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부자가 본 ‘부자의 기준’, 동의합니까 [사자경제]
상태바
10억 부자가 본 ‘부자의 기준’, 동의합니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15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 4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를 인용,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인 브라질을 밀어내고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10위권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 4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를 인용,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인 브라질을 밀어내고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10위권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이들 5명 재산만 합쳐도 스위스 GDP보다 많은 세계 18위 수준이다.”

지난 4월 21일, 미국의 경제방송은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IMF(국제통화기금) 통계를 인용,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브라질을 제치고 세계 10위에 진입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시 세계 5대 부자(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 베르나르 아르노,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의 자산을 합치면 GDP로 몇 위쯤 될까요. 우리 돈으로 최대 204조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부자기준’. 돈 따위의 재산이 많은 사람을 가르는 잣대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우리나라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기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15일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의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 100억, 연소득 3억원 이상’이 부자기준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6월 1일부터 6주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 400명에게 물은 결과입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의 7할이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의 7할이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먼저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은 ‘한국에서 부자라면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총자산 100억원’(28.5%)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최소 소득 기준으로는 ‘연간 3억원’을 제시한 부자(34.5%)가 가장 많았습니다. 총자산 100억, 연간 소득은 3억원을 넘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들 부자는 대체로 빚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자산 30억원 미만 부자의 부채 비율은 총자산의 6.7%, 총자산 30억∼50억원 부자들의 부채 비율은 13.4%였습니다. 또 총자산 50억∼100억원 부자의 평균 부채는 9억2000만원으로 총자산의 13.1%, 총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들은 평균 17억원의 부채를 보유해 총자산의 11.7%를 차지했습니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자산 배분 전략은 ‘부동산’이었습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부동산자산이 59.0%로, 금융자산 36.6%보다 많았습니다. 다만 금융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64.9%, 30억원 이상 부자는 51.3%였습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은 총자산은 100억, 연간 소득은 3억원을 넘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은 총자산은 100억, 연간 소득은 3억원을 넘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

유형별로 보유한 자산을 보면 ‘거주 주택’의 비중이 29.1%로 가장 높았고, ‘유동성 자금’(12.6%), ‘빌딩·상가’(10.8%), ‘예·적금’(8.1%) 등의 순이었습니다. 연구소는 이번 보고서에 금융자산 5억∼10억원 보유자를 ‘준부자’로 정의해 분석한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준부자들은 부에 이바지한 요소로 사업소득(34%)과 부동산투자(22%), 근로소득(21%) 등을 꼽았습니다.

또 준부자의 주요 관심사는 ‘부동산 투자’와 ‘금융상품 투자’였습니다. 이는 ‘세무’나 ‘은퇴·노후’, ‘법률’ 분야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부자들과 구별되었습니다.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통해 더 많은 부를 키우려는 준부자의 욕구와, 자산을 유지 및 관리하고 다음 세대로 이전하고자 하는 부자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부자는 39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0.9% 늘었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70.4%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1년 사이에 21.6% 불어나 2618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이 자산 증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누리꾼들은 집값 폭등으로 설문 대상자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은 부자도 아니라며 전제부터 부정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누리꾼들은 집값 폭등으로 설문 대상자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은 부자도 아니라며 전제부터 부정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집값 폭등으로 설문 대상자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은 부자도 아니라며 전제부터 부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소득도 중요하지만, 자본소득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부자는 언감생심이라며 공과금 연체하지 않는 삶에 만족하는 댓글이 눈에 띕니다.

“아니 10억으로 서울에 집도 한채 못사는데 뭔 부자야?” “10억은 이제 부자도 아니지. 집 한채 사면 끝인데” “서울에 3~4억 집 있던 사람들 4~5년 만에 10억 부자 됨” “분양가 4억 아파트 5년 만에 17억 됐다~ 미쳤다~” “부자냐보다는 고소득자냐가 중요하다. 연간 3억은 적절한 기준이라고 본다. 자기 집값 올라서 부자라고 생각하는 바보 없지? 집은 대다수가 갖고 있는 거고 그걸 팔아서 원하는 것을 살 수도 없다” “난독증들이네. 집 같은 부동산 외 현금성 자산이 10억 더 있다는 얘기잖아”.

“보통 사람은 젊어서는 근로소득, 나이 들면 자본소득이 중요함.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본소득을 XXX로 몰아 은퇴자를 죽이는 정책을 쓰지” “우리나라는 너무 근로소득에만 가치를 매겨. 이거 위험한 거야. 자본소득의 중요성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고 실천하게 해서 근로소득으로 시드머니를 만들고 활용해서 자본소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게 맞는 거야. 부동산 주식 이런 게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구. 돈이 돈을 벌게 부리려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 발품 팔아야 하는 데 그 노력을 죄 투기로 치부하고 통제 금기시하겠다는 게 공산주의지”.

“부자 생각!!! 꿈도 못 꿉니다. 그저 이달치 공과금 안 밀리고 애들 등록금 및 생활비 집에 갖다주면 그걸로 다행이다 생각하고 삽니다. 매달 어휴 한숨 쉬네요. 아 다행이다. 이달 공과금 안 밀리고 냈다” “에고 여윳돈 천만원만 있어도 부자겠네” “20년 전에는 연봉 1억 이상이 최상위 고수익자였는데 이제 3억은 돼야 하니 3배 는 거다. 자산도 100억은 있어야 하니 우리나라가 부자가 되긴 했나 보다. 근데 나는 왜 돈이 없지? 소수에게 점점 더 집중되는 거다. 퇴직금으로 50억을 받는 회사에 나를 넣어 줄 수 있는 아빠들이 모두 독차지하는 거다”.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세계 95개국 가운데 50위였다. /그래픽 출처=비주얼캐피탈리스트닷컴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세계 95개국 가운데 50위였다. /그래픽 출처=비주얼캐피탈리스트닷컴

한편 지난 3월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세계 95개국 가운데 50위였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19위), 일본(40위)보다 낮고, 중국(52위), 홍콩(66위)보다 높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4년째 핀란드였습니다. 이어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순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SDSN 평가국 가운데는 중간 수준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7개국에서 따지면 하위권인 35위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행복도가 낮은 OECD 국가는 그리스와 터키뿐입니다. SDSN은 2012년부터 해마다 각 나라의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자유, 부정부패, 관용 등 6개 항목을 토대로 행복지수를 산출해 순위를 매겨 왔습니다.

한 시장조사 업체가 올해 80인치대 TV 평균 판매가격이 대당 2500달러(우리 돈 약 300만원) 이하까지 내릴 전망이라는 소식에 달린 댓글들.
한 시장조사 업체가 올해 80인치대 TV 평균 판매가격이 대당 2500달러(우리 돈 약 300만원) 이하까지 내릴 전망이라는 소식에 달린 댓글들.

“10평짜리 원룸 살면서 80인치 저가 티비 보다가 눈이 아파서 못 보겠다고 당근에 올렸던 사람 생각나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한때 부의 상징이던 80인치대 TV 가격이 올해 안에 300만원 아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6년 전 처음 선보인 80인치대 PDP 제품은 1억3000만원이었습니다. 행복은 돈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사이즈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