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잡는 신용융자 금리, ‘오미크론’ 덮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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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잡는 신용융자 금리, ‘오미크론’ 덮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2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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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 인상 움직임에 누리꾼들은 공매도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 당국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사진은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 인상 움직임에 누리꾼들은 공매도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 당국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사진은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동학개미 떠났어도 증권사는 여전히 웃었다.”

어제(28일)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이 나오자 기사 댓글난이 후끈 달아오릅니다. 국내 58개 증권회사가 챙긴 순이익이 2조5162억원, 석 달 새 2387억원(10.5%) 늘었습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주식 등을 사고파는 수익이 9038억원(100.5%) 증가한 덕분입니다. 반면 수탁수수료는 1343억원 감소했습니다.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국내 증권사가 올해 3분기 자기자본으로 주식 등을 사고 파는 자기매매수익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2분기보다 10% 넘게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증권사가 올해 3분기 자기자본으로 주식 등을 사고 파는 자기매매수익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2분기보다 10% 넘게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신용융자’. 증권회사가 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를 다음 달부터 올리거나 올리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뜩이나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다음 달 1일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합니다. 융자 기간이 1∼7일인 경우 이자율을 기존 5.2%에서 5.5%, 8∼15일 금리는 6.2%에서 6.5%로, 16∼30일 금리는 7.2%에서 7.5%로, 31∼60일 금리는 8.0%에서 8.3%로 구간마다 0.3%포인트씩 올렸습니다.

3분기 국내 58개 증권사의 신용공여(신융융자) 잔액은 전분기보다 1.8조원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3분기 국내 58개 증권사의 신용공여(신융융자) 잔액은 전분기보다 1.8조원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DB금융투자는 이에 대해 “기본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일평균 금리 상승에 따라 신용융자 이자율을 올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는 CD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본으로 가산금리를 추가합니다. 대부분 기본금리는 곧바로 신용융자 이자율에 반영하는 반면, 가산금리를 조정해 신용융자 금리를 관리합니다.

DB금융투자를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이날 현재 이자율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한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당장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조정하지 않더라도,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면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다음 달부터 구간마다 0.3%p씩 올린다는 DB금융은 벌써 인상률이 반영돼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다음 달부터 구간마다 0.3%p씩 올린다는 DB금융은 벌써 인상률이 반영돼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28개 증권사가 올해 3분기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모두 1조3432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54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 같은 역대급 이자수익은 ‘빚투’(빚내서 투자) 영향도 크지만 증권사들의 높은 신용융자 금리도 한몫합니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은 7일 이내 신용융자는 3.9∼7.5%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3개월 동안 빌려 쓰면 금리는 9%대까지 뜁니다. 은행권의 지난달 기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3.45%인 것과 견주면 3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업권별 조달 금리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금리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23조4830억원으로, 지난달 말 24조313억원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말(19조2000억원)보다는 여전히 20% 정도 많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23조4830억원으로, 지난달 말 24조313억원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말(19조2000억원)보다는 여전히 20% 정도 많다. /자료=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25일 기준 23조4830억원으로 지난달 말 24조313억원보다 소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19조2000억원)보다는 여전히 20% 정도 많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증권사들을 고리대금업자라고 꾸짖습니다. 아울러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 당국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고리대금업자, 공매도 편승으로 일반개미 죽이는 증권사, 이를 방조하고 수수료 뜯어내는 정부~” “지금도 높지 않냐. 주주들 벗겨 먹을 생각 하지마라 다 떠난다. 고객들이 만만해 보이지. 수수료 담합시키지 말고 경쟁시켜라. 어디가 싼가. 우리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 금융독재 탈피하자” “매매 수수료에 이제는 이자까지 더 처먹겠다고?” “대출 거품은 이제 꺼져야 한다!!!” “불쌍한 빚투 영끌들 ㅎㄷㄷ” “빚투=사채 별반 다를 거 없다. 현금거래가 가장 속 편한 거다. 무리해봐야 성공할 확률 너무 낮은 국내 증권시장이다”.

“불공정 주식시장. 국민 빚투 부추겨. 공매도 폐지하라!!!” “개미 가두리어장 성업 중~~. 신용 이자놀이 8~9%/월 줍줍. 개미 익절 못하게 한국증시 상승은 불가. 미국증시로 가시게나. 개미들만 이자 호구” “빚투 이자 받으려고 못 오르게 누르는 개관들” “공매도는 괜찮고? 매매 수수료 무료화하라!!!!” “매매 수수료율을 내려라. 이젠 이자까지 뻥튀기? 개미 등골 빼먹냐” “수수료나 내려라. 이자 7~12%. 수수료 1억에 120만원 국가세금 25만원. 이런 도둑X들. 망해라. 한국증시는 이미 죽은 장, 절대 주식하지 마세요. 땅 사세요. 매년 10% 상승. 한국증시 사기판, 도박판. 절대 매수금지”.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Omicron)’ 등장에 국내외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Omicron)’ 등장에 국내외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Omicron)’ 등장에 국내외 증시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을 신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했습니다. 오미크론은 재감염 위험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악재’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이 부각된 점과 오미크론 변이가 치명적으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 등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라면서도 “아직 글로벌 각국의 공장 봉쇄 조치 등이 나오고 있지 않은 만큼 변동성 확대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변이 대응에 대한 백신 제조사들의 움직임과 학습 효과, 전면 봉쇄에 대한 주요국들의 신중한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3월과 같은 급격한 시장 위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장 충격의 완충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국내 증시의 자체 동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오미크론 여파는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미크론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충격은 7% 내외로 본다”라며 “코스피는 추가적으로 4% 내외, S&P500은 3% 내외 조정 이후 반등 시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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