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올린 기준금리, ‘11월 25일’ 또 올린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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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올린 기준금리, ‘11월 25일’ 또 올린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8.2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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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난 20일 사임하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사진=한국은행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난 20일 사임하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사진=한국은행

“마흔여섯 번의 회의 가운데 한 번도 수월한 결정은 없었다.”

지난 2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년 남짓 함께한 인연을 떠나보냅니다.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위원이 이임식을 가진 것입니다. 고 위원은 정든 회의실을 떠나는 아쉬움과 함께 한은과 금융위의 파트너십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홀로 기준금리 인상 목소리를 냈던 ‘매파’입니다. 당국의 ‘가계 빚 조이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리인상’. 빌린 돈의 기간당 사용료, 즉 이자의 비율을 올리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한 나라가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은행들도 돈을 맡기고 빌려줄 때 이자를 더 주고 더 받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연 0.50%의 기준금리를 0.75%로 올렸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가 15개월 만에 오른 것입니다. 이번 금통위는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고승범 위원의 사퇴로 6명의 금통위원만 참석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1명만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기준금리 0.25%p 인상 결정에 대해 주상영 위원이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견실한 경기회복 ▲물가상승 압력 ▲금융불균형 누적 등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특히 “금융불균형 누적 완화 필요성에 첫발을 뗀 것”이라면서 “앞으로 경기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이어 “이제는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겠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억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차입 수요를 제약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과도한 민간 신용 증가세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당연히 기대하고 있다”라며 “기준금리 하나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차입 수요를 제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방침도 내놨습니다. 이 총재는 “이번에 0.25%p 인상했지만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점진적’이라는 것은 그렇게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금통위가 회의 직후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에 대한 보완 설명입니다.

따라서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금융전문가들은 오는 10월 12일이나 11월 25일 금통위에서 ‘0.25%p 추가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과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점칩니다. 이들은 이 총재가 언급한 ‘금융불균형 해소’에 그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연내 추가 인상이 불발된다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총재 임기 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이 확실하다는 전망이 크게 강화됐다”라면서도 다만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이도 아니면 내년 1월로 미뤄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뛰는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기준금리를 또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와 함께 대출금리는 바로 올려도 예금이자는 늦게 올릴 거라며 은행의 행태도 미리 짐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리인상의 당위론도 쏟아냅니다.

“0.25% 오르는 걸로 뭔 부동산과 주식투자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바본가?” “근데 0.75도 저금리 아닌가요” “아직도 초저금리인데??? 뭔 말이야?” “대출 못 받게 하는데도 집값 이렇게 올랐는데 이걸로 집값이 잡히겠냐” “퍽도 내려가겠다” “0.25퍼 인상은 간에 기별도 안 가겠다. 박근혜 때 1.5프로였어” “금리 2.5프로는 가야 적정하다. 빨리빨리 시간차 두고 올려야 한다” “돈 이렇게 뿌려대는데 뭐 많이 올릴 수나 있겠냐.. 앞으로 정책금리 2퍼센트 위로 올라가기 힘들 거다”.

“예금금리도 올려야지” “사기꾼들 대출은 바로 적용시키고 예금이자는 미적용. 이래서 또 성과급 챙기겠지” “이미 은행들 가산금리 올린 지가 언젠데 ㅎ” “예.적금 금리는? 은행만 돈 벌어 주는겨?” “아놔 금리를 정부가 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뭐지?? 은행 대출도 정부가 막고?? 좀 아... 나도 지금 정부 진짜 싫은데 좀 정확히 알고 좀 있어라. 자영업자 이대로 두면 원래 망하고 국민들까지 다 같이 망한다. 대출 막고 금리 올려야지. 진짜 금융위기 한 번 더 와야 정신 차리나. 대체 정부는 지금까지 뭐했냐 이 모양이 될 때까지”.

“금리 인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막고 통화팽창 억제, 비정상적인 부동산 갭투자 투기 예방” “대출금리가 6프로 정도만 되어도 이렇게 대출을 쉽게 많이 할 수가 없습니다! 금리를 빨리 올려야 투기꾼 및 빚투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10월에는 0.5% 이상 올려야 한다. 한은의 가장 큰 임무는 화폐 가치의 보존이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해라”.

은행주와 보험주가 기준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주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나아지고, 보험주 입장에서는 채권 운용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은행주와 보험주가 기준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주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나아지고, 보험주 입장에서는 채권 운용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주와 보험주가 수혜주로 꼽힙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주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나아지고, 보험주 입장에서는 채권 운용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통위 결정에 앞서 내놓은 전망에서 “은행주는 초과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 하락 폭이 과도했던데다 은행주 반등 국면 재진입 시 하나금융의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KB금융의 경우 최근 주가 약세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4배까지 낮아진 상태이며, 카카오뱅크와의 시가총액 괴리도 측면에서도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은행주를 금리 상승기에 수혜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출자의 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의 건전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어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업종의 수익성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험주는 앞서 밝혔듯 채권 금리 인상이 고스란히 운용 평가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보험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현금으로 보유하지 않고 안정적인 채권이나 주식 등에 넣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투자를 많이 하는 보험회사의 자산 가치 증가에 보탬이 되는 셈입니다. 다만 저평가주 투자 관점에서 길게 보고 접근하라는 주문도 이어집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손해보험주들은 코스피는 물론 금융주 내에서도 유난히 소외받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영향이 소멸되더라도 손해액이 폭등하기에는 제한적이고 사업비율 개선으로 수익성은 일정 수준 방어될 것인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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