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만주 풀린’ 카카오뱅크… 다시 불붙은 ‘은행 vs 플랫폼’ 공방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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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만주 풀린’ 카카오뱅크… 다시 불붙은 ‘은행 vs 플랫폼’ 공방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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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BNK투자증권의 김인 연구원은 지난 7월 26일 발간한 카카오뱅크 리포트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BNK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의 김인 연구원은 지난 7월 26일 발간한 카카오뱅크 리포트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BNK투자증권

“카카오뱅크 잔칫집에 재를 뿌렸다.”

지난 7월 26일, 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나오자 갑론을박이 펼쳐집니다. 보고서는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장외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러면서 공모가 3만9000원보다 한참 아래인 2만4000원의 목표주가를 내놓습니다. 윤호영 대표의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다”를 부정한 보고서 제목이 애널리스트의 논거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

‘의무보유’. 기관투자가가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고 지니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지난달 상장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카카오뱅크 주가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의 의무보유 물량이 대거 풀렸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주요 주주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과 함께 오버행(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과잉 물량 주식) 우려가 현실화한 것입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323410)는 전거래일보다 4.21%(3400원) 빠지며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관이 한 달 동안 팔지 않겠다고 의무보유를 약속하고 배정받은 314만1600주(지분율 0.66%)가 이날부터 시장에 풀린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의 의무보호 물량 314만1600주가 풀린 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4%대까지 빠졌다.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의무보호 물량 314만1600주가 풀린 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4%대까지 빠졌다.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8만8800원까지 올랐으나, 장이 끝난 뒤 우정사업본부가 1조1000억원 규모의 블록딜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9%(1368만주)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0일, 보름짜리 의무보유 물량 7만9000주가 풀린 당일에는 주가가 1.09% 떨어진 바 있습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매각으로 오버행 리스크가 부각된 점은 카카오뱅크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우정사업본부의 성공적인 엑시트(초기 출자금 회수)에 자극을 받은 예스24, 넷마블 등 카카오뱅크 초기 출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노리고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풀이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 평균은 7만원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를 규제산업인 ‘은행’으로 볼 때 성장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입니다. ‘플랫폼 기업’으로 본다면 성장성이 높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업종이 은행이라는 점이 고평가의 가장 큰 근거라는 것입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전 세계 최대 은행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유로 상장 초기 낙관적 기대가 반영되면서 내년 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98배라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골드만삭스는 주가에 성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을 들어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내놓은 바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중국의 규제 등으로 게임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했지만 크래프톤의 신작이 흥행한다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사진=크래프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중국의 규제 등으로 게임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했지만 크래프톤의 신작이 흥행한다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사진=크래프톤

카카오뱅크와 달리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크래프톤도 오는 10일 한달짜리 의무보유 물량 96만6400주가 풀립니다. 공모주 일반 청약 흥행에 실패한 크래프톤(259960) 주가는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공모가(49만8000원)보다 낮은 40만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날(6일)도 5.21%(2만6500원) 하락한 48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금투업계는 최근 중국의 규제 등으로 게임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했지만 크래프톤의 신작이 흥행한다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예상 영업이익은 연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 부담이 존재하지만 신작 뉴스테이트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의무보유 394만8100주도 오는 18일 풀리는데, 토요일이라 추석 연휴 이후 주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달에 쏟아지는 물량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금투업계 전문가는 “지수 편입 등 수급 효과로 8월 이후 강세를 보인 새내기 대형주들의 주요 이벤트는 끝났고 보호예수 해제가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의무보유 물량 394만8100주가 오는 18일부터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이 이뤄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점. /사진=NH투자증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의무보유 물량 394만8100주가 오는 18일부터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이 이뤄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점. /사진=NH투자증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놓고 공방을 펼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은행이냐, 플랫폼이냐’를 놓고 벌이는 태생적 공방과 결을 같이합니다.

“카뱅은 발전 가능성이 솔직히 있나??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결국엔 은행인데 기업여신 취급은 1도 안하고 개인신용만 취급하는데 큰 건 되는 투자도 못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건 연 4조 순익 은행도 20조가 안 되거늘 백번 양보해서 카뱅이 아무리 잘한다 한들 갸들보다 클 수 있다고 보나?” “공모가 3만원만도 사기. 재무구조 감안하면 주당 2500원이 적정” “마통 이자 신한 2.13, 카뱅 3.71. 처음 가입 시점에는 신한과 비슷하게 시작하다 지금은 고리대금업자로 변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오를란가 보다. 이런 뉴스 뜨는 거 보니” “개미들 겁 주고 이쯤에서 떨어져 나가라는 개미털이 작업인 거 모를 줄 알고?” “카카오뱅크 보호예수 풀렸는데 마이너스3~4% 밖에 안 되는데 뭔 긴장들 하라고 기사도 거지 같네” “바짝 긴장하라니? 또 개미 탈곡기 돌리려고” “담을 때구만” “개미야 털리지 말고 굳세게 버티자~~!!!!” “겁주고 개미 물량 뺏기냐? 절대 외인, 기관에게 털리지 말자” “의도가 머징. 지금 보호예수 거론은 왜 한디야. 굳이 기사화할 필요까지야 있냐. 개미주식 모을라고?” “뭘 걱정하냐?? ㅋㅋㅋ 물량 나와서 하락하면 기회 아니냐?? ㅋㅋㅋ”.

“카카오도 처음에는 일상생활에서 편리한 부분들에 도움이 많이 되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돈 되는 부분들이면 여기저기 다 문어발처럼 뻗대놓고 중소 플랫폼 다 잡아먹고 이제는 적폐 느낌이 강해진 게 사실이네요. 사실 이런 기업확장이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보이는 부분이네요” “바사에 3억, 크래프톤에 1000만원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2개는 어느 정도 버티긴 할 텐데 카뱅은 최소 6만원까진 추락할 거다. 지금 카뱅이 두 기업처럼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바사나 크래프톤처럼 계속 호재뉴스 내놓을 종목도 아닌데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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