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 만원어치’ 샀다가 당할 수 있는 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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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식 만원어치’ 샀다가 당할 수 있는 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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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해 5월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자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액면분할을 예고했다. /사진=스페이스X
지난해 5월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자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액면분할을 예고했다. /사진=스페이스X

“투자자들의 주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주를 5개로 쪼갠다.”

지난해 8월 12일, 테슬라는 장 마감 직후 성명을 발표합니다. 애플에 이어 열흘 뒤부터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액면분할은 석 달 전 테슬라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미리 알린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의 주가는 같은 날 시간 외 거래에서 8%나 치솟습니다.

‘소수거래’. 주식 1주를 소수점 단위로 쪼개어 사고팔 수 있는 ‘소수점 단위 거래’를 줄여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비싸서 사기 힘들었던 주식을 액면분할을 통해 살 수 있는 것처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투자방식입니다. 2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주당 1109.03달러(약 132만원)인 테슬라 주식을 이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20개 증권사는 해외주식(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과 20개 증권사는 해외주식(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 /자료=금융감독원

25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소수거래 서비스가 대폭 확대됩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한국예탁결제원과 20개 증권사의 해외주식(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소수거래를 혁신금융으로 지정하고, 이달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렸습니다. 이전에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서만 해외주식 소수거래가 가능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나라마다 법령이나 제도의 차이, 시차 등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해외주식 소수거래는 1주 단위 거래인 국내주식과는 달리, 매매 시점이나 권리행사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해외주식 소수거래는 투자자가 소수 단위로 주문을 하면, 증권사가 이를 취합해 1주 단위로 매매주문을 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 고객이 1.4주, B 고객이 0.5주를 각각 주문하면, 증권사는 A와 B 고객분인 1.9주에 증권사분 0.1주를 합산하여 2주의 주문을 제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도 우리 돈으로 한 주에 130만원이 넘는 테슬라 등 해외 고가 주식에 대한 투자 접근성이 확대됩니다. 아울러 소규모 투자금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집니다.

금융감독원은 나라마다 법령이나 제도의 차이, 시차 등이 있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할 때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금융감독원은 나라마다 법령이나 제도의 차이, 시차 등이 있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할 때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금감원은 이와 함께 증권사별 거래 방식 차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모든 종목에 대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별로 거래가 가능한 종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 증권사별로 ▲주문 방법(수량 및 금액 단위 등) ▲최소 주문 단위 ▲주문 가능 시간 ▲주문 경로(MTS 등) 제한 여부 등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러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취합해 집행, ‘주문과 체결 시점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매매가격이나 실제 배정받는 주식 수량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권리행사(배당, 의결권, 주식 분할 또는 병합에 따른 배정) 방식이 1주 단위 주식과 다르고, 다른 증권사로 대체도 불가능해 증권사별 약관 내용 확인이 필요합니다.

금감원은 끝으로 해외주식은 투자 관련 정보 취득이 제한적이고, 매매손실 외에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해외주식 소수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을 이미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는 예정대로 이달 말부터 서비스에 들어갑니다. 금융위는 국내주식의 소수거래는 내년 3분기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를 해외주식에 대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여러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비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를 해외주식에 대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여러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높은 수수료를 언급하며 증권사들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될 뿐이라고 차가운 반응을 보입니다. 특히 ‘괴리율’을 앞세우며 투자 유의를 당부하는 글이 눈에 띕니다. 반면 높은 수익률을 언급하며 해외주식 투자 예찬론을 쏟아냅니다.

“수수료 비쌀 건데” “수수료가 어마어마” “증권사 수수료 조정부터 해라” “소숫점거래 내 맘대로 가격 맞춰 사고팔지 못하고, 수수료도 XX 비싸고, 이관 못 하고 결국 증권사의 또 다른 수익원일 뿐임” “개미 벗겨 먹는 것도 가지가지 한다” “수수료 타령하네. 지금 증권사 수수료 내는 건 만족하고?” “K-진상 되겠군” “비트코인이야 1개 가격이 엄청나니 그렇다 쳐도. 굳이 소수점 사야 할 주식이 많이 있나?” “공매도 제대로 관리해봐. 해외주식 안 하지” “미장(미국 시장)은 정직하기라도 하지. 코스피는 공매 놀이터”.

“이거 괴리율 장난질 친다. 하루에 주가가 100만~108만원까지 변한다고 하면, 실제론 100만원에 매수를 해놓고선 108만원에 샀다고 거짓으로 말할 거다. 앉아서 8만원 떼먹는 거지. 안 하는 게 좋다 이런 상품은. 결국은 리스크를 개미가 많이 가져가는 거다. 기관은 수수료와 괴리율 장난질로 이중으로 돈을 번다”.

“수익 보면 세금 수수료 눈에 안 보임” “국내보다 100배 좋더라” “주식을 잘 모르지만 해외주식 계좌에 매월 100만원씩 넣어두고 하루에 5만원씩 좋아하는 5개 지정해서 자동으로 투자하는데 소액이라 신경도 안 쓰이고 4개월 하는 중인데 수익률도 19퍼 유지 중이고 나쁘지 않음. 장이 무너져도 평단가가 맞춰져서 크게 변동성이 없음” “칼만 안 들었지 주식은 미국에서 하는 게 답임. 한국은 거지 될 확률이 80퍼” “서비스 개시하면 무조건 해라. 괜히 (한국 시장에서) 밤잠 설쳐봤자 인건비도 안 나온다”.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 허용과 기대효과. 금융위원회는 국내주식의 소수거래는 내년 3분기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 허용과 기대효과. 금융위원회는 국내주식의 소수거래는 내년 3분기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발길은 해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화증권 보유액이 날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날(24일) 기준 외화증권(주식·채권) 보관잔액은 1026억5000만달러(약 121조8000억원)로 집계됐습니다. 3분기 말 897억2000만달러에서 연일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테슬라였습니다. 22억5000만달러어치를 사들이고 18억40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워 4억1000만달러를 순매수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3억2000만달러), 리비안(2억4000만달러), 메타(2억3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5000만달러)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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