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쏘아 올린 우리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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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쏘아 올린 우리 기업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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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엔진’, 현대중 ‘발사대’, 현대로템 ‘연소시험’, KAI ‘조립 총괄’
KT·두원중·에스앤케이항공·이노컴·한국화이바 등 300여개사 참여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사진=한국우주항공연구원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사진=한국우주항공연구원

100% 순수 우리 기술로 완성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비록 궤도 진입엔 아쉽게 실패했지만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기술력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제2 발사대에서 우주를 향해 날아간 누리호엔 국내 방산기업 300여곳과 500여명의 인력이 참여했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꼽힌다.

한화는 엔진을, 현대중공업은 발사대를, 현대로템은 연소시험을 그리고 KAI는 각종 제품 조립을 책임졌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0년 넘게 항공엔진을 제작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누리호 엔진과 터보펌프, 시험설비 구축 등에 참여했다.

누리호 1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 2단에 75톤급 1기, 3단에 7톤급 1기가 탑재됐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75톤 액체로켓 엔진은 누리호의 핵심 부품으로,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 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착화장치 등을 포함한 지상 발사대와 초록색 구조물 엄빌리컬 타워를 제작했다. 약 48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는 발사체에 산화제와 추진제를 주입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은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 납품 및 연소시험 등을 전담했다.

KAI는 누리호 발사체의 조립을 총괄했으며,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T는 누리호 발사 통신망의 안정적인 운용을 전담했다. 이 외에도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한국화이바 등 수많은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도 누리호 사업에 함께했다.

이들 기업들은 누리호 사업 관련 전체 예산(2조원)의 80%인 1조5000억원을 도맡으며, 우리나라 우주항공 사업의 미래를 다졌다. 누리호는 탑재된 1.5톤급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이 최종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700㎞ 고도까지 도달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기업들도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우주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누리호는 우주에 대한 대한민국의 장기 비전과 흔들림 없는 의지가 만들어 낸 과정”이라며 “한화는 1990년대 과학로켓부터 이번 누리호 등 다양한 위성 사업에 참여하며 국가 우주력 강화를 위해 투자한 경험과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한국의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참여해 그 의미가 더 뜻깊다”며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관계자도 “미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우주산업 분야의 중요성을 사전에 인식하고 이번 한국형발사체 사업에서도 관련 시험 설비들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구축하며 기술력을 키웠다”면서 “우주 사업을 비롯해 수소, 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미래 핵심기술 선도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전했다.

한편 누리호는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 이후 8년 만에 시도하는 우주발사체로, 준비기간 11년이 넘게 걸렸다. 만약 이번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됐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실용위성을 보유한 국가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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