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타내려고… 여친 살인미수범의 ‘보험사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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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타내려고… 여친 살인미수범의 ‘보험사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18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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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0대가 포함된 사기범들이 여성을 꾀어내 살해하려는 등 보험사기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0대가 포함된 사기범들이 여성을 꾀어내 살해하려는 등 보험사기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런 극악무도한 10대를 청소년보호법이라고 신상공개를 안 하시나요?”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열아홉 살짜리 보험설계사를 엄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옵니다. 설계사는 고교 동창 2명과 살인을 공모한 보험사기범입니다. 채팅 앱에서 여성을 꾀어내 5억원을 탈 수 있는 생명보험에 들게 한 뒤 죽이려 한 것입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월에도 살인 계획을 포함한 보험사기를 저질렀으나 미수에 그쳤습니다.

5억원의 사망보험금을 타내려 여성을 청부 살해하려 한 범죄자의 강력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12일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엿새가 지난 18일 오전 8시 45분 기준 1만8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5억원의 사망보험금을 타내려 여성을 청부 살해하려 한 범죄자의 강력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12일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엿새가 지난 18일 오전 8시 45분 기준 1만8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보험사기’. 정당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내려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일부러 보험사고를 내는 행위뿐만 아니라 질병을 부풀려 거짓으로 입원하거나, 사고와 관련 없는 차량파손을 보험으로 수리하거나, 앓고 있는 병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타내거나 보험료를 덜 내는 행위 모두가 보험사기에 해당합니다.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이 3조원이 훨씬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보험사기를 적발하고도 실제 되돌려 받은 돈은 4%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사기 적발 및 환수액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17~2020년) 적발된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모두 3조3078억원(35만4078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환수금액은 3.8%인 1264억원에 불과했습니다. 보험사기 적발액(인원)은 ▲2017년 7301억원(8만3535명) ▲2018년 7981억원(7만9179명) ▲2019년 8809억원(9만2538명) ▲지난해 8985억원(9만8826명)으로 증가추세입니다.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30조원이 넘는 보험사기가 적발됐지만 환수액은 4%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윤관석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30조원이 넘는 보험사기가 적발됐지만 환수액은 4%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윤관석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반면 적발된 보험사기 환수액(환수율)은 ▲2017년 330억원(4.5%) ▲2018년 296억원(3.7%) ▲2019년 373억원(4.2%) ▲지난해 264억원(2.9%)으로, 2019년을 빼면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를 종류별로 보면 손해보험 사기가 31만8888명에 3조51억원, 생명보험 사기가 3만5190명에 3026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액의 91%가 손해보험 관련이었습니다.

주요 유형별 보험사기 적발 현황을 살펴보면 ‘자동차 사고’ 21만1815명에 1조3951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어 ▲의료 진단과 관련한 ‘허위 및 과다 사고’가 11만9373명에 1조3589억원 ▲자살 및 자해 등 ‘고의 사고’가 3781명에 2937억원 ▲기타 1만9109명에 2600억원 순이었습니다.

윤관석 의원은 “최근 보험사기는 업계 관계자까지 가담해 조직·지능적으로 진화, 올해 적발 인원과 금액이 역대 최다·최대를 기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보험사기 증가는 보험료 인상 요인이 돼 선의의 가입자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므로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 논의 등 관련 제도 정비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명단 공유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정당한 보험금 지급에 인색한 보험회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누리꾼들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명단 공유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정당한 보험금 지급에 인색한 보험회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명단 공유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당한 보험금 지급에 인색한 보험회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범은 전 금융기관과 공기관에 명단 공유해 사회생활 못하게 막아야 한다. 사기범은 영혼 살인범이다. 보험사기는 범죄란 것을 알고 하기에 더욱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어설픈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걸린 거 토해내는 정도가 아니라 인생 종 치게 해줘야 한다. 사회로부터 완전 격리” “보험사기는 100% 적발됩니다. 저희 어머니 실손보험료 OO화재 15만원입니다. 그 흔한 외래진료청구 도수치료 한번 받아본 적 없습니다. 정말 아플 때 써야 한다며. 저도 도수치료 한번 받아본 사실이 없습니다”.

“전치 2-3주 없애면 된다” “보험사기가 드러나면 기존보험 강제 해지와 추후 절대 보험 가입 불가여야 한다” “보험법 개정이 시급함. 불법(무단횡단, 신호위반, 본인 스스로 넘어진 것 등등)은 사람이든 자전거든 오토바이든 100% 과실 인정하고 처벌해야 함” “보험사기 치다 걸리면 평생 무보험 처리해서 어떤 사고나 병 걸리더라도 전액 본인 부담하게 해야 한다. 법이 물이다 보니 자동차 보험사기범은 한번 걸려도 계속해서 사기 치고 다니고 적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적발되면 외국처럼 사기 금액의 10배를 토해내게 하던지”.

“의료사업이라고 해서 나이롱환자들 많았지. 특히 보험회사 다니는 애들이 자기한테 보험 이빠이 들어놓고 1년에 한번씩 아프다는 명목 아래 한번 입원해주고 보험금 청구해서 본전 찾고. 근데 진정한 사기꾼들은 보험회사들이다. 그다음이 일반 보험사기꾼들이고” “보험사가 과실비율 책정하는 꼬라지 보면 보험사기가 왜 판치는지 알 거다. 이런 건 신경 안 쓰면서 보험료만 올린다고? 진짜 제대로 보험사도 한번 털어봐야 돼”.

10~20대의 보험사기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무직이나 일용직보다 회사원들의 범죄율이 높아 일자리 정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금융감독원
10~20대의 보험사기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무직이나 일용직보다 회사원들의 범죄율이 높아 일자리 정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머리글에서 소개한 보험사기범의 경우 범죄가 성공했다 하더라도 가입 기간이 40여 일로 짧고 가족이 아닌 제3자이어서 보험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살인을 실행에 옮기려 한 동창 2명뿐 아니라 이를 사주한 10대 설계사도 살인미수죄가 성립합니다. 게다가 보험사기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이 더해집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를 저지른 10~20대는 1만8619명으로 1년 새 18.8% 급증했습니다. 보험사기범을 직업별로 보면 회사원(19.4%), 전업주부(10.8%), 무직·일용직(10.5%) 순이었습니다. 젊은 층의 증가세와 함께 무직, 일용직보다 2배 가까이 많은 회사원이 눈에 띕니다. 한 누리꾼의 댓글이 삐딱하다고 보기에는 일자리 정책의 고민도 필요한 때입니다.

“뭐 어떻게 하라고요. 어차피 돈 많이 벌자나, 대기업 개마니 벌면서. 젊은 사회초년생들 꼬셔서 바람 불어넣고 친구 지인 가입시키고 나서 좀 있다가 꿀물 다 빠지면 바로 성과 없다면서 개무시하고 버리자나요?? 바람 불어넣어서 대출받아 일 시켜놓고 바로 버리자나?? 돈 많이 벌어 가자나요?? 어쩌라고요. 기업에 돈 많이 쌓아 놨자나요?? 어쩌라고요?? 좀 훔치든가 말든가. 심한 거나 골라내든가. 그딴 일 벌어진다고 보험금 받기 개힘들게 만들어 놨자나요. 어쩌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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