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상장 27일은 ‘검은 목요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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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상장 27일은 ‘검은 목요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1.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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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월 마지막 주 코스피는 2800~29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다.”

어제(23일) 한 증권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을 계속 짓누를 것으로 내다봅니다. 여기에 설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도 증시를 얼릴 것이라며, 1주일 전(2900~3050p)보다 코스피 예상 밴드를 100포인트 낮춰 잡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실제 코스피(2834.29~2890.10p)를 보면 이번 주 전망치도 높습니다. 더군다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인년 들어서 24일까지 코스피지수가 6.89% 빠졌다. 사실상 1월효과는 실종됐다. /자료=한국거래소
임인년 들어서 24일까지 코스피지수가 6.89% 빠졌다. 사실상 1월효과는 실종됐다. /자료=한국거래소

‘일월효과’.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까만 호랑이의 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던 새해 증시가 1월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1월효과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봅니다. 특히 1월 마지막 주 첫 매매에 나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8~19일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440만명의 투자자가 참여, 114조원 규모의 증거금이 몰렸습니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경’ 단위의 주문액(1경5203조원)을 끌어모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한다면, 주가는 공모가(30만원)보다 160% 높은 78만원을 기록하게 됩니다. 시가총액 182조5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24일 시총 86조6323억원)를 단숨에 제치고 삼성전자(448조3307억원)에 이어 코스피 2위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즐거운 상상이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 입장에서는 악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면 주식을 투자해야 하는 펀드들이 있는데 이 경우 대형 종목들을 중심으로 수급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 입장에서는 악재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 입장에서는 악재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허율 NH투자증권은 연구원도 “코스피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투자 주체들은 포트폴리오 내 기존 주식들을 매도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코스피 지수 내 주요 종목들의 하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금투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패시브 자금 유입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합니다.

패시브 자금이란 오로지 주요 지수(코스피, MSCI S&P500 등)의 흐름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되는, 이름 그대로 수동적인 투자금을 뜻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상장 이후인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을 시작으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코스피200지수 편입 등이 예상됩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월간기준 IPO 종목의 시총이 코스피의 2%를 넘으면 지수부담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시총을 70조원으로 가정하면 코스피의 3%가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전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1월효과 실종에 한몫할 전망입니다.

FOMC 결과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27일 새벽 발표됩니다. 지난 1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3차례 이상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 입장을 내놨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QT에 대한 확정적 계획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다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은 분명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이 두려운 이유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인 27일 새벽에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1월효과 실종에 한몫할 전망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인 27일 새벽에 나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1월효과 실종에 한몫할 전망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임박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은 금지해야 한다’라며 거듭 소액 투자자 보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상장 첫날 따상을 하지 못할 거라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물적분할 금지하라. 정치권은 즉시 물분 금지로 상법 개정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천만 소액 투자자 보호에 적극 나서라” “세포분열 서너 번 하면 시총 세계 최고 되겄다. 얘네들 또 물적분할하는 거 아닌가?” “돈 한 푼 안 들이고 멀쩡한 회사 분할시켜 개미들 등쳐서 돈 버는 한국 사회” “궁금합니다. 70조 회사를 분할하여 70조 하나, 100조 하나 이렇게 둘로 만들 수 있나요?” “웃겨. 삼성 반도체 물적분할하면 시총 1경 되는 논리” “소액주주 피눈물 나게 하는 물적분할 상장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따상? 이 X들이 개미를 무덤으로 이끄는 X들이다. 그냥 두고 보면 될 것을. 퉤!” “70조 회사 일부를 쪼갰으니 주당 적정가격은 18만원 정도? 첫날부터 하한가 예상해봄. 뭐 대부분은 몇주 안 돼서 큰 피해는 안 보겠네요” “따상 절대 못 한다. 유동비율이 낮다 해도 따상이면 13조가 넘는다. 그 정도로 우리나라 주식 유동성이 좋지 않다. 따는 가능할 수 있지. 허매수 넣고 그거 따라서 같이 넣으면 100% 올라서 시작할 수도. 다만 장중 고점 찍고 폭락할 듯” “회사를 분할해서 상장하는데 원주보다 시총이 크다는 게 말이 되니? 상장 날 고가에 물리면 절대 못 나온다”.

“삼전의 연간 영업이익보다 적은 매출액인데 거품이 심하다” “따상 절대 못 가죠. 말도 안 되는 거죠. 말이 된다면 지금 크래프톤주가가 150만원 뚫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크래프톤 주가가 공모가 반토막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처럼 아마도 이거 50만원이나 잠깐 찍었다가 야금야금 밑으로 흐를 겁니다” “이번에도 호구 연기금이 비싸게 사줄 거라 생각한다. XXX 카카오는 엄청 사줬거든. 기대할게. 연기금” “지금 기술주 떨어지는 거 보고도 따상 기대를 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게 신기함” “개인들 절대 주식 안 사면 주가 안 올라갑니다. 그래야 기관 외국인 돈 못 벌죠. 비싼 값 주고 절대 사지 마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임박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은 금지해야 한다’라며 거듭 소액 투자자 보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부산국제금융센터 한국거래소 황소상. /사진=한국거래소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임박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은 금지해야 한다’라며 거듭 소액 투자자 보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부산국제금융센터 한국거래소 황소상. /사진=한국거래소

한편 전문가들은 1월효과 실종에 이어 2월 증시도 어둡게 봅니다. 특히 대형주의 ‘어닝쇼크’를 확인할 차례라는 것입니다. 지난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이 잇따르고 있어 어닝시즌의 기대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과급 변수가 있긴 했지만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15조30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익의 규모, 밸류에이션보다는 전망치 달성률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데 지난해 3, 4분기 연속으로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점은 향후 약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 감소한 3조9000억원으로 컨센서스 4조2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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