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0만명 카뱅 vs 660만명 케뱅, 누가 더 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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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만명 카뱅 vs 660만명 케뱅, 누가 더 잘했을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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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출범 이후 연간 누적 첫 흑자 달성…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제휴’ 효과”
카카오뱅크, 누적 순이익 2배 늘었지만 3분기 순이익·영업이익 모두 10% 이상 감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사진=각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사진=각사

660만명 vs 1740만명.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출범 4년간 유치한 고객 수입니다. 이 수치만 따지면 2017년 4월 3일 영업을 시작하며 1호 타이틀을 따낸 케이뱅크가 동생 카카오뱅크(2017년 7월 27일 영업 개시)의 3분의 1수준으로 한참 뒤떨어집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케이뱅크는 219만명에서 올해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무려 441만명이 늘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1544만명에서 1740만명으로 196만명 증가하며 케이뱅크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 수는 모두 2400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80%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셈인데요. 카카오뱅크만 따지면 경제활동인구의 60%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20~30대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주된 고객층이었으나 올해 들어 10대 고객층이 급격히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14~18세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mini)’ 덕분입니다. 미니는 출시 1년 만인 지난달 13일 가입 고객 수 10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미니에 가입 가능한 청소년(약 233만명) 10명 중 4명이 이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고객도 빠르고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규 유입고객의 60% 가량이 40대 이상입니다.

케이뱅크의 9개월간 고객 가입자 수는 소폭이나마 카카오뱅크보다 앞섰는데요. 이는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효과가 컸습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6월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것이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인데요. 비트코인 열풍이 불며 업비트와 연계한 케이뱅크 계좌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업비트에서 신규로 코인 거래를 하려면 케이뱅크의 계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비트를 비롯한 제휴처를 확대하면서 3분기 비이자이익은 8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가상자산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원 손실에서 111억원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신규 가입자 수 증가는 가입자들의 이용실적과 금액 증가로 이어지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케이뱅크는 출시 4년 만에 첫 흑자를 이뤘고, 카카오뱅크는 누적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올해 2월 한 달간 예·적금 잔액이 2조3400억원 늘어났는데요. 케이뱅크 월간 수신 잔액이 ‘조’ 단위로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처럼 가입자들의 이용실적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에 분기 첫 흑자 달성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 이익 규모를 더 키우며 처음으로 연간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분기에 –123억원, 2분기 39억원, 3분기 16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3분기까지 연간 누적 이익은 84억원으로, 출범 이후 4년 만에 연간 누적 흑자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7년 4월 출범한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객 수 증가는 수신과 여신의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9월 말 기준 수신과 여신은 각각 12조3100억원, 6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8조5100억원, 3조1900억원 증가했습니다.

고객 확대로 저원가성 수신과 여신이 함께 늘며 예대마진 구조도 안정화됐습니다. 3분기 예대마진은 지난 1분기 대비 0.24%p 늘었는데요. 이에 따라 3분기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원)의 약 5배,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23% 확대됐습니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앞으로 예금, 대출상품 다양화로 예대마진 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수료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사업자로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1호 인터넷 은행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도 고객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으나 케이뱅크와는 상황이 다른 성장을 이뤘는데요.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순이익이 늘었으나 3분기만 따지면 전 분기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20억원으로, 2분기(693억원)보다는 25%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1~2분기의 성장에 힘입어 3분기 누적은 1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95.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3분기 7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8%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측은 2분기 발생한 116억원 규모의 일회성 부실채권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이 682억원으로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8.9% 증가한 2050억원입니다.

카카오뱅크의 누적 영업이익 확대는 여신 규모가 성장하면서 이자 이익이 증가했고, 플랫폼과 수수료 사업 부문 성장이 이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5조5252억원 늘어난 29조64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저원가성 예금이 57%를 차지했습니다.

여신 잔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조7252억원 늘어난 25조385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신용 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중저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년에는 카카오뱅크만의 모바일 완결성을 바탕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장과 더불어 중저신용 고객 대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카카오뱅크만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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