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MSCI 퇴출, “코스피 단비” vs “공매도 우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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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MSCI 퇴출, “코스피 단비” vs “공매도 우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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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공매도 전면 허용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요건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공매도 전면 허용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요건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1. 지난해 12월 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전면’ 재개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MSCI는 한 번도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실제 2013년 금융주의 공매도 제한을 폐지했지만, MSCI는 오히려 다음 해 우리나라를 선진국지수 관찰 대상국에서 빼버렸습니다.

#2. 올해 1월 25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논의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시기나 방법은 정부 당국과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계량적 요건은 갖췄는데 시장 접근성에서 6개를 못 갖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선진지수’. 세계 주가지수로서 주로 선진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대표적으로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가 있습니다. 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이 1986년에 인수한 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 작성하여 발표하는 지수로,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는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사진=MSCI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는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사진=MSCI

미국계 펀드의 95% 정도가 기준으로 삼을 만큼 펀드 운용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산업 및 펀드스타일 등에 따라 100여개의 지수를 제시하고 있는데, 산출기준은 유동주식 방식입니다. 실제 유동주식을 기준으로 비중을 계산, 유통되지 않는 주식까지 합산해 실제 시장 영향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시가총액 방식의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MSCI 지수 가운데 하나인 신흥국(EM, Emerging Market) 지수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EM지수에 포함된 나라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MSCI는 3일(현지시간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9일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를 EM에서 제외하고 ‘독립’ 시장(Standalone Market)으로 재분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MSCI EM지수를 좇는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지수에서 차지했던 비중만큼, 우리나라와 중국 등 EM지수 소속국들의 자금 유입이 기대됩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비중은 3.28%”라며 “중국(32.38%), 대만(15.91%), 인도(12.47%), 한국(11.95%), 브라질(4.56%) 등이 지수 내 국가들”이라고 밝혔습니다.

MSCI는 3일(현지시간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9일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를 EM에서 제외하고 ‘독립’ 시장(Standalone Market)으로 재분류한다고 밝혔다. /자료=MSCI
MSCI는 3일(현지시간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9일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를 EM에서 제외하고 ‘독립’ 시장(Standalone Market)으로 재분류한다고 밝혔다. /자료=MSCI

김 연구원은 이어 “MSCI EM 전체 추종자금 약 1조8000억달러(2200조원)에서 한국의 비중은 11.95%로, 기존 비중으로 분배할 경우 대략 70억달러(8조4000억원)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유입자금 추정치는 전문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되고 다른 국가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한국 비중은 0.2%포인트(12.2%→12.4%) 정도 증가한다”라며 “액티브 펀드까지 고려하면 매입 수요가 34억달러(4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용구 연구원의 추정치보다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든 것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 나아가 “러시아가 거래정지가 될 경우라도 선물 등 파생시장을 이용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신흥국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면 패시브 자금 약 1조원 미만이 유입될 수 있어 영향은 크지 않지만 9일에 다가설수록 수급적으로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퇴출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는 곧 공매도를 위한 자금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러시아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퇴출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는 곧 공매도를 위한 자금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우리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유입자금은 공매도 자금이 될 것이라며 걱정도 이어집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남에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게 그저 반갑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나쁜 소식은 아니네” “굿! 전 세계 갈 곳 잃은 자금 2월 무역수지 흑자고 수출 역대치 나온 한국으로 몰려오겠네. 다들 갭상에 쩜상 가즈아~~~” “러시아 msci 퇴출해서 그 자금이 다른 신흥국으로 오려면 러시아 증시에서 빼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만약 맞다면 지금 불가능하지 않나요? 제가 모르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묶여 있는 자금 빼고 앞으로 거래될 자금이 이동한다는 거죠. 하루 거래대금이 꼭 매도 금액으로만 측정되는 게 아니라 새롭게 자금이 유입되니까요”.

“남이 먹으려다 뺏긴 거 넙죽 받아먹으면 세계가 한국을 어떻게 볼지. 이권이 걸린 영역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바람잡이도 양심껏 해라. 이건 뭐 김칫국물을 드럼통째 마시려고? 아서라 연탄 가스에 중독된 사람이나 마셔라” “와씨 미국이 아예 돈줄을 다 틀어 막아버리네. 와 이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이 아니면 전쟁 자체가 쉽지는 않은 세상이구나. 러시아가 못 버틸 각이다. 이건 완전히 고립 중에 고립” “푸틴아~~신세계 영화 봤어? 거기에 딱 너한테 어울리는 명대사가 있어.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그리곤 어떻게 됐는지 알지?”.

“공매도 자금으로 들어오겠지” “공매 자금이나 헤지 자금이겠지” “공매도 개편 없음 신흥국이고 선진국이고 똑같음” “그거 해봐야 전종목 공매도가 가능해질 뿐이야” “MSCI 지수는 공매도 사기질 지수다” “한국,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바뀔 거라는데?” “국내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대단하긴 하군요. 위험을 모르는 과연 얼마나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다른 나라 다 떨어지는데 국내 주식은 더 위험해지고 있네요. 정말 조심들 하시길 바랍니다” “반사이익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반사이익 없다. 자꾸 띄우지 마라. 순진한 개미들 또 당한다”.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지난해 말 외화증권 투자잔액은 4027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지난해 말 외화증권 투자잔액은 4027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우리나라 기관투자가가 해외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잔액이 지난해 말 4027억2000만달러였습니다. 1990년 통계가 시작된 뒤 사상 최대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코리안페이퍼’에 대한 투자는 55억1000만달러나 줄였습니다.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기관의 투자 현주소입니다. 누구를 위한 선진지수 편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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