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라더니… 이부진 사장의 ‘급여 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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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라더니… 이부진 사장의 ‘급여 명세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2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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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임금동결에 주4일 근무·유급휴직 등으로 고통분담… ‘2년 전’ 급여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보다 16억원 상승… ‘셀프 인센티브’로 주머니 두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코로나19 여파로 직원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했던 호텔신라가 정작 오너에게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더 얹어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실적 악화에 따른 고통분담을 여전히 직원들에게만 요구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본지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부진 사장의 올해 상반기 급여는 성과급 지급에 따라 전년보다 16억원 이상 더 챙겼습니다. 반면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100만원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호텔신라는 지난 3월 11일 노사협의를 통해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의 임금협상안에 합의했지만 오너인 이부진 사장은 성과급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더 받아 가면서 직원들과의 괴리감이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여기에 또 호텔신라 직원들은 주4일 근무와 유급휴직 등으로 코로나19 여파를 온몸으로 부딪히고도 있습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만큼 노사가 협의해 임금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호텔신라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2500만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2600만원보다 100만원 줄어든 금액입니다.

사업 부문별 편차와 남녀 직원 격차가 큰데요. TR(Travel Retail : 여행소매)부문 남자직원 평균 급여는 4100만원으로 전년(3900만원)에 비해 200만원 올랐습니다. 반면 여자직원 평균 급여는 28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300만원 줄어들었습니다. 남녀 직원 격차도 1100만원에서 1600만원으로 더 벌어졌습니다. 남자직원의 급여는 올려준데 반해 여자직원의 급여는 감소한데 따른 것입니다.

호텔&레저부분 급여는 남녀직원 모두 급여가 깎였는데요. 남자직원 평균 급여는 지난해 2400만원에서 올해 2300만원으로, 여자직원 평균 급여는 1900만원에서 1700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른 직원들의 총 평균급여는 26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2년 전 급여와 동일한 금액입니다.

이처럼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오너인 이부진 사장의 급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지난해 상반기 보수는 총 8억5500만원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급여 7억3700만원에 상여금 1억1400만원, 그리고 기타 근로소득 400만원이 포함된 금액입니다.

상여금은 설·추석 상여, 목표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장기성과인센티브, 특별상여로 구분되는데요. 이 중 목표인센티브와 성과인센티브는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반기보고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의 대표이사입니다. 결국은 자신의 인센티브를 자신이 결정하는 ‘셀프 인센티브’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이부진 사장의 보수는 어떨까요. 올해 상반기에 받은 총 보수는 24억7900만원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무려 16억2400만원 불어난 금액입니다. 급여는 6억83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상여금은 17억9400만원으로, 16억8000만원이나 늘어나면서 총 보수가 껑충 뛴 것입니다.

결국은 이부진 사장의 총 급여가 직원들의 평균 급여보다 33배에서 99배로 늘어나면서 그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보수가 대폭 늘어난 것은 장기성과인센티브 때문인데요. 호텔신라 측은 “기업의 장기 지속성장을 위해 3년간의 ROE,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 장기성과를 평가해 이후 3년간 분할 지급하는 성과급”이라면서 “평가대상기간(2017~2019년)의 성과지표와 평균연봉을 기초로 주주총회에서 정한 이사보수한도 내에서 산정한 금액을 3년간(2020~2022년) 분할 지급하는 것의 2년차 지급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대기업 집단 소속 직원과 임원 간의 보수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대기업·재벌총수와 직원 간의 보수 격차가 과연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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