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하산 논란… 이번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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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낙하산 논란… 이번엔 어디?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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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분야 경력 없는 국회의장 비서관 출신, LPG배관망 사업단장에 임명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비서관 출신이 한국LPG배관망사업단장에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비서관 출신이 한국LPG배관망사업단장에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현 정부 주요 인사의 측근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엔 한국LPG배관망사업단 단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관련 분야 경력이 없는 전 국회의장 비서관 A씨가 임명된 것이다. 특히 한국LPG배관망사업단은 4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감사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LPG배관망공급사업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LPG 저장설비와 배관망 구축을 지원해 소외지역과 농어촌 주민의 연료비 절감 등 에어지 이용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만든 정부 주도 사업이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에 따르면 2016년 정부로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위탁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LPG배관망사업단’ 단장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 4급 정책비서관 A씨가 임명됐다.

A씨는 2016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정세균 전 의장 비서로 일했으며 2019년 8월부터 한국LPG배관망사업단 단장에 임명돼 재직 중이다. 정세균 전 의장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정 전 의장의 비서 출신인 A씨가 한국LPG배관망사업단 단장에 임명됐다.

A씨의 사업단장 임명 과정도 석연치 않다. 공모 절차 없이 산자부와 사업단의 ‘초빙’으로 단장에 취임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정부·지자체와 소통 역할을 맡았고 취임 1년 전부터 미리 요청을 받고 준비해 면접을 통과했기 때문에 낙하산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A씨는 광주대 경영학과와 조선대 세무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책비서로 근무한 경력이 있을 뿐 에너지분야 실무경험이 전혀 없다. 구자근 의원실에 따르면 A씨는 연간 1억50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유지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합하면 연 2억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다.

게다가 LPG배관망사업단이 지난 8년간 423억3000만원(지난 7월 기준)의 예산을 사용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정부의 감사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산업부가 고시한 ‘액화석유가스 배관망 공급사업 등에 관한 운영요령’ 제20조, 제22조~제23조에 따라 사업의 평가 및 관리와 사업비 집행실적을 보고하게 돼 있으나 단 한 차례도 보고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고시 제13조에 1항 따라 지원신청 및 지원대상 선정 시 자체 ‘사업타당성조사’ 등을 기초로 사업가능 여부를 판단하게 돼 있으나 관련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은 실질적으로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사업하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가 관장하는 문제라며 지자체에 책임을 돌렸다.

구자근 의원은 “지난 수년간 국가 예산을 수백억씩 지원하는 사업에 채용절차도 없이 사업단장을 임명했다”며 “그동안 수백억 원의 예산지출과 관련해 한 번도 감사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국민의 생명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없이 진행한 데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분석에 따르면 소위 ‘캠코더 인사’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임명된 정부 산하 공공 기관 임원 728명 중 13%인 99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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