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다음 날 예금금리 올린 은행, 대출금리 폭탄 예고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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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다음 날 예금금리 올린 은행, 대출금리 폭탄 예고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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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른 시일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내비쳤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른 시일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내비쳤다. /사진=한국은행

“지난번 회의에서 ‘점진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가장 주된 이유다.”

11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제로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이 총재는 짧아진 머리카락만큼 이른 시일 안에 추가 인상을 예고합니다. “연속해서 절대 안 올린다는 도식적인 사고를 깨뜨리고 싶었다”. 새해인 2022년 첫 금통위는 1월 14일입니다.

‘우대금리’.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돈을 빌려주거나 맡을 때 신용도가 가장 좋은 고객에게 매기는 금리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은행들의 예금 금리에는 제때 반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준다는 예금상품의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결국 금융감독 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내렸습니다.

지난 1~9월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출시된 특판 예·적금은 모두 58종, 225만계좌(10조4000억원)였다. 이 가운데 만기가 되어 고객에게 실제 지급된 금리는, 은행이 맨 처음 홍보한 최고금리의 78% 수준에 그쳤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 1~9월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출시된 특판 예·적금은 모두 58종, 225만계좌(10조4000억원)였다. 이 가운데 만기가 되어 고객에게 실제 지급된 금리는, 은행이 맨 처음 홍보한 최고금리의 78% 수준에 그쳤다. /자료=금융감독원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9월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출시된 특판 예·적금은 모두 58종, 225만계좌(10조4000억원)였습니다. 이 가운데 만기가 되어 고객에게 실제 지급된 금리는, 은행이 맨 처음 홍보한 최고금리의 78% 수준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약속한 금리보다 실제 지급 금리가 절반 이하인 상품도 2개로 나타났습니다.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준다는 예금상품의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금융감독 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준다는 예금상품의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금융감독 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은행이 제휴사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고 11%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 적용 혜택을 받는 고객이 거의 없었습니다. 올해 대표적인 우대금리 지급 상품으로 8종의 적금이 출시됐는데, 9월 말 현재 해당 상품 고객 가운데 요건을 다 갖춰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7.7%에 그쳤습니다.

적금상품은 특히 적립금액이 점차 증가하는 구조이기에 실제 받는 이자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 3%에 월 불입한도가 10만원인 1년짜리 적금이라면, 한도까지 다 채워 만기에 찾아도 받는 이자는 1만9500원에 그칩니다. 납입한 120만원 기준으로 1.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적금상품은 특히 적립금액이 점차 증가하는 구조이기에 실제 받는 이자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적금상품은 특히 적립금액이 점차 증가하는 구조이기에 실제 받는 이자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이밖에 비교적 높은 금리가 지급되는 특판 상품도 중도해지 계좌 비중이 21.5%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된 특판 예·적금 20종만 따졌을 때, 예금상품의 해지율은 24.4%, 적금은 21.3%였습니다. 이들 중도해지 계좌는 페널티까지 적용돼, 평균 지급 금리가 0.86%에 그쳤습니다. 만기 금리(4.5%)와 견줬을 때 19.1% 수준입니다.

금감원은 우대금리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약관 및 상품설명서를 통해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제휴상품은 필요한지부터 따져보고, 중도해지 페널티 금리도 고려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금융사의 설명의무 충실 정도 등도 꾸준히 지도한다는 계획입니다.

비교적 높은 금리가 지급되는 특판 상품의 중도해지 계좌 비중이 2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비교적 높은 금리가 지급되는 특판 상품의 중도해지 계좌 비중이 2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은행의 ‘돈 놓고 돈 먹기식’ 영업을 꾸짖고 있습니다. 아울러 감독 당국도 경고음만 울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XX 같은 나라는 저런 은행은 처벌 안 하고 당하는 사람들 보고 조심하래” “바보냐?? 월 10만원 한도에 12개월 만기면 120만원인데. 3%면 얼마겠니??? 은행이 바보냐. 월 한도 정해놓고 장난치는 건데. 일년에 담배 3갑 벌었네” “은행에는 돈 바꾸러만 가세요” “말장난으로 가입자 우롱하는 은행은 각성하라!” “솔직히 은행이 대부업이지. 지금 하는 짓들은 서민 등골 빼먹는 짓이긴 하지” “역시 사기 집단인가??”.

“금감원이 소비자에게 경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은행에 하지 말도록 해야 하며 공정위도 나서야 하는 거 아닌가? 국민 돈 빨 생각들만 하지 말고” “은행이나 금융위나 어차피 한통속인 것들이 내가 잘났네 네가 잘났네 주둥이는 멈출 틈이 없구만” “이런 거야말로 못하게 법을 좀 만들어라. 무슨 페널티가 이렇게 세냐” “예대금리 차이가 왜 이렇게 높냐고 여론이 들끓으니까 그 대답이 우대금리 조건 원래 어려운 건데 우대금리 못 찾아 먹어서? 학을 뗀다”.

“금감원장아. 소비자경보 발령해서 소비자들에게만 조심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해당 은행들에게 속여 팔지 못하도록 사전 조치하고 사후 관리를 하는 것이 금감원이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외면한 채 보여주기 쇼(소비자경보)를 반복할 일이 아니다. 도대체 몇 번을 지적해야 알아들을 것이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예대금리 차이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은행들의 예금금리 상향 속도가 빨라졌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예대금리 차이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은행들의 예금금리 상향 속도가 빨라졌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한편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일제히 예금과 적금 금리를 올렸습니다. 통상 한 주 정도 시차가 있던 데 견줘 매우 이례적입니다. 우리은행은 이날(26일)부터 정기예금 19개 및 적금 28개의 금리를 0.2~0.4%포인트 올렸습니다. KB국민은행은 기준금리 발표 당일인 전날 17개 예금과 26개 적금 금리를 오는 29일부터 최고 연 0.4%포인트 올린다고 알렸습니다.

하나은행도 이날 적립식 예금 5종의 금리를 0.25∼0.40%포인트 상향했습니다. 다만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다음 주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은행들의 신속한 움직임은 당국의 압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사흘 전 정은보 금감원장은 “예대금리 차이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나저나 어쩔 수 없이 은행 돈을 빌린 서민들이 걱정입니다.

“대출금리를 더 올리겠단 거죠. 은행이 어디 밑지는 장사 하더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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