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방향 결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출구전략 방향을 지난달 이사회에서 확정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번 달로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 미뤄진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에서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방향 논의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8월 이사회에서는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고, 추가 이사회 일정이나 9월에 발표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그동안 소비자금융 부문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실사에 참여했던 복수의 금융사와 매각 조건을 협의해왔는데,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의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방법으로 통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청산) 모두를 고려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통매각은 어렵고,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을 분리해서 파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인수 조건 협의가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단계적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안정적 인수처를 찾아 직원들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매각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씨티은행은 연 2000억~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흑자기업”이라며 “소비자금융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