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은 사재 터는데 유흥업소라니… LG의 ‘방역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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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사재 터는데 유흥업소라니… LG의 ‘방역 위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04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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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단 단체 음주 회식 이어 LG전자 임원급 불법 유흥업소 출입
방역용품 기부 등 코로나 극복에 앞장서는 구광모 회장 노력에 ‘찬물’
LG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잇단 방역수칙 위반에 구광모 회장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사진=LG그룹
LG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잇단 방역수칙 위반에 구광모 회장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사진=LG그룹

LG그룹이 방역수칙 위반 기업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난해 말 LG 프로농구단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단체로 음주 회식을 한데 이어, 최근에는 LG전자 임원급 직원이 집합 금지 기간에 불법 유흥업소를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구광모 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사재로 10억원을 쾌척한데 이어 국내외에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을 기부하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정반대 모습이어서 구 회장으로서는 난감한 입장입니다.

지난 3일 YTN 보도에 따르면 LG전자 임원이 집합 금지 기간에 불법 유흥업소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수행 기사에게 장시간 대기까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임원은 또 수행 기사에게 장을 봐오게 하고 가족이 코로나 검사를 받게 운전을 하라는 등 부당한 지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달 18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가량 해당 임원은 거래처 관계자들과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당시 유흥업소는 집합 금지 기간이었는데, 이를 어기고 몰래 영업을 한 업소에서 술을 마신 것인데요.

이 임원은 앞서 지난해와 올해 8월에도 수시로 불법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임원의 직속 상사인 고위급 임원도 몇 차례 동석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불법 유흥업소에 드나들 때마다 수행 기사는 회사 차량으로 운전하며 수행을 했다고 합니다.

불법 업소에서 해당 임원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임원이 업소 여성과 이른바 ‘2차’를 가는 날에는 꼬박 날밤을 세워야 했습니다. 해당 임원의 부당한 지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기 가족을 회사 차로 태워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게 하고, 업무시간 외에 장을 봐오라고도 했습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전자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위반 사항이 있으면 징계 절차를 밟겠다”면서도 “사적 지시나 용역업체를 통하지 않은 직접 지시가 문제 될 수 있지만, 상황이 급할 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LG전자 측은 해당 직원은 임원이 아니라 업무(영업) 특성상 수행 기사가 붙는 책임급(차장·부장) 직원이라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LG그룹 계열사의 방역수칙 위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해 12월 프로농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셔 논란이 됐습니다. 구단 관계자 6명, 코치 3명, 트레이너 2명, 선수 1명 등 12명이 참석해 6명씩 2개 태이블에 나눠 식사한 것인데요. 당시 경남도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특별방역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이었습니다.

LG구단은 홈페이지에 “코로나 단계가 격상된 상황에서 저희 구성원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지 않아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LG 직원들의 잇단 방역 수칙 위반에 구광모 회장만 난감하게 생겼습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누구보다도 심혈을 기울여 왔기 때문인데요.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7월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국제백신연구소에 사재 10억원을 기부했는데요. 구 회장이 취임 이후 개인 기부금을 기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 회장은 개인 기부금 외에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지원활동을 꾸준히 해 왔는데요. 지난해 3월 경북 구미의 직원 기숙사와 울진의 연수원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대구·경북지역 의료진에 방호복과 마스크 등 보호장구와 생활용품을 긴급히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자가격리 중인 임직원들에게 위생·건강용품 지원과 함께 응원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사회공헌을 직접 챙기는 구광모 회장과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직원들 때문에 LG그룹의 이미지가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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