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5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상장채권 6조42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자료=금융감독원

당초 시장에서는 일곱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 다섯 차례에 이어 내년에 네 차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셀코리아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22년 2월 외국인 증권동향>에 따르면, 두 달 연속 셀코리아가 이어졌습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2조5800억원어치의 국내 상장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올해 1월 1조6770억원어치 순매도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에서 1조6190억, 코스닥에서 9610억원을 팔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724조9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시가총액의 28%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3000억원)과 아시아(2000억원)는 순매수했지만, 유럽(-1조4000억원)과 미주(-7000억원)는 순매도했습니다. 특히 영국(-1조3000억원)과 케이맨제도(-1조1000억원)의 순매도 규모가 두드러집니다. 국적별 보유 규모는 미국(293조2000억원, 40.4%), 유럽(222조3000억원, 30.7%), 아시아(101조3000억원, 14%), 중동(24조8000억원, 3.4%) 순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상장채권 6조4270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만기로 돌아온 2조4770억원어치를 갚고, 3조9500억원어치를 순투자했습니다. 외국인은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모두 221조9000억원어치의 국내 채권을 보유(상장잔액의 9.7%)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월 순투자로 전환한 뒤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별 국내 상장주식 순매도 동향. 케이맨제도(영국령) 등 조세회피처의 셀코리아가 눈에 띈다. /자료=금융감독원
국가별 국내 상장주식 순매도 동향. 케이맨제도(영국령) 등 조세회피처의 셀코리아가 눈에 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 등 ‘셀코리아’ 이유를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어 불만은 ‘공매도’로 정점을 찍습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물적분할 꼬라지 보면 그럴 만하지. 사실 주식도 아님. 권리도 없으니깐” “엔솔(LG에너지솔루션)만 그날 하루 쳐판 돈만 1조가 넘는데? 그걸 누가 처 받았지? X기금이 다 쳐받았잖아” “주식 단타로 사고팔고 사고팔고 한 결과가 증권사 직원들 기본급 2000% 성과급으로 돌아감. 주식시장의 진정한 승리자는 증권사 직원임” “많이들 사고팔고 해~ 증권사 직원이라도 배 불리니 얼마나 보람된 일이야” “마바라들(바람잡이들) 저가다 입 털 때 조심. 주식 해보니 안 하고 사는 게 삶의 질 측면에서 이로움. 특히 한국 시장은”.

“한국은 돈 없이도 주식거래가 가능하니 돈을 빼지. 없는 주식 만들어서라도 팔아치워서 공매 치는데” “공매도해야 들어온다며 다 떠나는데? 공매도 사라지게 하자” “글로벌 공매도 맛집 국가 된 책임 있는 금감원 해체하자” “주가조작 공매도는 안 막을 거니” “공매도 제한은 언제 하는 건가? 그건 공약 아닌가?” “팔려면 곱게 팔지. 공매는 왜 글케 쳐대냐” “그냥 시원하게 박살 내라. 공매도 아주 신났더만”.

“지금이 바닥이라면서 국내 주식 사는 개미들 없지? 전쟁 이슈에 미 금리 인상까지. 악재 있으니까 함부로 들어가지 말고, 관망해. 이럴 때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자산 지킬 수 있음” “한국 시장에서 개인이 주식 해서 돈 벌었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한때 벌었을 수도 있지만 그 뒤 계속 주식을 했다면 아마도 번 거 다 까먹고 더 손실 났을 확률이 200%. 돈 벌었다 자랑하는 사람 있으면~ 어~너 돈 쳐박았구나 생각하셈”.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7일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7일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한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따라 우리 증시의 단기 급등락은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FOMC 전후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의 기회”라며 “최근까지 상대적으로 부진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업종을 최선호 업종으로 제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큰 폭 조정 가능성은 낮게 평가한다”라며 “작금의 ‘실질 긴축’은 주가 상방을 제한하는 요소로 인식함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셀코리아가 바이코리아(Buy Korea)가 될지, 바이코리아(Bye Korea)가 될지 ‘17일’이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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