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현장점검, ‘제2의 라임·옵티머스’ 없다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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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현장점검, ‘제2의 라임·옵티머스’ 없다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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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해 7월 2일 손병두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지난해 7월 2일 손병두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3년 안에 사모운용사 233곳 모두를 전수조사하겠다.”

지난해 7월 2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끊이지 않는 사모펀드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댑니다.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 이 자리에서 금융감독원은 전담 검사 조직을 30명 안팎으로 가동한다고 알립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한목소리로 당부했습니다. “다시는 라임·옵티머스 같은 사기행각을 벌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 전문 사모운용 A사 대표인 B씨는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주식을 가족 계좌로 싼값에 사들였다. 계열회사는 선순위 대출 혜택을 받고 펀드는 이보다 불리한 조건의 후순위 대출로 참여했다. 본인과 계열사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펀드를 동원한 셈이다.

#2. C사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계열사로 하여금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도록 했다. 그 다음 다른 운용사 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 사채들을 취득했다. C사는 신용등급 BBB+ 이하의 비우량채권과 코넥스 상장주식을 45% 이상 취득했다. 계열사의 비우량 채권을 직접 취득하면 안 되는 현행법을 어긴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문 사모운용사 현장검사를 통해 4개사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문 사모운용사 현장검사를 통해 4개사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사진=픽사베이

‘전수조사’.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든 대상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보는 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지난해 전수조사하겠다며 모두 233곳의 전문 사모운용사를 검사한 중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결과 펀드 이익을 훼손하면서까지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계열사를 위한 공모주 배정 확대를 꾀하는 등의 위법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8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모운용사 현장검사는 현재 37개사에 대해 마무리됐습니다. 현장검사 결과 씨스퀘어자산운용과 얼터너티브투자자문자산운용에 대해 ‘기관경고’ 및 ‘주의적 경고 1명’ 등의 제재가 결정됐습니다. 또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기관주의와 과태료 2400만원이 부과됐고 관련 임원도 ‘주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밖에 아샘자산운용은 과태료 4800만원과 임원 주의 1명, 퇴직자 위법 및 임직원 부당 통보 3명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들 외에도 5개 사모운용사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금감원은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운용사를 우선 선정해 검사했다”라며 “불건전 영업행위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위험관리의 적정성도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체 사모펀드 9014개는 자율점검으로 전수조사를 마쳤지만 전문 사모운용사는 37개(15.9%)만 검사를 완료해, 앞으로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내용을 정책에 반영해 다른 불건전 영업행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한편,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모펀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오는 10월 21일부터 시행하는 부실 운용사 신속 퇴출을 위해 도입된 ‘직권 등록말소 제도’를 적극 활용해 사모펀드 시장의 건전성 확보 및 신뢰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자율점검 결과 전체 9014개 펀드 가운데 652건(펀드 수 기준 582개)에 대해 ‘심층점검’이 필요하다고 금감원에 보고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자율점검 결과 전체 9014개 펀드 가운데 652건(펀드 수 기준 582개)에 대해 ‘심층점검’이 필요하다고 금감원에 보고됐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감원은 전문 사모운용사 현장검사와 두 갈래로 진행하고 있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자율점검 결과도 전날 발표했습니다. 자율점검은 지난 5월 말 기준 전체 사모펀드 9014개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판매사 등은 모두 652건(펀드 수 기준 582개)에 대해 ‘심층점검’이 필요하다고 금감원에 보고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들 펀드를 대상으로 신탁재산명세부, 거래원장, 회계처리 내역 등을 제출받아 심층점검을 실시한 결과, 중대한 위법행위 등으로 긴급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에도 유형이나 동기, 결과를 고려할 때 투자자 피해에 직결될 만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취임 당시 라임과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 부실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대규모 피해는 금융시장의 신뢰 훼손과 함께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취임 당시 라임과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 부실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대규모 피해는 금융시장의 신뢰 훼손과 함께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당국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박 겉핥기식’ 점검과 함께 솜방망이 처벌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경제범죄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범죄행위에 대한 조치를 해줘야지. 말이야 방구야. 금융위 자체가 솜방망이 같은 식구들이지?” “이런 일이 하루이틀이것나... 3자배정 유증 사채 발행해서 시세 조종하고 저가에 재매입해주고 지분 늘리고 용돈 챙겨주고 지들끼리 다 해 먹는 거지. 유증 사채발행 엄격히 제한해야 함” “경제범죄는 3대를 박멸시켜라” “고양이가 생선 안 먹었다고 실토하겠니. 자율검사 황당한 금감원 언제 사고 날까? 기다리니”.

“원래 주식시장이 사기판이자나, 뭐 새삼스럽지도 않음” “사모운용사나 판매사 사장넘들 다 구속해라! 사기꾼들” “펀드 펀드 소리만 들어도 소름 돋음. 서민들 피 빨아먹는 소리” “수사도 제대로 안 하는데 자율 점검, 조사? 라임, 옵티머스 수조원대 사모펀드, 주가조작 사기 수사를 누가 왜 꼬리 자르고 덮었냐. 금감원, 검사, 변호사들” “밸류인베스트 꼬라지 날려면 사모펀드 걸러라” “수박 겉을 아무리 핥아봐야~~~ 수박 맛이 나나??? 당연히 없는 거지” “금감원은 일반서민들한테는 엄격하고 옵티머스, 라임사건 때는 금감원 직원들도 한 패거리이던데. 징계하라”.

지난해 사모운용사 전담 검사 조직이 출범했을 때 누리꾼들은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더 이상 없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년여가 지난 현장검사는 이제 16%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제재를 받은 운용사 4곳에 대해 감독당국은 막대한 피해를 끼친 사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84%의 현장검사에 120%의 검사 능력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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