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 국정감사가 무서운 회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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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떨고 있니”… 국정감사가 무서운 회장님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9.1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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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시행 4개월 앞두고 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태영건설 꼽혀
‘직장내 괴롭힘 논란’ 네이버 이해진·카카오 김범수도 증인 채택 추진
‘부당노동행위 의혹’ 남양유업 홍원식, 다수 의원이 신청해 가능성 높아
현대차그룹 계열사 잇단 중대재해 사고에 정의선 회장도 증인 출석 추진
2021년 국장감사를 앞두고 어느 기업 총수가 불려 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2021년 국장감사를 앞두고 어느 기업 총수가 불려 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2021년 국회 국정감사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소환할 증인을 조율하고 있어 기업들은 자사의 총수가 불려 나갈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각 분야에서 사건 사고가 유독 많이 발생해 다수의 기업 총수들이 소환될 것이란 게 국회 관계자들의 귀띔인데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증인 채택을 최소화했으나 올해는 다를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선거 경선이나 코로나19 등의 영향 때문에 증인 축소 방안 등이 일각에서 거론되지만, 특별히 그런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국감에 임하는 현재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감 증언대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높은 주요 인물로는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 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 태영건설 이재규 부회장, 네이버 이해진 책임자, 카카오 김범수 의장,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중대재해와 관련해 정의선 회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실제로 국감장에 얼굴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건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4개월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독 인명피해 사례가 많이 발생해 안전불감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IT 기업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 등 독과점과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두고 관련기업 총수들을 국감장에 세워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식품기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남양유업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육아휴직에 대한 차별이 화두가 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먼저 건설분야의 경우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CEO들이 국감장에 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인명피해가 유독 많았기 때문인데요. HDC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그리고 현대건설 등 관계자가 국감 증언대에 불려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되는 기업이 현대건설인데요. 현대건설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건설은 2019년 4명, 2020년에도 4명, 그리고 올해에는 현재까지 3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 정부의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 6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집중적인 특별감독을 받았습니다.

이런 내용만 보면 현재 현대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윤영준 대표가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나,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을 묶어 처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월 울산1공장에서 하청노동자가 끼임사고로 사망한데 이어 8월에도 납품업체 화물차 운전기사 역시도 끼임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대제철에서도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 당진공장 설비를 점검하던 40대 가장이 끼임사고로 참변을 당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2006년 이후 37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는데요. 2013년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도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 발생한 것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정의선 회장에 증인 출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현대家의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국감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광주 학동 건설 붕괴 사고로 무고한 시민 9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는데요. 특히 이번 사고는 안전관리 소홀이 원으로 지목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수많은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붕괴 사고에 대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권순호 대표이사가 사죄를 했지만 정작 사고의 중요한 쟁점은 모르쇠로 일관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한번의 사고로 상반기 가장 많은 인명사고를 낸 건설사로 낙인이 찍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국감장에 권순호 대표이사가 소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은 태영건설도 국감장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건설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태영건설은 같은 현장에서 잇따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나왔는데요.

지난 1월 20일 과천지식정보타운 S-5BL 공동주택 신축공사장에서 1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한 달 후인 2월 27일 같은 현장에서 또 1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문제는 1분기에 심각한 사망사고가 발생해 본사가 산업안전점검을 받았음에도 건설현장에서 또 한번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태영건설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노동자 사망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감독까지 받았지만 시정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는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이 증언대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IT기업에서는 네이버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이 추진 중입니다. 플랫폼 노동자 보호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두 기업의 수장을 국감장에 세워 책임을 묻는다는 것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 신청 명단 초안에서 김범수 의장에 대한 신문 요지로 ‘주 52시간 및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관련’이라고 적었습니다.

카카오가 미지급한 수당은 노동자 131명 대상에 1억2483만9300원으로 밝혀졌습니다. IT 회사의 고질적 병폐인 초과 노동도 예외는 없었는데요. 한 노동자는 노동 상한 시간을 훌쩍 넘겨 한 달에 66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이해진 책임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는데요. 네이버에서 최근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이슈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입니다. 네이버에서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한 직원이 사망했습니다.

식품업계 총수로는 유일하게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국감 증인 신청 목록에 올라 주목됩니다. 부당노동행위 의혹으로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에 이름을 올린 것인데요. 남양유업 입사 6년 만에 최연소 여성 팀장에 오른 A씨가 육아휴직 사용 후 복직하자 보직해임과 부당인사 발령을 받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감장에서 홍 회장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서 개입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홍원식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 “위법은 하는 건 아니지만 좀 한계 선상을 걸으라 그 얘기야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여당 내 다수 의원들이 홍원식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실제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2021년 국회 국정감사는 다음달 1일부터 21일까지 21일간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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