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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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불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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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0%만큼 지급하겠다고 하자 ‘차별’이라며 문제 제기
SK텔레콤은 임직원에 100주, SKC는 45주씩 자사주 지급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자사주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사진=펙셀즈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자사주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사진=펙셀즈

“같은 SK 계열사끼리 어디는 똑같이 100주를 주고 어디는 연봉 20%로 차등 지급하느냐.”

SK이노베이션이 구성원들에게 연봉의 20%만큼 회사 주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직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처럼 직원들에게 동일하게 지급하지 않고 연봉만큼 차별을 두고 지급한다는 것이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 구성원을 대상으로 자기주식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배터리 사업(SK온)과 석유개발 사업(SK어스온) 부문을 분사한 SK이노베이션이 위로금 차원으로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자사주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지급될 주식수는 총 46만2745주로, 보유 자기주식 1012만9567주 가운데 4.6%(전체 발행주식의 0.5%)에 해당한다. 금액은 1219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1일부로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이 새롭게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등 전사적인 변화에 맞춰 ‘주주·경영층-구성원’이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동일한 목적의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기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회사와 이사회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표 달성에 있어 구성원 스스로 주주가 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받게 될 자사주는 연봉의 20%로 알려졌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C는 전 임직원에게 동일한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SK이노베이션만 차등 지급을 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연봉 20%’라는 기준 때문에 연차에 따라 최대 1000만원 차이가 난다며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임직원 전원에게 자사주 100주씩을 지급키로 했다.

유무선통신사업과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사로 나누는 기업 분할을 앞두고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전 임직원에게 자사주 100주를 일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52만주를 장외처분한다. 처분 예정 금액은 1583억4000만원 규모다. SK텔레콤의 주가가 30만원 수준이어서 전 직원이 약 3000만원의 보너스를 받는 셈이다.

이번 주식 지급 결정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11월 새롭게 도약하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기업가치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전 임직원이 직접 양사의 주주가 돼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SKC도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창립 45주년(10월 16일)을 기념해 계열회사를 포함한 임직원 2000여명에게 자사주 45주씩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19일 종가(16만8000원) 기준으로 750만원에 달한다. SKC는 이를 위해 최근 자사주 10만1880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SKC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과 구성원의 행복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주식 지급을 결정했다”며 “구성원이 직접 주주가 돼 SKC의 두 번째 ‘딥 체인지’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나 SK텔레콤, SKC 모두 “구성원들이 주주가 돼”라면서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배분 방식에서 직원간에 차등을 두면서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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