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비싸게 팔아 번 돈, 일본에 바치는 호야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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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비싸게 팔아 번 돈, 일본에 바치는 호야렌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09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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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배당금으로 271억원 유출… 순손실 나도 지출
회계시스템 사용료와 IT 업그레이드 비용 등도 수억원 나가
자회사 세이코 옵티컬에도 브랜드 수수료 수천만원 지급
한국호야렌즈가 일본 본사에 해마다 천문학적인 국부를 유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한국호야렌즈 로고
한국호야렌즈가 일본 본사에 해마다 천문학적인 국부를 유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한국호야렌즈 로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갑질을 일삼아온 한국호야렌즈가 일본 본사에 배당금을 비롯한 정보시스템 사용료로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유출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일본 본사 자회사에도 라이센스 명목으로 자금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9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드러났습니다. 한국호야렌즈는 일본 호야의 싱가포르 법인인 HOYA HOLDINGS ASIA PACIFIC PTE LTD.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데요.

한국호야렌즈의 지배구조는 최상위에 일본 호야가 있고 그 아래 지배기업으로 싱가포르 법인이 있습니다. 결국은 한국호야렌즈에서 지급된 배당금은 싱가포르 법인을 거쳐 일본 본사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인 것입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한국호야렌즈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한국호야렌즈는 매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형식으로 배당금으로 수십억~수백억원씩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연도별로 보면 2016년 중간배당으로 60억원을 지출한데 이어 2017년에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으로 105억원, 2018년에도 90억원을 지출했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순손실이 났는데도 배당금을 지출했는데요. 2019년에 당기순손실 4억7000만원이 났습니다. 하지만 한국호야렌즈는 배당금으로 16억5000만원을 집행했습니다. 그나마 연이어 순손실이 난 2020년에는 배당금을 지출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당기순손실은 9억4000만원이 났습니다.

배당금을 지출하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한 최근 4년간 한국호야렌즈가 지출한 배당금은 271억원이나 됩니다. 한국호야렌즈가 한국에 진출한 1991년부터 따지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호야렌즈는 배당금에 그치지 않고 매년 정보시스템 사용료로도 일본 본사에 자금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한국호야렌즈는 일본 호야그룹과 ‘ERP 사용 및 유지보수에 대한 약정’을 맺고 있는데요. 일본 호야 본사의 회계시스템 사용과 유지보수를 위한 대가로 매년 JPY 23만1000을 지급하기로 약정돼 있습니다. 현재 환율로 따지면 240만원 정도 되는데요. 한국호야렌즈가 한국에 진출한 지 30년을 따지면 7200만원이 됩니다.

ERP는 전사적 자원관리 또는 기업자원관리로, 기업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단지 회계시스템을 사용하는 대가로 수천만원이 일본으로 유출된 것입니다.

국부 유출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국호야렌즈는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원 및 IT와 관련된 유지 및 업그레이드를 위해 일본 본사에 매분기마다 JPY 284만4000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도 맺고 있습니다. 현재 환율로 따지면 2964만원 정도 되는데요. 연간으로는 1억2000만원에 이릅니다.

이와 관련해 HOYA LENS(S) PTE LTD.(VC ASIA HQ)에도 매월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7월 1일 보고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58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옵니다. 전기에는 810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또 일본 호야의 자회사인 ‘세이코 옵티컬’과도 2016년부터 ‘라이선스에 대한 약정’을 맺고 사용료를 지출하고 있는데요. 약정에 따르면 한국호야렌즈가 판매하는 SEIKO 브랜드 상품 순매출액의 4%를 세이코 옵티컬에 지급해야 합니다. 지난해 한국호야렌즈가 지급한 수수료는 4400만원입니다. 2019년도에는 5100만원, 2018년도 5800만원, 2017년도 5600만원, 2016년도 4500만원 등 5년간 25000만원이 지급됐습니다.

사회공헌 척도로 읽혀지는 기부금은 있으나마나입니다. 2019년도에 10만원이었던 것도 지난해에는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한국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게 비싸게 팔도록 강압을 해서 번 돈의 상당수를 일본 본사 배를 불리는데 사용하면서 정작 주머니를 턴 한국인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호야렌즈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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