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덮친 12월 코스피, ‘2750’이 마지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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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덮친 12월 코스피, ‘2750’이 마지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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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15년 8월 21일부터 KBS2에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로보텍스’의 등장 로봇. 왼쪽부터 카이, 타프, 오미크론이다. /이미지=3PAPAS, DR무비
2015년 8월 21일부터 KBS2에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로보텍스’의 등장 로봇. 왼쪽부터 카이, 타프, 오미크론이다. /이미지=3PAPAS, DR무비

“오미크론 인사드립니다. 모두 각오하시죠!”

2015년 10월 30일, <로보텍스>에 새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로보텍스>는 외계 금속 생명체와 지구 어린이들이 또 다른 외계 생명체를 물리친다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묘비를 세워주겠다는 ‘에피탑’이 필살기인 로봇은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하기 힘듭니다. 열다섯 번째 그리스문자에서 이름을 딴 그는 셰익스피어를 곧잘 읊조립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왼쪽)와 오미크론. 오미크론의 스파이크에 있는 변이 수는 델타 변이의 두 배인 32개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부분인 스파이크는 바이러스를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바로 이 스파이크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원리인데, 스파이크에 변이가 생기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왼쪽)와 오미크론. 오미크론의 스파이크에 있는 변이 수는 델타 변이의 두 배인 32개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부분인 스파이크는 바이러스를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바로 이 스파이크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원리인데, 스파이크에 변이가 생기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아직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힘든 오미크론이 주식시장을 덮쳤습니다. 앞선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의 학습효과로 글로벌 증시는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약세입니다. 증권사들도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12월은 물론, 새해 코스피 전망까지 하향 조정에 나섰습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출현에도 안정세를 찾고 있는 글로벌 증시와 달리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0.31포인트 빠진 2839.01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천스닥이 무너진 코스닥지수도 2.69% 급락하며 965.63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출현에도 안정세를 찾고 있는 글로벌 증시와 달리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0.31포인트 빠진 2839.01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천스닥이 무너진 코스닥지수도 2.69% 급락하며 965.63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12월 코스피 전망지수를 2700선 중반까지 낮췄습니다. 먼저 신한금융투자는 2750∼3000선을 제시했습니다. 노동길·이정빈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이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서도 백신 효과성 입증 후 반등한 바 있다”라며 “이번에도 백신 효과성 데이터 확인까지 걸릴 2주간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보다 조금 높은 2810~3080을 예상했습니다. 이재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영국, 10월 인도, 12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등장 당시, 코스피가 고점 대비 저점까지 -7%(9월)와 -6%(10월)씩 하락했고 12월엔 영향이 없었다”라며 “주식시장에 주는 악영향이 학습효과로 인해 약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영증권도 비슷한 수준인 2770~3130선을 내다봤습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주식 등 그동안 많이 올랐던 자산들이 조정받을 것”이라며 “원자재와 가상화폐도 조정이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주식은 먼저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상황이 다소 낫지만, 새로운 위기 국면인 만큼 한두 달은 조정이 올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9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36.60포인트(0.68%) 오른 3만5135.9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60.65포인트(1.32%) 상승한 4655.27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픽사베이
29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36.60포인트(0.68%) 오른 3만5135.9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60.65포인트(1.32%) 상승한 4655.27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다소 우울한 전망은 새해에도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2022년 증시는 오미크론 출현 이전부터 예상된 것입니다. 대신증권은 까만 호랑이의 해인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로 2610~3330선을 내놨습니다. 지난달에 예상했던 2700~3300선과 견주면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DB금융투자가 제시한 2650~3200보다 낮은 증권사 가운데 최저 전망치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새해 전망치로 2800~3400선을 제시했습니다. 허재환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처럼 자체적인 내수의 힘이 세지 않은 국가일수록 오미크론 출현은 경기 정상화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라며 “궁극적으로 오미크론의 출현은 새로운 팬데믹(세계 대유행) 쇼크라기보다 국가 간, 산업 간 차별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수혜주로 바이오와 언택트 분야를 꼽는다. 이른바 오미크론 수혜주들의 30일 종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수혜주로 바이오와 언택트 분야를 꼽는다. 이른바 오미크론 수혜주들의 30일 종가.

한편 이 같은 오미크론 긴장감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수혜주로 시선을 돌립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수혜주로 바이오와 언택트 분야를 꼽습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백신, 진단 키트 등 바이오와 메타버스, SW, 게임 등 언택트 관련주의 안전지대 트레이딩 논리가 한층 강화될 소지가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미디어·엔터 대표주 비중 확대의 호기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오미크론 수혜주를 구체적으로 보면 바이오 관련주로는 씨젠(096530), 바이오니아(064550),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멕아이씨에스(058110), 오텍(06717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현대바이오(048410)가 있습니다.

다만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백신주가 단기적 수혜주로 예상되지만 지속성은 떨어진다”라고 예측했습니다. 또 다른 오미크론 수혜가 예상되는 게임주로는 위메이드(112040), 카카오게임즈(293490), 펄어비스(263750), 네오위즈(095660), 크래프톤(259960)이 있습니다. 또 메타버스 관련주인 자이언트스텝(289220), 덱스터(206560), 맥스트(377030)도 수혜가 예상됩니다.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 영향도 있겠지만 지상파 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들의 시청률은 0.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 영향도 있겠지만 지상파 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들의 시청률은 0.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날아라 슈퍼보드, 무적 파워 레인져, 슬램덩크, 피구왕 통키, 달의 요정 세일러문, 포켓몬스터, 쾌걸조로, 슈퍼그랑죠, 달려라 부메랑, 베르사유의 장미’. 지상파 역대 시청률 톱10 만화들입니다. <날아라 슈퍼보드>는 최고 42.8%를 찍었습니다. 2021년 11월 현재 애니메이션 시청률은 0.2~0.4% 수준입니다. 그때 그 만화처럼 두근거리는 대한민국 증시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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