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사과한’ 코빗, ‘우회상장 의혹’ 업비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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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사과한’ 코빗, ‘우회상장 의혹’ 업비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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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두환 발언에 대해 두 번이나 사과한 뒤 SNS에 개에게 과일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후보 쪽은 이에 대해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사진=윤석열 인스타그램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두환 발언에 대해 두 번이나 사과한 뒤 SNS에 개에게 과일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후보 쪽은 이에 대해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사진=윤석열 인스타그램 갈무리

“고객님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 21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고객확인제도(KYC)를 도입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서비스 재개 완료를 알리며 또 한 번 머리를 조아립니다. 어느 대통령선거 후보처럼 두 번째 사과입니다. 전날에는 긴급 시스템을 점검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처럼 불안한 거래소는 차라리 없어져야 한다며 화 난 마음을 삭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이 긴급 시스템 점검 및 완료로 두 번이나 사과문을 공지했지만(위), 누리꾼들의 불만은 그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이 긴급 시스템 점검 및 완료로 두 번이나 사과문을 공지했지만(위), 누리꾼들의 불만은 그치지 않고 있다.

‘우회상장’. 정상적인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장하는 경우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코빗에 앞서 가장 먼저 KYC(Know Your Customer, 고객확인제도)를 시행하고 영업을 시작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우회상장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업비트는 해당 의혹에 대해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22일 정치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은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우회상장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업비트 인도네시아 법인에 상장돼 있던 밀크(MLK), 디카르고(DKA), 톤(TON) 등 가상화폐가 국내 업비트에 상장할 때 특정 세력이 이익을 가져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2~8월 국내 업비트에 상장된 해당 가상화폐들이 상장하자마자 급등했고, 작전세력이 고점에서 처분하기 시작해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입니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1일 국내 업비트에서 상장한 밀크는 상장 당일 시초가 1620원을 형성한 뒤 2620원까지 폭등했다가 7시간 만에 1250원으로 반 토막 났습니다.

지난해 7월 14일과 8월 25일 각각 상장한 톤과 디카르고 역시 상장 직후 3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가 7~8시간 뒤 시초가 부근으로 급락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마치 작전세력이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이게 아마 주식이었다면 두 분(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불을 켜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은 지난 21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우회상장 의혹을 제기했다. /자료화면=윤창현튜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은 지난 21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우회상장 의혹을 제기했다. /자료화면=윤창현튜브

윤 의원은 이와 함께 업비트의 KYC 이행이 늦어진 데 대해서도 당국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달 17일 업비트의 사업자 신고를 수리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업비트는 20일이 지난 이달 6일 KYC를 이행했습니다. 윤 의원은 또 1회 100만원 이상 거래자에 대해 고객확인 의무를 우선 적용한 것도 특혜가 아니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답변에 나선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회상장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라며 “이용자 피해 방지를 포함한 거래소 내용도 논의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비트의 KYC 이행 지연과 관련해서는 “특혜를 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부인했습니다.

윤 의원의 우회상장 의혹 제기 직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두나무와는 아무 지분 관계없이 해외 제휴 관계일 뿐”이라며 “(업비트 인도네시아가) 해당 국가의 인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어 우회상장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윤창현 의원의 우회상장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진은 업비트의 누리집에 올라온 상장 관련 안내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윤창현 의원의 우회상장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진은 업비트의 누리집에 올라온 상장 관련 안내문.

업비트의 우회상장 의혹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상화폐는 ‘상장빔’ 효과가 있다며 의혹을 일축하기도 합니다. 상장빔은 상장 당일 코인 가격이 ‘빔’(beam·광선)처럼 올라간다고 해서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조사하면 어마어마한 게 나올 듯한데” “업비트 제대로 수사하는 순간. 대장동 같은 스토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네. 피해자들끼리 연대해서 업비트에 손해 배상해야겠네. 난 그때 알거지 됐다” “물릴 사람은 물린다. 주식이나, 코인이나” “상장빔에 개미들 물리는 건 흔한데. 물려서 손절 쳤나 보네” “애초에 김치코인을 왜 사” “마로(코인)나 살려라. 너희 살자고 그걸 그리하냐” “차라리 OO(거래소)이 나음”.

“이건 윤창현 의원이 코인에 대해서 무지해서 하는 말 같은데. 어느 코인이든 업비트 상장하면 상장빔 쏘자나” “그냥 국회의원들이 코인에 대한 개념들이 없네. 상장 당일에 피뢰침 쏘고, 밑으로 꼬라박는 건 전 세계시장 동일이고 흔한 일이다. 극히 예외의 코인만이 상장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지. 흔히 말하는 메이저 코인들 혹은 바이낸스 코인 같은 것들이지. 심지어 윤창현이 말한 3개 코인 모두 상장 이후 꼬라박은 가격보다 두 달 후에 3배 이상 폭등했었음”.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더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사진=팩셀즈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더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사진=팩셀즈

한편 6만7000달러에 근접하며 최고점을 경신한 비트코인 가격을 두고 글로벌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으로 더 오를 것이란 관측과, 과다 매입 구간에 접어들어 가격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는 전문가들도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미국의 투자자문업체 밀러타박의 매트 말레이는 “이번 주 비트코인 선물 거래자들의 강세 심리가 92%에 달했다”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한숨 돌릴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TIAA은행의 크리스 개프니 총재는 “비트코인 선물ETF 출시는 가상자산이 또 다른 투자 상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지만 여전히 투기적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22일 오전 9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660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료=업비트
22일 오전 9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660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료=업비트

반면 전날 295억원어치의 코인을 사들인 미국 휴스턴소방관펀드의 CFO인 아지트 싱은 “긍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거래소의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보유량이 지속적인 감소세”라며 “일반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사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합니다. 22일 오전 9시 비트코인은 7660만9000원입니다. 과연 더 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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